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비즈니스의 심장, 강남에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강남에 사옥이 있어야 성공한 기업"이라는 공식이 깨지고 있는 것입니다. 최근 3개월간 강남을 빠져나간 기업만 675개. 반면 새롭게 들어온 기업은 그보다 적어, 강남의 기업 수는 오히려 줄어들고 있습니다.
도대체 기업들은 왜 그토록 갈망하던 강남을 떠나 서울 외곽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걸까요?
2026년 3월 현재, 서울 업무지구의 엄청난 변화를 살펴보려 합니다.

출처 : 강동구 "고덕비즈밸리 완성 원년…동부 경제중심지 도약"
무려 28개의 본사가 이동한 '강동구'입니다. 강동구는 위치적으로 강남과 가장 인접하면서도 한강변의 쾌적한 환경과 신축 건축물이라는 프리미엄을 동시에 가질 수 있는 곳이기도 한데요.
우리 잘 아는 가구의 메카 이케아(IKEA) 코리아 본사부터, 글로벌 팬덤의 중심 JYP엔터테인먼트,
쿠쿠전자, 제이에스티나 등 탄탄한 중견,대기업 본사들이 줄을 잇고 있는 곳입니다.
본사가 들어온다는 건 단순한 사무실 이상의 의미입니다. 고소득 직장인들, 그리고 핵심인재들이 강동으로 출퇴근하거나 이사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강동이 '잠만 자는 베드타운'에서 '일하고 노는 자족도시'로 변화하는 과정인 것입니다.
강남에서 빠져나온 기업들이 두번째로 많이 향한 곳 중 하나는 강서구 마곡입니다.

강서구의 경우 9호선 황금라인을 통해 강남 연결성을 유지하면서도, 대규모 연구 시설을 갖출 수 있는 서울 내 유일한 곳이기도 한데요. LG사이언스파크(9개 계열사 집결), 코오롱, 넥센타이어, S-Oil, 광동제약 등 모두가 알법한 R&D 센터들이 밀집해 있습니다.
특히 최근 완공된 서울 최대 규모의 MICE 복합단지 '원그로브'는 마곡을 단순한 업무지구가 아닌 서부권 '코엑스'로 격상시켰습니다. 이처럼 마곡의 직장인들의 경우에도 고소득이 대부분이기에 하락장에서도 하방 경직성이 매우 강할 수밖에 없습니다.
외곽 지역이 비용 절감을 위해 이동한다면, 성동구(성수동)는 결이 다릅니다. 이곳은 임대료가 결코 싸지 않은데요. 강남과 유사한 가치를 지니기에 충분히 그 값을 치르고라도 이동하고자 하는 기업의 수요가 있는 곳입니다.

"우리 회사는 성수동에 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 브랜드가 되고, 매일 출퇴근 하는 직장인의 자존감이 됩니다.
그 결과 우수한 MZ 인재를 끌어모으는 강력한 무기가 되고, 강남 본사 이동의 수요를 만듭니다.
크래프톤(거대 신사옥 착공), 무신사, 젠틀몬스터, SM엔터테인먼트 등 트렌드의 최전선에 있는 기업들이 이곳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팝업스토어와 예술적 감성이 공존하는 이곳은 젊은 사람의 발길이 멈추지 않는 곳입니다. 그것을 증명하듯 기업들이 부동산을 직접 매입해 사옥을 짓는 현상이 이곳 성수에서는 굉장히 비일비재한데요.
이는 성수는 단순한 업무지구가 아니라 하나의 ‘문화정체성’으로 자리잡았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물론 강남이 완전히 몰락하는 것은 아닙니다. 여전히 벤처캐피털(VC)과 창업지원센터가 몰려 있어 투자 유치가 절실한 스타트업들은 강남으로 모여듭니다. 실제로 강남으로 새로 들어온 기업의 99%는 중소기업입니다.
결국 서울의 업무지구는
‘투자 유치가 필요한 스타트업의 강남’ vs
‘비용 효율화를 추구하는 중견기업의 외곽’ vs
‘브랜딩이 중요한 트렌드 기업의 성수’로 극명하게 갈리고 있습니다.
기업의 이동은 곧 사람의 이동이고, 이는 주택 시장의 수요 변화로 이어집니다.
이제는 무조건 '강남 접근성'만 따질 게 아니라,
내 직장이, 혹은 내 타겟 수요가 어느 업무지구로 이동하고 있는지도 함께 살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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