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에 통증이 오더니 발바닥이 불 나듯 뜨거워졌다.
월부 생활 1년 만에 건강 상태가 급속히 나빠졌다.
걷기가 힘들어졌다.
분임이나 단임을 하면서 생활권을 익히고 단지의 느낌을 알려면 걸어다녀야 하는데
불가능해졌다.
쉬어야 하지만 어렵게 당첨된 지투실의 기회를 놓치기 싫어서 일단 시작했다.
처음에는 추석 연휴가 있어서 사임만 쓰다보니 견딜만 했다.
분임, 단임을 하면서 점점 상태가 힘들어졌다.
언덕이 심한 지역이라 더더욱 걷는 게 힘들었다.
등산하다시피 헉헉 거리고 올라가서 단지 하나를 보고는 다시 내려와야했다.
단지는 뚝뚝 떨어져있어서 오르락내리락을 계속 반복했다.
결국 2일차 단임은 튜터님의 조언대로 차를 갖고 혼자 했다.
분위기를 익히는데 한계가 있었지만 그래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나았다.
동료의 도움을 받아가며 매임도 했다.
혼자가 아니라서, 함께라서, 튜터님이 계셔서 할 수 있었다.
최종임보까지 쓰는데 에너지를 끌어올리기가 어려웠다.
몸이 다운되면 기분은 더 땅을 파고 내려가기 때문이다.
감정 기복이 원래 심했던지라 한 번 내려간 컨디션을 올리기는 어려웠다.
과제를 잘 하려고 욕심을 부리거나 마감에 대한 압박감이 오면 심장 통증이 심해졌다.
그래서 정말 정말 최소한으로 했다.
결국 완성했다.
3페이지 짜리 정말 초간단 결말이었다.
궁금한 것을 튜터님께서 잘 답변해주셔서 도움이 많이 되었다.
지금은 고비이고 터널 속을 들어간 것 같다.
앞이 보이지 않고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겠다.
끝이 보이지 않는 막막함이 엄습하지만 터널의 끝이 언젠가는 있음을 안다.
살면서 수많은 선택의 시간을 만난다.
계속 밀고 나가야 할 때도 있지만 마음을 접는 것이 현명할 때도 있다.
과욕을 부리다가는 지금처럼 몸에 탈이 난다.
괜히 대들다가는 된통 쓴 맛을 보곤 한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마음을 비우는 것을 배우는 일이다.
지금은 일단 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