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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거품이라는 사람들, 직접 만들어본 적 있나요?

1시간 전

 

서비스를 혼자 만들어보며 느낀 경험을 편하게 적어봤습니다.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면서 AI를 어디에 접목할 수 있을까 고민해본 적이 있다. 

 

솔직히 말하면 아무리 생각해도 별로 없었다. 

 

상품 촬영? 이미 잘 찍고 있다. 

상세페이지? 내가 더 잘 안다. 

마케팅? AI가 내 고객을 나보다 잘 알 리 없다.

 

그런데 딱 하나, 이건 되겠다 싶은 게 있었다. 바로 '상담'이다.

 

 


24시간 상담이라는 무기

 

 

온라인 쇼핑몰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24시간 상담을 해왔다. 

 

새벽 1시에 자다 말고 전화받아서 제품 설명한 적도 있고, 화물차 운전하던 시절엔 출근하는 새벽 4시에 전화가 오기도 했다. 

 

오히려 전화 건 사람이 더 신기해한다. "진짜 받으세요?"라고.

 

하긴 세상 어떤 쇼핑몰이 새벽에 전화받아서 제품 상담을 해줄까. 

하지만 나에겐 선택지가 없었다.

 

 제품도 비슷하고 가격도 똑같은 레드오션에서 살아남으려면, 돈 안 들이고 할 수 있는 차별화가 그것뿐이었다. 

 

남들이 잘 때 나는 깨어 있었고, 그게 내 무기였다.

 

그렇게 몇 년이 흘렀다.


지쳐가는 시점

 

사람인지라 지치는 시점이 온다. 체력의 문제만은 아니다. 

 

현실적인 문제가 더 크다. 

 

상담을 하려면 핸드폰에 집중해야 하는데, 육아를 하다 보면 그 찰나에도 아이는 나를 찾는다. 

 

고객 문의에 답변하다가 아이가 울고, 아이를 달래다가 답변이 늦어지고. 두 가지를 다 잘하기가 어려웠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서 서비스들을 찾아봤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상담을 외부에서 대행하면서 AI를 섞어 답변해주는 서비스들이 있었다. 

 

월 3만 원 정도면 쓸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이상한 오기가 발동했다. 

 

 

'직접 만들어서 쓰면 저 비용 안 들 텐데..?' 

 

 

가장 큰 이유는 요금 체계였다. 

월 500건 상담이 3만 원인데, 우리 스토어 상담량을 생각하면 조금 부족할 것 같았다. 

 

다음 플랜은 월 9만 원. 세 배나 뛰어버린다.

 

 

 

최근 코딩에 재미를 붙였으니 한번 시도해볼만 하다고 생각해서 MVP모델을 만들어봤다.

 

 


주말 빡집중, 그리고 MVP완성

 

 

일요일에 시작했다. 

 

전공은 커녕 관련 공부를 해본 적도 없다. 

 

( 최근 만들다보니 웹사이트 제작을 외주받아서 부수입을 만들기도 하고, 크롬 확장프로그램과 연동한 풀스택 웹사이트들도 만들 수 있게 되었다. )

 

그냥 AI한테 물어보면서 만들었다. 

뭔가 되는 것 같으면 계속 가고, 에러가 나면 그것도 AI한테 물어보고.

 

일요일부터 월요일 밤까지, 자는 시간 빼고 택배 발주하는 시간 빼고 매달렸더니 작동하는 챗봇이 나왔다. 

 

내 스마트스토어 전용 AI 챗봇. 완벽하진 않지만 돌아가긴 한다.

 

 

개발 과정은 생각보다 간단했다. 

 

톡톡 파트너센터에서 웹훅을 입력하고, 인증을 발급받아서 연결하면 끝이다. 

 

물론 그 사이사이 코드를 어떻게 짰는지는 나도 잘 모른다. 

AI가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다.

 

 


모르는 서비스도 만들 수 있는 시대

 

AI스러웠던 디자인

 

UI를 바꾸는 복잡한 작업도 말 한마디에..

 

 

이제는 모르는 서비스도 만들 수 있는 시대가 왔다.

 

나는 코딩에 대해 완전한 비전공자다. 

 

전문가분들이 보시기엔 "저런 허접한 서비스를 만들었다고 하냐"라고 하실 수도 있다. 

 

하지만 코드 한 줄 쓸 줄 모르는 사람이 이 정도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 이게 의미하는 바가 크다. 

 

AI가 발전하면서 보통 사람들의 수준이 올라가고 있다는 뜻이다.

 

 

AI와 뚝딱뚝딱 만든 이 서비스는 아직 나밖에 못 쓸 정도지만, 필요한 프로그램이나 기술을 스스로 만들어 쓸 수 있다는 건 예전엔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리고 이건 어쩌면 많은 직업이 사라질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거품인가, 진짜인가

 

 

 

최근 AI 열풍을 두고 거품이다 아니다 말이 많다. 

 

다만 직접 AI를 활용해서 서비스를 만들고, 실생활에 접목해서 업무 강도를 낮춰가고 있는 입장에서 하나는 확실히 말할 수 있다.

 

열풍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유용하다는 것 하나만큼은 팩트다.

 

새벽 4시 스스 톡톡 상담은 이제 AI가 대신 받는다. 

완벽하진 않아도, 나는 그 시간에 잠을 잘 수 있게 됐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새벽이나 아침 이른시간에 나 대신 고객에게 기본적인 상담을 해주고, 어려운 상담을 상담원에게 피드백을 받게 하는 시스템이 고작 한달에 10,000~15,000원으로 운영할 수 있다면 과연 이만큼 가성비 있는 서비스가 있을까?

 

직접 AI를 활용해보면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는 것도 너무 매력있고 재미있는 일이지만 진정으로 무에서 유를 만들어낸다는 느낌이 들어서 쇼핑몰과는 정 반대의 매력이 있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할 것은 그래도 쇼핑몰의 마진덕분에 개발이라는 취미를 즐기며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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