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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뒤 나에게 보내는 응원 편지 [잭더웨일]

25.11.03

지난 1015 기억 나지? 

출장 복귀하던 날, 전체를 한 방에 다 묶어버리던 날. 

마치 5일 뒤에 지구를 향해 유성이 날아와 모두가 함께 망할 거라고 지구 종말을 예고하는 것처럼. 무엇을 해야할지 몰라 갈팡질팡하면 패닉에 빠져버렸던 그날 울산역. 

 

그러고 5일동안 미친놈 널뛰듯이 뛰어다녔는데도 불구하고. 

나 경험이 없어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도통 알 수가 없더라. 

부동산에 다 내어놓고 매일마다 전화하면서 매수세가 붙었는지 얼마면 된다는지 확인도 해야 했는데, 여러 부동산에 전부 다 뿌리고 어떤 식으로 하는지 다 파악했어야 하는데, 부동산에 빨리 가서 물건을 골랐어야 했는데, 비교평가로 전수조사를 어떻게 하는지 진작에 확인해 봤어야 했는데… 

남이 어땠다는 둥, 아내가 힘들게 한다는 둥, 회사가 힘들게 한다는 둥.

 

맞아. 2024년~25년은 나에게 지옥이었지. 이 힘든 시간을 어떻게 통과해야 할지, 그냥 여기서 회사를 그만두고 생을 끝내는 게 맞을지. 이러다 진짜 과로사해서 뉴스에 나오는 거 못 보고 가겠네. 뭐 아무렴 어때. 뒤지지 뭐. 라고 자포자기 하던 심정도 있었고. 

안양시 동안구를 그래도 살아남을거라고 자실을 한다고 꾸역꾸역 1월의 찬바람을 동료와 함께 맞으면 걷는데 와이프가 집을 나가버리면서 멘탈이 가루가 되어버려서 전부 다 때려치우고 싶기도 했고. 

 

그런데. 돌이켜서 생각해 보면 그랬던, 안그랬던. 아무튼 인생은 흘러간다? 시간을 흘러가기 마련이라는 거야. 

물론 그 때가 힘들지 않았다는 게 아니야. 나 죽으려고 했고, 죽을정도로 힘들었잖아. 전 회사 사람들이 다들 힘들다고 인정하고 수십명이 중도 탈락할 수 밖에 없던 프로젝트인데. 어떻게든 거기에서 살아남으려고 아둥바둥 했잖아. 얼마나 우리가 고생했는지 아주 잘알고 있고. 잘 버텨줘서 정말 고맙다. 

 

지나간 것에 대해서 원망하진 말자. 장난스럽게 표현하면 복기할 수는 있지만, 그 시절이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나를 부정하지는 말자. 그 시기에 버틴 내가 있어서 지금 이렇게 다짐을 할 수 있는 내가 있는 거고. 무엇을 해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을 할 수 있는 내가 있는 거다. 

빨리 가는 것보다, 더 멀리 오래도록 갈 수 있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다. 

 

강한 자가 되려고 하기보다 오래가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자. 

 

이번 강의가 끝나고 나면 향후 규제가 풀리기 전까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로드맵을 그릴 수 있는 내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2025년 11월3일 월요일

구리 혼자서 자실하다가 새끼발가락이 물집으로 잡히고 엄지 관절이 염증으로 절뚝이며 걸었어도 포기하지 않았던 나에게 박수를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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