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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싹이 새싹에게 전하는 말 ]
열다섯살 단발머리 여중생에게 가스렌지는 너무 무서운 존재였다.
초가집 방 두 칸.
그때 겨우 연탄불로 밥을 해먹던 집에 사는 나에게 가스렌지는 그랬다.
그런 존재였다.
가사선생님이 나를 불렀다.
“ 너 이번에 우리 학교 대표로 가사실습대회에 나가기로 했어. ”
가정책에 있는 레시피로 방과 후 선생님과 실습을 해 나간다.
그때 내게 가장 무서웠던 것은 한번도 본적 없는 교과서 속의 낯선 음식이름이 아니라 처음 만나는 가스렌지였다.
이렇게
내게 월부가 다가왔다
그런데
내게 나보다 더 새싹들이 나타났다.
가사실에서 파랗게 된 불을 켜는데만 1주일.
우리 새싹이들의 모습이다.
나무 두 그루.
새파랗게 질려서 금방 쓰러져버릴 것 같은 그 두 그루의 나무를 내가 껴안는다.
가스렌지의 불을 처음 켜는 그 여중생의 모습이 우리 조의 나무 두 그루에 비친다.
그 가스렌지 켜는데 걸리는 시간을 벼텨온 그 소녀.
그 새싹들이 그 시간을 못 버티고 가사실 문을 박차고 나가버릴까 두렵다.
나도 겨우 8개월된 새싹인데 그 새싹이를 보니 안스럽다.
가스렌지 켜는 것이 익숙해질 때쯤 그 큰 도마와 너무나도 날카로운 주방 칼.
해내야 한다는 맘으로 도마질을 한다.
실습대회가 있던 날
그 소녀는 멋지게 비빔밥을 심사위원에게 내밀었다.
당당히 1등.
나무두그루 그 새싹이들이.
8개월짜리 언니 새싹에게 기대서 열심히 배운다면
그 소녀가 해냈듯이 분명
멋지게 임장보고서도 써내려 갈 것이고
멋지게 단임, 매임을 해 낼 수 있을 것을 알기에…
결국
그 소녀는 도대회에 군대표로 당당히 출전.
한번도 만나지 못한 ‘감자크로켓’ 이라는 음식 앞에서 탈락하지만…
그 새싹도 이런 많은 과정을 거치면서
그 새싹이 잎이 커지고 더 자라면서
열매를 맺으리라 믿는다.
나와 함께하는 이 새싹들이
이 두 그루의 나무.
꿈꾸는나무와 긍정적인나무가 숲을 이루는 그날까지
이 멋진 월부월드에서
그들의 꿈을 이루기를 8개월 새싹이 간절히 소망한다.
단임시 내말을 되새김처럼 반복하던 사랑스런 긍정적인나무새싹이님
유리공과 월부사이에서 가슴앓이 하며 지방에서 오르내리는 부동산꿈나무새싹이님
수지에서 나를 바라보던 그 에겐남의 모습으로
서대문에서 나를 바라보던 그 테토녀의 모습으로
이제 겨우 8개월된 새싹이가 더 어린 새싹이에게 사랑을 건넨다.
이렇게 우리는 사랑을 받아먹고 점점 싹에서 열매가 맺고 또 그렇게 성장해가나보다.
이 새싹들이
쓰러져서 낙엽이 되지 않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그 소녀가 멋지게 가스렌지를 켜고
서툰 손놀림으로 멋지게 비빔밥을 만들어 낸 것처럼
새싹이의 서툰 몸놀림이 시간이 흘러 열매가 되고 숲을 이룰 것을 나는 믿는다.
월부월드에 함께한다면.
우리 새싹이들에게 박수를…….
나를 이렇게 성장시켜준 월부선배님들께 감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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