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지나면 잊어버릴까봐 쓰는 분임 일기(구리)
#1_ 구리까지 가야 하는 건가?
- 원래 후보지였던 구로, 광명에서 갑자기 방향을 틀어 선택한 구리. 이유는 강사님들이 수업 시간에 많이 언급했던 지역이었고, 지도로 찍어보니 강남까지 30분 남짓이면 갈 수 있다는 생각에 갑자기 운명처럼 이끌려 선택하게 되었다. 운명인지 모르겠지만 구리로 배정이 되었고, 산 넘고 물 건너 새벽 찬 바람 맞으면서 출발.
- 그렇지만 내가 살아오면서 전혀 가 본 적 없는 동쪽 생활권이었고.. 강남이랑 멀더라도 마음이 편한 서쪽 인간인 나에게 잘 모르는 지역을 가 본다는 건 너무 마음이 힘든 일이었다. 남들은 이렇게까지 하면서 내 집 마련을 하는 건가.. 알고는 있었지만 사람이 틀을 깨고 나오는 건 생각보다 어렵구나.
원래 하던대로, 편하게 하고싶다. 그렇지만 그렇게 살다가는 또 아무 것도 변하지 않을 것 같다. 이런저런 고민들.. - 여튼 예산 안에 들어오는 단지는 모조리 보고 빨리 끝내자는 마음이니까, 그리고 혼자가 아니니까 할 수 있겠지! 하면서 힘을 내고 이동해본다.
#3_막상 사고 싶은 생각이 스물스물
- 막상 가서 또 매물을 보니 상권 형성이 잘 되어 있는 아파트들은 욕심이 났다. 나같은 팔랑귀에 조급좌들은 누가 옆에서 바람만 넣어도 금방 결정해 버리는 인간이기 때문에, 이 아파트 내가 살 수 있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두근두근.. 특히 장자쪽 물건들은 너무너무 탐이 났다.
- 상권 형성이 잘되어 있는 단지들은 구축이지만 정돈도 잘되었고, 솔직히 서울의 정말 별로인 아파트들보다 훨씬 나아 보였다. 입지가 뭐길래.. 이런 단지들도 아직 안 오른 경우들이 있구나.
- 보이는 부동산마다 들어가서 혹시 이 매물 얼마인가요? 물어보고 싶었지만 단계별로 천천히 가보자.
#3_그래도 서울이 좋은가 고민되네
- 아파트 매물을 볼 때는 별 생각이 없었지만 집까지 돌아오는 길에 많은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가도가도 집이 일단 안 나와. 장장 1시간 30분 거리로 집에 도착하니 이게 맞나? 싶었다.
- 8호선을 출-퇴근 시간에 탄다고 생각을 해봤는데 차량 수도 적고 별내에서부터 꽉꽉 채워서 콩나물처럼 갈 생각을 하니 마음이 불편했다. 나 이거 견딜 수 있을까? 심지어 두 번을 갈아타? 직주근접으로 살아온 내가? 감당 가능?
- 산 넘고 물 건너 7호선을 타고 한강 다리를 건너면서 해질녘 서울을 보니 그제서야 마음이 놓이는 게 느껴졌다. 아, 이래서 사람들이 힘들어도 서울에 사는구나. 싫으나 좋으나 내 고향 서울이네.. 씁쓸하네..
- 어쨌거나 서울 옆에 무조건 붙어있어야겠다는 마음과 동시에, 당분간 불편해도 계속 노력하면서 서울로 들어오는 수밖에는 없지 않나, 하는 현실적인 고민들이 동시에 들이닥쳤다. 나는 어디로 가는걸까 이거 할 수 있는 건가..?
조금만 더 열심히 해보자..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