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에 비해서 스마트스토어나 쿠팡 셀링을
부업 혹은 전업으로 선택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월급 외 수입 파이프라인 만들기’라는 흐름 속에서
온라인 유통은 분명 매력적인 선택지였고,
그 중심에는 압도적인 트래픽을 가진 쿠팡이 있었습니다.
다만 판매자 입장에서 바라본 쿠팡은
이전부터 비합리적이라고 느껴지는 지점이 적지 않았습니다.
긴 정산 주기,
로켓배송 입점 업체를 대상으로 한 체험단·광고비 요구,
2025년 초 발표된 로켓그로스 요금 인상,
무료 반품 비용을 판매자에게 전가하는 구조,
그리고 잘 팔리는 상품을 바탕으로 한 PB 상품 출시까지.
이러한 문제들은 오랫동안 판매자들 내부의 불만으로만 존재해왔습니다.
일반 소비자에게는 구조적으로 잘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최근 쿠팡의 개인정보 관련 이슈가 불거지면서,
판매자들이 겪어온 문제들까지
함께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되었습니다.
쿠팡에 상당 부분 의존해왔던 셀러로서,
이번 사태는 단순한 ‘플랫폼 이슈’가 아니라
특정 플랫폼에 사업을 과도하게 의존했을 때
어떤 리스크가 발생하는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느껴집니다.
“만약 쿠팡이 흔들린다면,
우리 사업은 얼마나 흔들릴까?”
그동안 막연하게 상상하던 질문이
이번에는 훨씬 현실적으로 다가옵니다.
저는 셀러살롱 유튜브를 통해
지속적으로 쿠팡 의존도를 낮춰야
셀러로서 안정적인 사업 운영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해왔습니다.
그 이유는 분명합니다.
1. “물건은 팔렸는데 통장은 비었다”
정산의 시간차가 만드는 구조적 문제
온라인 셀러가 가장 먼저 체감하는 현실적인 문제는
정산 지연입니다.
직장인은 한 달 일하면 다음 달 월급을 받지만,
쿠팡 셀러는 다릅니다.
주 정산·월 정산이라는 표현과 달리
실제 판매 대금이 통장에 들어오기까지 60일.
이 시간차는 단순한 불편함이 아닙니다.
곧바로 현금 흐름의 악순환으로 이어집니다.
물건은 계속 팔리는데
다음 발주를 위한 현금은 부족해지고
결국 고금리 선정산 서비스에 의존하게 됩니다.
판매 대금은 플랫폼 안에 묶여 있고,
그 사이 발생하는 금융 비용은 셀러가 부담합니다.
셀러의 자금 부담이
플랫폼의 운영 여력이 되는 구조입니다.
2. “심판이 선수로 뛴다”
PB 상품이 만든 기울어진 운동장
최근 보도된
‘쿠팡의 입점업체 거래정보 활용 정황’은
셀러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쿠팡은 입점 업체의 판매량, 검색 트래픽, 구매 데이터 등
핵심 데이터를 분석해
자회사(CPLB)의 PB 상품 개발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셀러가 어렵게 만든 히트 상품이지만,
이미 검증된 수요 + 검증된 시장 데이터
이 모든 정보를 기반으로
플랫폼이 더 저렴하고 노출이 유리한 PB 상품을 출시합니다.
알고리즘까지 만지고 이로 인해서 쿠팡은 공정위에서 과징금을 받게 되었습니다.
장터를 운영하는 심판이 선수로도 뛰는 상황에서,
개별 셀러가 알고리즘과 자본을 가진 플랫폼을
정면으로 이기기는 사실상 어렵습니다.
3. “매출은 오르는데, 남는 게 없다”
요금 인상과 비용 구조의 압박
2025년 로켓그로스 요금 인상은
셀러들의 마진 구조를 직접적으로 흔들고 있습니다.
로켓배송에 입점한 경우도 상황이 좋지는 않습니다.
성장장려금, 광고비, 쿠팡체험단 운영 등
각종 비용이 누적되면서
셀러들 사이에서는 이런 말이 나옵니다.
“매출은 늘었는데, 통장은 그대로다.”
쿠팡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쿠팡에서 요구하는 것들을 하지 않을 수 없고,
이미 매출 의존도가 높아진 셀러들은
불리한 조건임을 알면서도
연간 계약을 이어갈 수밖에 없는 구조에 놓입니다.
그렇다면, 셀러는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까
이번 쿠팡 사태가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특정 플랫폼에 사업의 운명을 맡기지 말라.”
부동산에서 입지를 분산하듯,
사업에서도 채널과 구조의 분산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입니다.
1. 멀티 채널 전략은 기본값이 되어야 한다
쿠팡은 여전히 강력한 채널입니다.
그러나 전부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스마트스토어, 오픈마켓, 자사몰(D2C) 등
여러 출구를 동시에 준비해야 합니다.
2. 가격이 아니라 브랜드로 승부하라
단순 소싱·저가 판매 구조는
플랫폼 PB 상품 앞에서 가장 먼저 무너집니다.
고객이 기억해야 할 것은
‘쿠팡에서 산 물건’이 아니라
당신의 브랜드입니다.
3. 장부 매출보다 현금 흐름을 점검하라
매출 숫자에 취하지 마십시오.
정산 주기를 반영한
실제 현금 흐름을 관리하지 못하면
흑자 속에서도 사업은 흔들릴 수 있습니다.
사실 쿠팡을 완전히 대체할 만한 플랫폼이
당장 보이지 않는 것도 현실입니다.
쿠팡 셀러로서 매출이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쿠팡 의존도를 낮추고, 다른 수익 구조를 고민해야 할 필요성을 다시 한번 분명하게
인식하게 만든 계기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플랫폼의 그늘에 머무르기보다,
내 사업의 주도권을 되찾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