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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강후기

[지방투자 실전반 성장후기_단호한파블로] 내가 하지 않으면 내 아이가 땡볕속을 걸어야 한다

25.11.02

행동하는 시, 단호한파블로입니다.

 

 

마스터님의 5강을 듣고 ‘진정한 투자자’의 그래프 상에서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를 계속 생각했습니다. 나의 지식과 경험은 충분한가? 그래서 나는 내 상황을 극복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지혜로운가? 

 

 

 

# 빨간약은 맵다

 

영화 <매트릭스>에서 네오는 모피어스를 만나 진실의 세계를 직면합니다. 아니 세계의 진실이라 해야 맞겠네요. 

 

‘빨간 약을 먹을래? 파란 약을 먹을래? 파란 약을 먹으면 잠에서 깨어나(사실은 다시 잠드는 것이겠지만) 다시 매트릭스로 돌아가고, 빨간 약을 먹으면 진실에 눈을 뜨고 끝까지 가게 된다.’

 

오래전 영화라 기억은 명확하지 않지만 대략 그런 내용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 뒤로 네오는 빨간 약을 받아 먹고 매트릭스에서 깨어나게 됩니다. 그리고 인간이 기계들의 생명 유지를 위해 배터리로 이용되는 끔찍한 현실을 목도합니다. 노후가 전혀 보장되지 않는 철저한 착취의 삶이 매트릭스였던 것입니다. 네오는 매트릭스에서 깨어나 잔인한 현실에 경악합니다. 하지만 외면하지 않고 끝까지 성장합니다. 

 

‘나는 네게 문을 보여주는 것 밖에 못해. 문을 열고 그 문을 통과해야 하는 사람은 바로 너야.’

 

모피어스가 네오에게 한 말입니다. 오늘 마스터님이 인용하신 말이기도 합니다. 마스터님은 오늘 빨간 약을 우리에게 주었습니다. 아마 마스터님은 우리가 네오처럼 매트릭스에서 깨어나 잔인한 현실을 목격하지만, 절망하거나 자만하지 않고, 성장하는 자로서 끝까지 가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을 것입니다. 

 

 

 

# 실수를 했다

 

나는 빨간 약을 먹고 매트릭스에서 깨어났습니다. 내가 어디 있는가 보았습니다. ‘진정한 투자자’ 곡선(5강 교안에 나옵니다. 교안을 참조하세요)상에 있는 ‘어리석음의 절정’에서 막 ‘절망의 늪’으로 떨어져 있는 상황이더군요. 나는 자본주의를 지탱하는 배터리였습니다. 아직도 어린 아이였습니다. 그런데 자신감까지 하락한 ‘방전한 배터리’였던 거죠.

 

정확히 마스터님이 말한 대로였습니다. 자신감? 아니 그건 자만심이었습니다. 교만이었습니다. 얕은 지식과 짧은 경험에서 나온 아웃풋은 정말 지혜하고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편리하고 조급하게 사고했습니다. 운으로 번 돈을 본인의 실력이라고 착각했습니다. 정말 멋지게 해냈다고 생각했지만, 알고 보니 그것은 성급한 결정이었습니다. 실수라는 생각이 든 순간부터 불안이 엄습했습니다.

 

10.15 규제가 나오고 완전히 방향을 잃었습니다. 내 자만심이 바닥을 드러낸 계기였던 것 같습니다. 일천한 지식과 경험이 드러난 계기였습니다. 물이 빠지니 반쯤 벌거벗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쉽게 뽀록난다고? 그런데 그렇게 자신만만했어? 자기신뢰가 겨우 그정도야? 

 

절망의 늪에 빠져 있던 시기에 지방투자 실전반에 들어온 것은 그나마 행운이었습니다. 좋은 스승과 동료들을 만나 목숨은 건졌습니다. 문제는 이제 남아있는 자기혐오를 어떻게 극복해 내느냐였습니다. 자기혐오는 정말 무서운 것이더군요. 밑도 끝도 없이 추락했습니다. 자신이 용서가 되지 않았습니다.

 

훌륭한 동료들을 보며 복기하고 복기했습니다. 경쟁심은 아니었습니다. 그보다는 자책에 가까웠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처절한 한달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처절한 만큼 굳은 살도 늘어갔습니다. 함께하는가치 튜터님과 하루쌓기 조장님, 그리고 함께하는 동료들이 많은 애를 써줬습니다. 

 

그럼에도 어쩌면 나는 매트릭스로 다시 돌아가기를 바랐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유혹이 계속될수록 혼란도 가중됐습니다. 이제 괜찮아. 아냐 이미 글렀어. 괜찮아, 아직 기회는 있어. 아냐 내가 어떻게 이런 일을 했지? 사람은 누구나 실수 해, 사고는 아니잖아. 아냐 나는 실수 해선 안돼, 나는 완벽해야 해. 너는 열심히 했어. 아냐 여기 동료들을 봐, 그들을 보고도 열심히 했다는 말이 쉽게 나와? 늪속에서 가라 앉았다가 떠올랐다가를 반복했습니다. 

 

강의 내내 뼈를 맞았습니다. 마스터님의 말이 옳았습니다. 가면을 쓰고 있어도 더러워진 얼굴은 숨길 수가 없습니다. 자신은 자신이 한 일을 알고 있습니다. 분명히. 

 

그런 제 손을 잡아 준 것은 가치 튜터님이었습니다. 어렵게 고백한 제 고민에 튜터님은 이렇게 말해줬습니다.

 

“세상의 문제는 3가지로 나눠진다고 해요. 할 수 있는 것과 할수 없는 것, 그리고 안고 가야하는 것. 할 수 있는 것은 앞마당 늘리고, 그때 그때 상황에 맞춰 대응하기입니다. 할 수 없는 것은 규제가 풀릴지 안 풀릴지, 가격이 오를지 떨어질지, 세입자가 나가줄지 안나가줄지 처럼 예측할 수 없는 것이에요. 안고 가야 하는 것은, 투자는 늘 이런 문제들에 대응을 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에요. 정말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요. 중요한 건 내가 원하는 목표를 정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는 거에요. 파블로님이 정말로 원하는 것이 무엇이지 생각하고 그것을 행하세요.”(함께하는가치 튜터님, 영화 매트릭스에서 처럼 하수구에 빠진 저를 건져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허락없이 말씀 공개해서 죄송합니다.)

 

5강을 들어보니, 가치 튜터님은 마스터님과 같은 말을 해 주신 것 같습니다. 

 

가장 어려운 일일수록 정면돌파로 해결하라. 반성했으면 새롭게 생각하고, 새로운 행동으로 옮겨 가라……

알 수 없는 미래의 일을 두려워 말고, 행동하지 않아서 변화하지 않는 인생을 두려워하라……

번뇌에서 벗어나 방향을 틀고 새로운 미래를 바라 보라! (보라고 이제, 제발!)

 

 

 

# 그래도 이 판에 남아야 하는 이유

 

강의를 마칠 무렵, 마스터님이 자신의 아이 얘기를 들려 주며 해 주신 말이 아직도 귓전에 맴돕니다. 

 

“노후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서 가족 중 누군가가 그것을 해야 한다면 그건 바로 나다. 내가 하지 않으면, 내가 이토록 힘들어하는 임장을 내 대신 내 아이가 땡볕에서 하게 될 것이다.”

 

마스터님은 워킹맘이자 투자자였기에 밀착육아를 할 수가 없었습니다. 혹독한 임장의 와중에 아이와 함께 있고자 어렵게 시간을 낸 마스터님이 아이에게 물었습니다. 엄마랑 뭐하고 싶어? 아이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나, 수영장에서 수영할 때 창밖에서 나를 바라봐줄 수 있어? 의외의 대답에 마스터님은 울컥합니다. 아이는 수영을 할 때 창밖에서 자신의 아이들을 바라봐 주던 엄마들이 부러웠던 것입니다. 늘 혼자였을 아이가 마스터님은 못내 가슴 아픕니다. 마스터님은 힘든 것도 잊고 단 한 순간도 아이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오랜 시간이 다 가도록 아이를 보고 또 보았습니다. 

 

가장 어려운 일을 정면돌파하라는 말이 아마 이때 나온 것 같습니다. 마스터님은 정면돌파의 마음으로 투자와 밀착육아중에 하나를 선택해야만 했던 것 같습니다. 다른 엄마들은 당연히(?) 해 주는 일을 해주기 못하는 엄마의 마음은 얼마나 아프겠습니까? 하지만 마스터님은 핑계를 대지 않았다고 합니다. 나이 들어 아이에게 손 벌리지 않기 위해 지금 임장하는 것도 아이를 위한 육아라고 스스로 마음을 다잡은 것입니다. 

 

누구나 자기 인생에 아쉬움은 있습니다. 자신의 생각과 행동의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택을 하고 책임을 져야 합니다. 핑계는 없습니다. 비록 마스터님의 경우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저 역시 반성하고, 새롭게 생각하여 새로운 행동을 하고자 합니다. 늪에서 나와 제 행동에 책임을 지고자 합니다. 누군가 땡볕에서 임장을 해야 한다면, 우리집에선 그게 바로 나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실수에도 불구하고 이판에 계속 남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아마 이 말이 내 동력의 마지막 연료가 될 것 같습니다. 

 

“아, 나는 이제 ‘진정한 투자자’ 곡선상의 ‘고행의 길’에 들어섰구나.”

 

 

 

명강의를 들려주신 마스터님, 감사합니다. 고행의 길에 많은 영감을 얻어갑니다.


댓글


헤라
25.11.04 15:11

파블로님 심금을 울리는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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