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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강의는 방법적인 측면이 강조된 강의이자, 본격적인 내용으로 들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그렇지만 그와는 별개로 나에게 많은 가르침을 준 강의이기도 했다.
나의 어머니는 평생을 부동산 투자자로 사셨다. 전국 각지에 많지는 않지만, 어머니의 아파트와 빌라 기타의 부동산 자산이 있다. 이번 강의를 들으면서 나는 어머니와 나의 가족을 자주 떠올렸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보통의 월급 생활자셨다. 많지도 적지도 않은 두 분의 월급으로 나와 동생은 다른 가족들처럼 살기를 바랬었다. 때가 되어 가방이 낡고 찢어지면 다른 아이들처럼 새 가방을 사고 싶기도 했고, 간장에 김치와 계란 말고 다른 반찬이 종종 있었으면 했다. 아버지와 다투고 집을 나간 어머니 때문에, 아버지와 동생을 돌보느라 내 일상이 또래와 다르게 변해가는 것도 원하지 않았다. 엄마와 아빠가 심하게 다투거나, 서로 마주하는 날이 거의 없는 날보다는 다른 가족들처럼 가끔은 나들이도 가는 가족이었으면 했다. 대학 입학 전까지 우리 가족은 제대로 된 나들이를 가본 기억이 없다. 대학 입학 후에는 내가 원하지 않았다.
지금 월부 강의를 들으면서 복기 해 보니, 어머니의 투자 방식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던 것 같다. 공부를 하면서 접근하기 보다는, 사람들의 말과 자신의 판단으로 시장에 뛰어들다 보니, 실력이 늘기가 어려웠고, 했던 많은 투자 중 절반 이상은 실패로 끝이 났다. 당연히 집안 돌보는 일에 소홀하셨을 것이고, 아버지와는 마찰이 잦았을 것이며, 투자를 하면서 쏟은 나름의 노력 대비 성공률이 낮다 보니, 늘 집안에서 신경질적이고 짜증 스런 모습을 보이는 것이 당연했으리라 여겨진다. 물론 이해는 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상처 받은 나와 동생의 유년 시절이 돌아오지는 않겠지.
지금 어머니를 보면 경제적 자유를 달성한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어머니의 투자 시간이기도 했던 나의 유년 시절에도 우리 가정은 넉넉했던 적이 없었다. 물론, 감사하게도 지금은 어느 정도의 노후 준비는 하신 걸로 보인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어머니 스스로와 가족들이 겪은 적절함의 정도를 넘은 마음의 고초를 생각하면, 과연 그 방법만 있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어머니는 여전히 감정에 의한 투자를 한다. 남의 말에 따라 투자를 하며, 과정을 깊이 있게 분석하며 탐구하지 않는다. 그리고 일이 잘못되면, 무한히 누군가를 탓하는 어머니의 한 풀이로 온 가족이 몇 년간 시간을 뺏겨가며 감정 노동을 해야 한다. 변하지 않는 어머니를 보며, 월부에 들어와 강의를 듣게 된 나를 칭찬한다.
사실 나는 이런 가족이라는 굴레가 너무 힘들었기 때문에, 가족을 꾸리지 않기로 결심했었다. 내가 가진 상처의 본질을 알고 해결하고자 심리 치료와 정신과 치료도 꾸준히 받고 있다. 그런데 한 가지 맞춰지지 않는 퍼즐을 이곳에서 찾게 되었다.
어머니와 그녀가 그려온 삶의 궤적을 이해 하는 것. 새로운 삶을 꾸릴 용기를 온전히 내 힘으로 내어 보는 것. 그리고 어머니의 전철을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 하는 방법을 구제적으로 그리게 된 것. 이 계기가 되어준 월부 3 강은 감사함을 넘어, 크리스마스 선물 같은 존재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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