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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 소홀해지는 걸 당연하게 여겼던 시간을 지나며 (f/t 직장인 투자자의 승진) [스위밍풀]

9시간 전 (수정됨)

안녕하세요.

5년차 싱글 투자자 스위밍풀입니다.

 

여러분들은 처음 투자를 배웠을 때가

기억나시나요?

 

저는 열반스쿨 기초반을 처음 들었을 때,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았습니다.

 

그동안 열심히 살아왔던 것 같은데

방향성 없이 그저 열심히만 살았던

직장인 이었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모은 돈도 별로 없고,

더블인컴인 동료분들에 비해

연간 저축액도 부족하고...

 

무엇보다도

'너무 늦은 건 아닐까?'하는

불안함 때문에 마음이 힘들었습니다.

 

그럼에도 가만히 있으면

달라질 게 없었습니다.

 

비록 남들보다 늦게 시작하고,

남들보다 속도가 느리더라도,

 

남들보다 오래 하면

원하는 결과를 낼 수 있을거라 믿고,

제대로 배워서 행동해보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렇게 제 남은 인생을 바꿔보고 싶었습니다.

 


 

내 일을 사랑했던 과거의 나

 

과거의 저는 제 일을 사랑했습니다.

업무 강도가 높더라도,

워라밸이 지켜지지 않더라도,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산다는 것이

제 인생에서 중요한 가치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직장인 투자자로 정체성을 바꾼 이후

투자에 몰입해야 할

뭉텅이 시간을 확보해야만 했습니다.

 

당시 저는 8년 차 직장이이었고,

투자는 성장 영역인 반면,

직장은 관리 영역이었기에

 

직장인으로서

해야할 일 만큼만

월급 받는 만큼

딱 1인분만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회사 생활을 해보기로 결심했습니다.

 

회사를 이렇게 대한다는 것에 대해

불편한 마음이 들었지만,

회사는 저를 책임져주지 않고,

제 인생은 오롯이 제가 책임져야 했기에

이기적이란 건 알지만,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길어질수록 커진 불편함

 

처음에 투자를 공부했을 때에는

너무 힘들었습니다.

 

기초반 조모임에 들어가면,

다 같이 처음 하는 사람들인데

저만 항상 뒤쳐지고, 못하는 것 같았거든요.

 

그럼에도 계속 해보자고 마음을 다독였고,

1년이 지났을 무렵부터

투자가 재밌어지기 시작했습니다.

 

2년, 3년, 4년...

시간이 쌓일수록 투자가 점점 재미있어졌고,

언제가는 제 본업을 그만두고,

전업 투자자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들 만큼

투자를 더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그럴수록 가족, 회사가 제 삶에서

조금씩 새어나가는 게 보였지만,

흐린 눈으로 보려고 했습니다.

 

유리공이나 고무공에

정말 큰 문제가 터지기 직전에 손을 쓰고,

다시 직장인 투자자로 몰입하는

위태로운 생활을 반복했습니다.

 

어느 날, 직장 상사와의 면담에서

왜 해야 할 일만 하는 거냐

말을 들었습니다.

 

새 나가지 않으면 되는 건 줄 알았는데

새 나가지 않는 애매한 수준으로

지속하는 것 자체가 문제였습니다.

 

투자자로서의 삶이 중요하지만,

제 개인적인 삶에서도

주체적으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둘 다 동시에

뛰어난 수준으로 해낼 수는 없어도

단기적으로 저글링은 해볼 수 있기에,

 

4년 차 직장인 투자자 시절,

투자에 가장 고강도로 몰입했을 때,

 

회사에서 중요한 발표를 해보겠다고

자진해서 손을 들었습니다.

 


 

둘 중 하나를 버리지 않기 위한 정리

 

 

작년 월부학교 여름학기를 마무리하고,

거의 처음으로 정규강의를

한 달 동안 듣지 않았습니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투자에 몰입했던 것처럼

딱 한 달만 직장에

제대로 몰입해보기로 마음을 먹습니다.

 

투자자로 성장할 때처럼,

회사에서도 매일매일의 파레토를 정하고,

가장 중요한 일을 가장 먼저,

가장 에너지가 좋을 때,

가장 몰입해서 해봤습니다.

 

이 시기에는 투자자로서의 삶이 후순위가 되었지만,

투자의 파레토는 시세를 우선순위로 잡고,

수준을 낮추지 않기 위한 노력을 더했습니다.

 

원래는 임장을 가야했던 주말도,

발표를 준비하는 시간으로 채워졌지만,

이제는 마음이 불편하지 않았습니다.

 

이 시간을 제대로 보내는 만큼

앞으로의 직장인 투자자의 삶이

더 단단해질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한 달을 밀도 있게 보내고,

회사에서의 괴로운 마음을

조금은 떨쳐버릴 수 있었습니다.

 

직장인 투자자로 살면서

승진에 대한 욕심을 버렸는데,

그렇게 몇 달이 지나,

만년 X장을 탈출하게 되었습니다.

 

발표 하나 때문에

승진을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예전과 달라진 게 있다면,

저는 더이상 하나를 잘 하기 위해

다른 하나를 외면하는

이중적인 삶을 살지 않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투자도, 일도

완벽하게 하지는 못하더라도,

도망치지 않고 마주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혹시 지금,

투자와 회사 사이에서 균형을 잡지 못해

위태로운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분이 있다면,

이 말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

 

중요한 건 완벽하게 해내는 게 아니라,

포기하지 않고,

삶의 균형을 다시 잡으려는 자세라는 걸 말입니다.

 

저 역시 오늘도

직장인 투자자로서 두 개의 공을

서툴지만 계속 튕기면서 살고 있습니다.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서가 아니라,

끝까지 들고 가고 싶은 삶이기 때문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매일 매일 작은 전투를 치르고 있는

모든 직장인 투자자들을 응원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댓글


월부지니1
10시간 전N

넘 감동적인 이야기잖아요 밍풀님🥹 두개의 공 모두 떨어뜨리지 않고 들고가는 삶💚 저도 본받겠습니다!!!!

보노퐝
10시간 전N

좋은 글 감사합니다💚 하루에 반에 가까운 시간을 회사에 있는데 너무 힘을 빼고 있으면 그 또한 힘들긴 하더라구요. 어렵지만 투자와 직장 두가지 공을 모두 튕기려고 노력해보겠습니다~

러버블리v
10시간 전N

완벽하게 해내는게 아니라 포기하지 않고 삶의 균형을 맞춰가는 것. 기억하면서 하루하루 해나가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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