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숲 속에 길이 두 갈래로 났었습니다.
나는 두 길을 다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오랫동안 서서 한 길이 굽어 꺾여 내려간 데까지,
바라다볼 수 있는 데까지 멀리 바라다보았습니다.
그리고, 똑같이 아름다운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그 길에는 풀이 더 있고 사람이 걸은 자취가 적어,
아마 더 걸어야 될 길이라고 나는 생각했었던 게지요.
그 길을 걸으므로, 그 길도 거의 같아질 것이지만.
그 날 아침 두 길에는
낙엽을 밟은 자취는 없었습니다.
아, 나는 다음 날을 위하여 한 길은 남겨 두었습니다.
길은 길에 연하여 끝없으므로
내가 다시 돌아올 것을 의심하면서….
훗날에 훗날에 나는 어디선가
한숨을 쉬며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다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로버트 프로스트, <가지 않은 길>
이 시를 아시나요?
제가 인생의 선택의 기로에 설 때마다 마음에 떠올리게 되는 시인데요.
투자도 어떤 선택을 하는 지에 따라 그 결과가 전혀 달라지듯이,
투자 공부를 함에 있어서도
하나의 선택이 가져오는 나비 효과가
얼마나 다른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느끼게 하는 시라,
꼭 한 번씩 읽어 보시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약 한 달 전,
열반스쿨 기초반 수업을 신청하며 '조장'을 지원하느냐, 하지 않느냐의 기로에 섰었습니다.
사실 저의 환경으로 본다면 조장을 한다는 것은 무리에 가까운 일이었습니다.
크고 작은 스트레스로 제가 처한 상황을 더 힘들게 하기 보다는,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의 최선을 다하고 싶다는 생각이 50%,
강의를 수강할 때 나의 나태를 경계할 수 있고, 스스로 조원들에게 모범이 되어야 할 것 같은
책임감을 가진 자리를 수행한다면 투자 공부도 더 성실히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50%
사실은 누군가를 돕고 싶은 마음보다는
저 자신의 공부에 더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이 컸습니다.
그런데
'00일까지 변경 가능!!'
이라는 문구를 보고는 '그래, 신청하고 고민해보자!' 하는 마음으로
덜컥 조장을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그 사이, 시간은 흘러 흘러, 변경이 불가능한 날짜가 훌쩍 지나버렸고,
저는 70기 92조 조장이라는 역할을 부여 받게 되었습니다.
'그래, 이왕 하게 된 거 열심히 해보자! ^^'
라는 마음과,
'근데,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ㅜㅜ'
라는 두 가지의 마음이 공존하고 있었던 저는,
두 번째의 마음이 커지자 반장님께 개인 톡을 보내게 됩니다.
'...제가 할 수 있을 지 걱정이 되네요...' 라는 말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반장님은 제게 할 수 있다는 응원의 말씀을 많이 해 주셨어요.
그래서 흔들리는 마음을 한 번 다잡게 되었고,
조장 오리엔테이션에서 '조장은 본이 되는 자리가 아니라,
함께 지치지 않고 갈 수 있는 러닝 메이트' 같은 역할을 해주는 자리라는 말에
또 한번 용기를 얻어 이 자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첫 주에 처음으로 92조의 조원님들을 하나하나 만나 뵈면서,
걱정했던 마음은 동료가 생긴 것 같은 든든함으로 바뀌었습니다.
서로 다른 상황 속에 있었지만, 부동산 투자라는 하나의 목표만은
같은 이들과의 대화는 처음이었지만 친근했고, 또 즐거웠습니다.
처음이라 많이 미숙한 저의 진행도 많이 응원해주셨습니다.
첫 모임 때 만난 저희 조원님들
1977SEA님, 몽야지님, 미코레오님, 욱이욱쓰님, 보리수85님, sua님께 참 감사했습니다.
첫 주 조모임 다음 날에 만난 조장 조모임에서는 반장 국빱이님을 필두로,
조장님들과 다 함께 조장의 역할을 처음 하면서 겪게 되는 다양한 일들에 대해 고민을 나누고,
또 강의를 들으며 월부에 대해 궁금한 것들을 물어보기도 하고, 공감도 하며
뜻 깊은 시간을 보낼 수도 있었습니다.
첫 주와는 달리 2~3주차에는 생각지도 못한 복병이 나타났습니다.
두 아이의 엄마인 저는 5살 유치원생과, 8살 초1생 두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아이들이 엄마 바쁜 줄은 어찌 이렇게 귀신같이 알았는지,
2주차에는 유치원생 둘째가, 3주차에는 초1 첫째가 사이좋게 열감기에 걸려
등원과 등교를 못하게 됩니다!
해야 할 일이 많은 저에겐 물리적인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고,
저의 욕심보다는 조원들을 충분히 살피지는 못했다는 생각에 미안하기도 했습니다.
그 사이 저희 조원들이 자발적으로 게시판에 글을 저 대신 올려주기도 하시고,
저의 부족한 부분들을 채워주시더라고요. 그 부분에서 참 감동도 했습니다.
고생을 이해하는 말씀도 해주시면서 더 많은 공감대 형성이 되었던 것 같아요.
오늘 마지막 조 모임을 마치고,
약 1달이 지난 지금, 이제는 조장의 의미가 좀 다르게 느껴집니다...
강의 수강이라는 목적으로 만나게 된,
서로 아무 관련이 없었던 분들이 만나
관계를 맺고 가까워지기까지 쉬울 수가 없겠지요.
그래서 그 '첫 물꼬를 터 주는 사람'으로서 조장이 있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요.
그리고 그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지만,
'하겠다'고 선택했던 저의 선택은 '참 잘했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돌아보면 늘 해서 후회한 적은 거의 없으면서도, 안한 것에 대한 후회는 참 많이 남더라고요.
생각해 보니 육아도 마찬가지거든요.
죽을 만큼 힘들 때가 있지만,
그래선지 미치게 행복할 때도 있습니다. (*낳지 않았다면 아마 몰랐겠죠?)
그렇지만 육아로 인해 힘든 위기의 순간이 순간순간 오더라도
'아이를 낳은 것'을 후회한 적은 없습니다.
그 힘듦 끝에 찾아오는 충만한 행복이 있거든요...
그래서 조모임 마지막에 조원님들께도 조심스레 말씀드렸습니다.
'가능하시다면, 한 번은 조장을 꼭 한 번 해보셔도 좋을 것 같다.'고요. :)
함께 러닝메이트가 되어주신 조원님들,
우리 마지막까지 첫 주의 다짐이었던 완강&과제완수라는 목표 함께 이뤄요.
그리고 함께 늘 어려움도 함께 나누고, 격려를 아끼지 않았던 고마운 조장님들, 반장님도 함께 잘 완수해요!
감사합니다 ^^/
댓글
지니올라 조장님 바쁘셨을텐데, 잘 챙겨주셔서 너무나 감사해요! 이번 한달 몰입하신 만큼 크게 성장하셨을겁니다! 다음에도 또 좋은 수업에서 또 만나요!
지니올라 조장님! 조장 역할 하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늘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