1. 앞마당 만들기
수지는 앞마당이지만 최근 가격이 많이 올라 소액으로 하기 어려운 지역이 되었더라고요. 그래서 평촌으로 내려가 볼까 하는 마음으로 실전준비반을 재수강했는데, 어쩌다 보니 조원들 따라 부천에 갔습니다. 수지, 성동구, 동대문구 이런 4급지 지역을 다니다가 부천에 와보니 가격이 너무 저렴합니다. ‘6억인데 이런 아파트라고?’. 조원분들과 열심히 임장하면서 강의를 듣다 보니 요즘 산본도 좋답니다. 다음 달에 서투기를 들으면서 산본으로 갔습니다. 부천보다 환경은 조금 떨어지지만 강남 접근성이 좋았고, 강남까지 가는 시간이 부천이랑 비슷한데도 가격이 훨씬 저렴했습니다. 제 종잣돈으로 투자할 수 있는 범위의 지역을 돌다 보니 좀 더 열정이 생깁니다.
2. 투자금 설정
제가 모은 돈은 이것저것 끌어모으면 1.3억이었습니다. “요즘 1억으로 수도권 소액 투자 가능합니다!”라는 말을 많이 들었고, 강의에서는 최저가 갭 단지들로 8천만 원까지도 보여주더라고요. 너무 최저가만 보고 찾지 않고, 신용대출 없는 범위에서 조금 여유롭게 찾아보고자 목표 투자금을 1억으로, 좋은 게 있다면 1.3억까지 정도로 마음먹었습니다. 나중에 생각해 보니 이 투자금 설정이 결정을 내릴 때마다 큰 도움이 되었고, 여유도 가져다주었습니다.
3. 지역 고민
부천도 좋고 산본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1.3억으로 할 수 있는 단지는 꽤 있었습니다. 1.3억이면 지방도 가능했고요. 지방은 제 상황에 쉽지 않은 것 같아서 수도권 투자로만 마음을 굳힌 상태라 살펴보진 않았습니다. 수도권에서는 부천, 산본 외에도 수원도 가능했던 것 같았는데, 저는 수원 아래쪽으로는 서울이 주요 직장이 아니라 수원,동탄,평택 등 삼성전자랑 관계있는 직장인들의 수요가 훨씬 많은 지역이라고 생각해서 수도권으로 보지 않았습니다.
4. 매임하다보니
임장을 하고 시세따기 할때는 네이버 부동산 기준 매매가랑 전세가 기준으로 잡아 보면 정말 수도권에서 8천만 원으로도 할 수 있는 데가 있더라고요. 그런데 막상 매물을 보다 보니 그런 매물은 거의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최근 규제로 세낀 매물을 주로 보게 되는데, 이전에 전세가 끼어있는 매물의 전세금은 현재 전세 시세보다 대부분 낮아 투자금이 더 들고, 전세가 높으면 매매가도 같이 높았어요. 가끔 어떤 조건으로 투자금이 9천 정도 드는 매물도 좀 있었습니다만, 대부분 시세 따기에서 9천으로 보고 들어간 단지도 평균 1.1억 정도가 들더라고요. 매물을 계속 보다 보니…. 투자금이 적은 게 좋은 건지, 매매가가 낮은 게 좋은지 헷갈렸습니다.
5. 매물
최종 매물 3개는 투자금이 적게 드는 기준으로 입지는 조금 떨어지지만, 방 3개, 거리는 가깝지만 방 2개, 투자금은 조금 더 들지만, 방 2개 최저가 매물로 잡았습니다. 입지 좋은 곳의 방 3개는 매물이 거의 안 나오더라고요. ‘그냥 제일 싼 걸 하자. 지금은 투자금이 좀 더 들어도 내년에 전세를 다시 맞추면 실투자금이 더 적게 들고 동 위치도 좋으니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라는 생각으로 방 2개 최저가로 하기로 마음을 먹습니다. 협의 과정에서 가격도 깎아서 정말 1억 이하로 가능하더라고요. 가계약을 하고 나니 마음이 편합니다~ 실거래가도 보면 최근 실거래 중에 제가 제일 낮아서 뿌듯했습니다.
6. 가계약
계약일을 10일 정도 뒤로 했는데, 중간에 전화가 옵니다. 매도자가 양도세 계산을 잘못해서 내년에 팔기로 했다고 배액 배상 후 취소하겠다고 합니다. 너무 아쉬웠어요. 기운이 빠져서 다시 매임하고 찾아볼 의지가 꺾였습니다. 배액 배상으로 300만 원을 받았지만, 나중에 천만 원 더 비싸게 사게 될 것 같은 마음이 들더라고요. 이 과정에서 갑자기 부동산 사장님이 그래도 본인이 하신 게 있으니, 중개수수료까진 아니어도 얼마 정도 받아야겠다는 거예요. 가계약이 취소됐을 때 매수자가 수수료를 드린다는 사례를 들어본 적이 없어서 당황했어요. 이런 상황에 원래 안 드려도 되는 것임을 자료를 찾아 보내 드리면서 협의했고, 결과적으로는 안 받아도 되겠다고 하셨는데요. 가격 협상도 잘해주시고 일을 너무 잘하시는 것 같아서, 다음번 계약 때 잘 해주십사 하고 그냥 드리고 좋게 마무리했습니다.
7. 다시 매임
이제 다시 처음부터 매입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지난번 최종 결정 과정에서 투자금이 적더라도 입지 좋은 곳에 최저가 매물이 좋겠다는 기준이 생겼어요. 수도권 외곽은 오래 살며 아이를 키우려는 사람들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서울 접근성을 가장 중요시할 것 같다는 생각이 있었고, 다음 상승이 오면 바로 매도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환금성을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매주 후보 단지들의 모든 매물 시세를 트래킹하며 지켜봤어요. 바로 다시 달려가봤자 비슷한 매물들이 있어서 새로운 최저가 매물이 많지 않았고, 규제 관련해서 시장이 정체되면서 여유가 좀 있다고 판단했어요. 거래는 잘 안되지만, 매도자들은 가격을 안 내리고 있고, 매수자들도 지켜보고 있다고 판단돼서, 조금 더 기다리다가 떨어진 매물이 나오면 땡큐고, 1~2달 이내에 추가 규제가 나오지만 않으면 더 오르진 않을 것 같다.라는 생각으로 기다렸어요. 그러다가 아, 이번 주엔 한번 매임 다시 돌아볼까~ 하는 순간, 이전에 가계약 취소당한 부사님께 연락이 옵니다.
8. 매물
“이전에 나와 있던 매물인데 천만 원 내려가서 연락드렸어요~ 사장님은 좋은 동만 보시고, 저층 안 보시고. 이거 한번 보러오실래요?”. 제가 네이버 부동산 매물 정리하면서 보지 못한 매물이었어요. 최저가 기준으로만 상세하게 보고 있어서, 2~3천 더 비싼 매물들은 주의 깊게 보지 않았거든요. 이 매물도 그 수준이라 그냥 안 봤고, 천만 원 내려도 최저가는 아니었지만, 너무 비싸 보이지도 않았습니다. 최근 지켜보면서 저번에 가계약했던 가격 수준의 매물은 거의 저층만 나왔지 로얄동 로얄층에서는 안 나오더라고요. 나쁘진 않네 하는 마음으로 일단 보러 갔어요. 수리할 데는 좀 있었는데 샷시, 화장실 등 큰돈이 들어갈 법한 곳은 괜찮더라고요. 하지만 마음에 드는 가격은 아니었는데, 조금 깎아서 사는 건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장님께 “00 더 깎아주시면 제가 할게요. 협상 좀 더 해주세요. 부탁드립니다~~~”하고 왔어요. 이미 천만 원 내린 거라 될지 모르겠네~ 하셨는데, 요즘 시장 상황 이래서 거래 잘 안되잖아요~ 이 가격이면 저 옆단지도 간당간당 될 거 같던데요~ 등등 주접을 떨었더니, 알았어요~ 한번 해볼게요. 하시더라고요. 집에 돌아오는 길에 깎아주기로 했다며 계약하자는 전화가 왔습니다.
9. 계약
계약을 하기로 했고, 계약일을 며칠 뒤로 잡았는데. 요즘 은행 관계자가 정책이 또 나올지 모르니 빨리 계약하는 게 좋겠다고 말씀하시면서 당장 내일도 되냐는 거예요. 저는 상관없어서 괜찮다고 했고, 매물을 본 다음 날 본계약, 계약 다음날 잔금을 치러 소유권 이전까지 했습니다. 단기 주인 전세 후 전세입자를 다시 찾아야 하는 조건이었는데, 지금은 이후 전세입자까지 찾아서 계약을 마무리해 둔 상태예요.
10.마무리
1호기를 하고 나서 가장 크게 깨달은 거 정리해 보고 마무리해 보겠습니다.
- 소액 투자로 1호기를 시작한 것
스터디할때는 매임까지만 하지만, 매임부터 계약, 잔금까지의 과정에서 정말 많은 걸 배웠습니다. 소액 투자라서 큰 부담이 없어서 이 과정에서 여유를 가지면서 잘 부딪히며 다 경험하고 배운 것 같아요. 1호기가 몇억 정도 투자하는 비싼 투자였다면 너무 쫄리고, 결정도 어렵고, 여유도 없었을 것 같아요. 요동치는 부동산 시장에서 아직 요동이 치지 않은? 저평가된 지역이라 더 여유롭게 배울 수 있었어요. 확실히 아직 매수자 우위 지역이라는 느낌이었습니다. 1호기는 할 수 있는 선에서 가장 좋은 것을 해야 한다고 말하는 시기에, 가장 저렴하게 가장 외곽의 수도권 투자를 진행한 건데… 개인적으로는 큰 공부가 되었습니다. 2호기 더 잘할 거 같아요.
- 투자금을 확실히 설정한 것
시세 분석에서 가장 저렴한 갭 가격보다 여유롭게 설정한 것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너무 빡빡하게 투자금을 설정했으면 매물을 보는 데 있어서 제한도 있고, 협상 과정에서 여유도 없었을 것 같아요. 가격이 저렴한 지역이라 여유 예산이 큰 부담이 없던 것도 있긴 합니다. 1억으로 잡고 최대 1.3억으로 했는데. 취득세 등등 부대 비용 모두 포함하니 투자금 1.1~1.2정도 든 것 같아요.
- 일 잘하는 부사님과 좋은 관계를 유지한 것
강의에서 전설처럼 들었던 ‘한번 부딪혀볼게요.’라고, 말하는 부사님을 실제로 만났어요. 그 얘길 듣자마자 ‘아, 이분이다…!’하는 마음이 들었고 일도 정말 잘하시는 것 같았거든요. 실제로 가격 협상도 잘해주시고.. 가계약 취소되면서 사건?이 한 번 있긴 했지만, 잘 마무리했더니 다음 매물로 이어져서 편하게 잘 마무리까지 할 수 있었습니다. 한번 그런 일이 있었더니 이후 계약, 전세 빼기 등 다른 과정에서도 정말 잘해주셨고. 최종 계약 이후 몇 년 뒤에 또 전세 빼고, 매도하고 할 때를 생각해 보니 안심이 되어 마음이 편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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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소액 투자로 1호기 하는 데 있어서 부천이랑 산본같이 돌아주셨던 스터디 조원분들이 너무 큰 힘이 되었거든요. 그분들께 이런 후기로라도 도움을 드릴 수 있을까 해서…. 더 늦으면 기억이 가물가물해져서 후기 쓰는 걸 놓칠까봐 의식의 흐름대로라도 부랴부랴 써봤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빙수님~~~!!!! 생생한 1호기 후기 공유 감사해요!! 투자금을 잘 설정하는 것의 중요성과 부동산 사장님과 원만한 관계 설정의 중요성을 배울 수 있는 알찬 후기였습니다!!!💚💛 1호기 정말 축하드려요!!! 잘 해내실 줄 알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