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말에 임장을 하다가 한 동료의 말을 들었다.
직접적으로 표현한 건 아니었지만,
어딘가 내가 나를 잘 드러내지 않는 사람 같다는 뉘앙스였다.
순간 조금 멈칫했다.
나는 나름 솔직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가만히 돌아보니
나는 늘 ‘정리된 생각’만 꺼냈던 것 같다.
결론은 말했지만,
그 결론에 도달하기까지의 흔들림은 잘 말하지 않았다.
조급했던 마음,
놓칠까 봐 불안했던 순간,
괜히 비교가 되었던 감정 같은 것들.
월부에서 나는
어느 정도는 단단해 보이는 사람으로 남고 싶었던 건 아닐까.
시간이 지나고, 상급반으로 갈수록
이 길이 생각보다 길다는 걸 알게 된다.
그리고 긴 길을 걷다 보니
결국 남는 건 정보보다 사람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력은 결국 쌓인다.
임장도, 데이터도, 매수 경험도
시간이 지나면 축적된다.
하지만 사람은 다르다.
거리감이 있는 관계는
몇 년을 알아도 깊어지지 않는다.
나는 혹시
늘 한 발 물러선 사람은 아니었을까.
흔들려 보이지 않기 위해
적당한 선을 지켜온 건 아니었을까.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같이 가고 싶은 사람은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
조금은 드러내는 사람 아닐까.
“사실 나도 고민이 많아.”
“이 부분은 아직도 어렵다.”
“이번 선택은 솔직히 무서웠다.”
이런 말 한마디가
관계를 깊게 만드는 건 아닐까.
드러낸다는 건
모든 걸 쏟아내는 게 아니라,
내가 나로 있어도 괜찮다고 보여주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일은 장기전이다.
몇 번의 상승과 하락을 함께 지나야 하고,
각자의 속도로 성장해야 한다.
그 길에서
잘하는 사람은 많아도
같이 가고 싶은 사람은 많지 않다.
그래서 나는
조금 더 나를 드러내 보려 한다.
조금 덜 단단해 보이더라도,
조금 더 진짜로 남아 보려 한다.
오래 남는 사람은
성과가 큰 사람이 아니라
마음을 나눈 사람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언젠가 누군가가
“그때 네가 그런 얘기를 해줘서 버틸 수 있었어.”
라고 말해준다면,
그게 내가 월부에서 얻은
가장 큰 수익일 것 같다.
오랜 동료를 갖고 싶다면
나도 먼저 한 걸음은 내딛어야 하지 않을까.
주말에, 내가 좋아하는 그 동료가
자신도 많이 애써왔다고 말했던 것처럼,
나 역시
관계 앞에서 조금은 용기를 내보려 한다.
이번 학기는 끝을 향해 가고 있다.
하지만 이 깨달음은
지금이 아니라 앞으로의 시간을 바꿀 것 같다.
당장 잘 해내지 못해도 괜찮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다음 학기에는
조금 더 나를 드러내는 사람으로,
조금 더 마음을 여는 사람으로
그 자리에 서 있고 싶다.
그게 이번 학기
내가 얻은 가장 값진 배움 중 하나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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