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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도서후기

몰입 [행복한노부부]

25.09.23

 

도서명: 몰입 확장판

저자: 황농문

출판사: 알에이치코리아(RHK)

 

 

“우리가 정상에 다다른 순간 성취감, 상쾌함 등 커다란 쾌감을 느끼는 것은 더 이상 오르막을 오르지 않아서 고통이 사라짐과 동시에 그동안 함께 쌓인 도파민, 엔도르핀과 같은 신경전달물질들이 과잉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성취라는 감정은 단순히 무언가를 이루었다는 만족으로만 설명할 수 없을 만큼 강하다. 나도 어떤 일을 끝냈을 때 찾아오는 그 짜릿한 기분이 늘 궁금했는데, 이 책은 그 감정의 실체를 풀어내며 내가 경험해온 순간들을 다시 바라보게 해주었다. ‘정상에 선 희열’은 단순히 힘듦이 끝났기 때문이 아니라, 그 힘듦을 견뎌내며 쌓여온 뇌 속 화학물질들이 폭발하듯 분출되는 현상이라는 것. 이 설명을 읽는 순간, 내 과거의 많은 장면들이 겹쳐 떠올랐다. 정말 열심히 준비했던 시험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오던 날의 묘한 기쁨, 몇 번의 실패 끝에 결국 해낸 지난날의 협상, 그리고 수많은 작은 성취들. 그것들은 단순히 “이뤄서 좋았던 것”이 아니라, 결국 “견뎌냈기에 아름다웠던 순간”이었던 것을 느꼈다.

황농문 교수는 몰입을 단순히 집중력의 기술이 아니라, 삶과 고통을 대하는 태도라고 말한다. 이 부분이 내게 크게 다가왔다. 흔히 우리는 고통은 피하고 성취만 추구하려 한다. 하지만 고통은 성취의 비용이 아니라 성취의 본질적인 일부라는 것이다. 기쁨과 고통은 분리된 게 아니라 하나의 경험으로 묶여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고통을 마주하고 살아내는 게 성취의 전제라는 걸 깨달았다.

또 흥미로웠던 건, 뇌가 고통을 그대로 저장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정상에서의 강렬한 쾌감이 그 과정을 다시 아름답게 덮어버리기 때문에 우리는 또다시 도전하고 몰입하게 된다는 것. 생각해보니 그렇다. 만약 내가 고통만 생생히 기억했다면, 다시 같은 일을 시작하려 하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인간은 이 착시 덕분에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게 아닐까.


“나는 지금 어떤 오르막을 오르고 있나? 지금의 고통은 나를 성장시키는 고통일까, 아니면 길을 잃은 혼란일까? 그리고 이 고통이 결국 성취로 바뀌려면 나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앞으로도 나는 다시 오르막을 걸어야 할 것이고, 또 고통과 마주할 것이다. 하지면 결국엔 그 길 끝에는 또 다른 정상, 또 다른 햇살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고. 지금의 힘듦 역시 언젠가 또 다른 기쁨으로 결국 만들어질 것이다. 

몰입은 단순히 효율을 높이는 기술이 아니라, 살아가는 방식으로 받아들이면 어떤 일이든 결국 해낼 수 있을거란 생각이 든다. 어떤 고통을 감내하며 어떤 정상에 설 것인지, 그 과정 속에서 내가 어떤 사람이 되어갈지가 결국 나를 정의할 것이다. 지금 시기에 읽기에 좋은 책이었다.

 


댓글


쿳쥐
25. 09. 24. 05:44

뇌는 고통만 저장하지 않는다. 아~! 정말이네요.

제이든J
25. 09. 24. 18:46

성취를 해냈기 때문이 아니라 견뎌냈기에 아름다웠던 순간 정말 멋진 말이네요. 그래서 행쀼님이 아름다운가봐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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