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를 하다보니 30대에서 40대가 되었다.
침체도 회복도 폭등도 폭락도 다 지켜보았을 뿐 아니라
그 위에서 가라앉지 않기 위해 몸부림을 쳐왔다.
때로는 맑은 날씨와 기분 좋은 파도를 즐기기도 하고
때로는 궂은 날씨와 거센 파도에 고생도 했다.
지금은 맑은 날씨와 기분 좋은 파도의 시기다.
자산을 가지고 있다는 전제 하에.
부동산 뿐 아니라
주식
코인
금
등 대부분의 자산이 1년 전과 비교할 수 없다.
이 원리를 알아야 한다.
바로 화폐가치의 하락이다.
심지어 최근엔 화폐가치의 의심 수준이 되었다.
기존 화폐체계에 대해 의심하는 사람들이 많아질만큼
돈이 넘쳐나는 시기다.
이에 사람들은 급한 마음에
크든 작든 자신의 현금으로 무엇이든 사려 한다.
그게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코인이든 금이든 은이든.
내가 처음 투자를 할 무렵만 해도
투자는 부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도구였다면
불과 10년 만에
투자는 종이가 휴지조각이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앞에
생존에 필요한 도구가 되었다.
모두가 투자에 엄청난 관심을 가진다.
어디를 가도
부동산 급지 지도
주가지수 신고가 소식
코인 차트
가 그득하다.
투자를 시작하고 어느 정도 시간이 흘러
상승과 하락 위에서 서핑하면서
한 가지 버릇이 생겼다.
바로 현재를 의심하는 것이다.
모두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을
한 번쯤 거꾸로 생각해보는 것이다.
얼마 전 기사를 하나 보았다.
https://www.digital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588874
화폐가치 자체가 의심받는 지경에서
워런 버핏은 왜 현금을 그렇게 많이 들고 있을까.
그가 노망이 나서? 말도 안 된다.
그가 폭락을 확신해서? 버핏은 신이 아니다.
직접 투자를 하며 나도 알게 된 것인데
내 생각은 이렇다.
버핏은 이미 엄청난 자산을 가지고 있다.
주식이다.
그러나 항상 현금도 보유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주식만 가지고 있으면
얘측할 수 없는 시점에 시장이 기회를 주었을 때
그것을 살릴 수 없기 때문이다.
주식 8, 현금 2라 가정하자.
시장이 상승하면 8이 9,10,11이 된다.
현금 2는 무용지물이 된다.
그러나 그걸 알면서도 현금 2를 들고 있다.
반대의 경우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이 하락하면 8이 7,6,5가 된다.
그리고 그 땐 현금 2가 빛을 발한다.
그 현금 2로 저평가되는 자산을 쓸어담는다.
이후 시장이 회복되었을 때
주식 10을 가지고 버티기만 했을 때보다
훨씬 크게 자산이 불어나있다.
정리하면 이런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다.
오르면 오르는대로 주식 8이 9,10,11이 되어 나쁘지 않다.
내리면 현금으로 우량 자산을 쓸어담아 이후 15,20을 만든다.
100억 자산가가 있다고 치자.
100억이 전부 자산이면 시장 하락시 속수무책이다.
그러나 80억 자산, 20억 현금이라면
시장 하락시 20억 현금은 장차 자산을 150억, 200억으로 불려줄 새로운 자산의 씨앗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화폐가치 하락의 기회비용을 지불하면서도
현금을 들고 있는 것이다.
그에게 현금은 보험과 같다.
시장 하락시 보장을 받기 위해
화퍠가치 하락이란 비용을 보험료로 내는 것이다.
그와 비할 바 없이 소박한 투자자이지만
10년 투자하면서 나도 비로소 이해하게 되었다.
기회는 시장이 주지만
기회를 잡을 때 필요한 도구는 현금이란 것을 말이다.
이것을 따라해야 한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사람들은 이것을 잘 따라하지 않는다.
현금을 확보하는 일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즐길거리가 너무 많다.
사고싶운 것이 너무 많다.
가봐야 할 곳도 너무 많다.
나 정도면 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다.
그러다보니 돈이 모이지 않았지만
이런 자산 시장 랠리에 나만 빠질 수는 없다.
조금이라도 빨리 부자가 되기 위해
작은 돈이라도 무지성 투자에 태워보낸다.
그러나 이후 할 수 있는 건 기도 뿐이다.
날마다 화폐가치가 상실되어가는 것을 보니
현금이 하찮아 보일 수 있다는 것 깊이 이해한다.
그러나 그렇다해서
100만원 500만원 1천만원을 알지도 못하는 마음에
마구잡이로 보내서는 안 된다.
이번 코인 시장 대규모 청산 앞에서
어렵게 모은 2,3천을 다 날려버리는 수많은 사람들을 보니 마음이 착잡했다.
남들과 반대로 하라.
돈이 값어치 없다는 말을 모두가 믿고 있다면
그건 자산 가격의 상승이 이미 벌어졌다는 뜻이고
현금이 빛을 발할 시기가 가까이에 있을 수 있다는 뜻이다.
투자 할 수 있는데 하지 말고 현금 들고 있으란 말이 아니다.
투자 할 줄 모르는데 급한 마음에 얼마 안 되는 돈을 다 흩어버리지 말라는 뜻이다.
투자 할 줄 모르는데 급한 마음에 없는 돈 빌려서라도 하자란 생각을 하지 말라는 뜻이다.
일해서 돈을 벌어라.
알뜰살뜰 절약하라.
그 돈을 뭉쳐 쥔 채로 눈에 불을 커고 돈을 넣을만한 가치가 있는 자산을 찾아라.
겸허한 마음으로 자산을 확보하라.
다시 위 과정을 반복하라.
이후 만족할만한 자산을 일구게 되면
항상 어느 정도의 현금을 쥐어라.
그리고 삶 속에서 찾아오는 기회들에
그 돈을 보내며 꾸준히 자산을 확장하라.
나는 이것을 10년간 깨달았고
그렇게 살고자 노력한다.
위의 단계 중에 당신은 무엇을 잘 하고 있는가.
그리고 무엇을 소홀히 하고 있는가.
만약 당신이 돈을 버는 것이나 아껴 모으는 것이 잘 셋팅되어 있지 않는데 돈을 보낼 자산부터 찾고 있다면 순서가 잘못된 것이다.
만약 당신이 돈을 잘 모으고 있었음에도 그 돈들을 보내줄 자산을 전혀 못 찾고 있다면 그것도 잘못된 것이다.
만약 당신이 어느 정도 자산을 일구었고 지금와보니 그 결과가 좋아도 이제부터 현금 확보를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고 있다면 다음 하락시기 새로운 기회에 버티기 말고는 할 게 없을 것이다.
각자의 단계에 맞게 현재를 잘 조정해나가야 한다.
나도 요즘 현금흐름-지출-저축을 다시 한 번 정비하고 있다.
각 단계에 있는 모든 분들께 영감을 주는 글이 되었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