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아내, 저를 너무 닮아서 매일 거울 보는 기분인 딸, 그리고 초등 저학년인데 레이싱 게임에서 저를 랩 단위로 이기는 아들과 서울에서 함께 살고 있는 자이코입니다.
지난번 긍정에 관한 글을 올렸을 때 많은 분들이 질문을 주셨습니다.
"무의식을 바꿔야 한다는 건 알겠는데, 어떻게 바꾸나요?"
오늘은 그 질문에 대한 저의 답을 나눠보려 합니다.
왜 무의식은 의지만으로 안 바뀌는가
먼저 솔직하게 인정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무의식은 마음먹는다고 바뀌지 않습니다.
의식은 쉽습니다. "내일부터 운동해야지." 마음먹으면 됩니다.
하지만 무의식은 다릅니다.
"호랑이가 나타나도 두려워하지 않겠다"고 100번 다짐하고, 잠재의식에 각인시켰다고 해도, 실제로 호랑이가 나타나면 몸이 먼저 얼어붙습니다. 심장이 뛰고, 다리가 떨리고, 도망치고 싶어집니다. 이건 의지의 문제가 아닙니다. 수만 년간 생존을 위해 설계된 신경 구조가 그렇게 반응하도록 만들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무의식도 마찬가지입니다.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말자"고 아무리 다짐해도, 누군가 내 앞에서 끼어들기를 하면 순간적으로 화가 치밀어 오릅니다. 그게 나의 무의식에 이미 각인된 패턴이기 때문입니다.
그럼 정말 바꿀 수 없는 걸까요?
아닙니다. 방법이 있습니다. 다만 우리가 생각하는 방식과는 좀 다릅니다.
시계추 비유 - 나를 바꾸는 게 아니라 구조를 바꿔라
시계추를 상상해보세요.
왼쪽에서 떨어뜨리면 좌우로 진동하다가 중력의 힘으로 결국 가운데에서 멈춥니다. 이 가운데 지점이 나의 정체성, 나의 기본값입니다.

아무리 의식적으로 노력해서 시계추를 왼쪽으로 밀어도, 시간이 지나면 결국 가운데로 돌아옵니다. 중력의 힘이 작용하기 때문이지요. 의지력이 떨어지면 원래 자리로 돌아오는 거죠. 다이어트를 해본 사람이라면 이 감각을 잘 알 겁니다. 도전을 해본 분들도 어떤 느낌인지 잘 아실 겁니다.
그럼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떻게 해야지 중력의 힘을 받고 있는 우리의 정체성 (기본값) 을 바꿀수 있을까요?
시계추의 중심축 자체를 옮겨야 합니다. 그림으로 보면 더 직관적일껍니다. 시계추 자체를 로테이션 해야 합니다. 그래야지 중력을 영향을 받더라도 나의 기본값은 기존 시계추의 중심이 아니라 조금 왼쪽으로 이동해 있을 껍니다.

6시 방향에 있던 중심을 8시 방향으로 옮기는 것. 그러면 시계추가 아무리 진동해도 새로운 중심 근처인 8시에 움직이게 됩니다.
새로운 습관이 루틴화되서 자리잡고 그게 새로운 나의 정체정이 되면 변화된 정체성이 나의 기본 값이 됩니다.
그런데 중심축을 옮기려면 나 자신만 바꿔서는 안 됩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지 정체성을 바꿀수가 있을까요?
제가 실천하고 있는 세 가지를 공유합니다.
첫째, 매일의 마음 작용을 트래킹한다. : 유무념, 매일 30초의 마음 점검으로 무의식을 셀프로 점검하기
원불교에서는 유무념이라는 수행법을 씁니다. 간단히 말하면, 오늘 내가 결심한 것을 실제로 유념(기억하며 실천)했는지, 무념(잊고 흘려보냈)했는지를 매일 점검하고 체크하는 겁니다.
월부에서 사용하는 시금부와 원리가 비슷합니다. 다만 유무념법은 마음 작용 자체에 더 초점을 맞춥니다. 저는 이것을 심(心)계부라고 표현합니다. 그날 하루 동안 내 마음에 어떤 파동이 일었는지, 내가 세운 결심을 지켰는지 아닌지를 하나하나 돌아보는 것이죠.
예를 들면 이런 식입니다.
아침에 "오늘은 끼어드는 차를 봐도 그냥 보내자"고 결심했다고 합시다.
퇴근길에 실제로 끼어드는 차를 만났을 때:
• 유념: "아, 아침에 결심했지" 하고 알아차리고 그냥 보냄
• 무념: 결심을 까맣게 잊고 또 화를 냄
하루 끝에 이걸 체크합니다. 원불교에서는 유무념을 두단계가 아니라 세 단계로 봅니다.
• 유념 + 실천: 알아차리고, 실제로 행동을 바꿈 (최선)
• 유념 + 미실천: 알아차리긴 했는데, 결국 또 화를 냄 (알면서도 못 한 것)
• 무념: 결심 자체를 까먹고 평소대로 반응함 (인식조차 못 한 것)
두 번째가 중요합니다. 알아차렸는데도 못 바꾸는 순간. 이게 바로 무의식의 힘입니다. 의식은 "하지 말자"고 하는데 몸과 감정이 먼저 반응해버리는 거죠. 하지만 이것도 기록하면 변합니다. "아, 나는 알아차려도 아직 못 바꾸는 단계구나"를 인식하는 것 자체가 다음 단계로 가는 발판이 됩니다.
저는 매일 유무념 일기는 쓰지 않지만, PDS로 하루 마감을 할 때 이걸 응용해서 잠들기 전에 제 자신에게 세 가지만 물어봅니다.
• 오늘 부정적인 생각이 올라온 순간이 있었는가?
• 그때 내가 알아차렸는가(유념), 그냥 흘려보냈는가(무념)?
• 알아차렸다면 실제로 반응을 바꿨는가?
거창하게 일기를 쓸 필요 없습니다. 잠들기 전 30초면 됩니다.
처음에는 무념 투성이입니다. 결심한 걸 까먹고, 또 화내고, 또 심판합니다. 그게 정상입니다. 중요한 건 그걸 매일 인식하는 것 자체입니다. "아, 오늘도 못 지켰구나"를 반복하다 보면, 어느 날 화가 올라오는 순간에 "잠깐"이 끼어드는 순간이 옵니다. 그 한 템포가 무의식을 바꾸는 시작점입니다.
단, 매일 해야 합니다. 하루 이틀 하고 마는 게 아니라 습관이 될 때까지. 이 작은 반복이 잠재의식의 방향을 조금씩, 그러나 확실하게 틀어줍니다.
둘째는 환경을 바꾸는 것입니다. : 나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환경을 만든다. 밖 (outsite) -> 나 (inside)
사실 이게 핵심입니다.
부정적인 사람들 사이에 있으면 나도 부정적이 됩니다. 긍정적인 사람들 사이에 있으면 나도 긍정적이 됩니다. 이건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환경의 힘입니다.
제가 월부 커뮤니티에 계속 있는 이유도 이것입니다. 여기에는 "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모여 있습니다. 이 환경에 노출되는 것 자체가 시계추의 중심축을 옮기는 일입니다.
반대로, 매일 뉴스 댓글을 보면서 "세상 망했다"를 읽고 있으면 내 중심축도 그쪽으로 이동합니다.
내가 놓여있는 환경과 구조를 바꿔야 합니다.
"나는 나의 주변 5명의 평균이다" 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반신반의했습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정확히 맞는 말이었습니다.
제가 매일 분노하고 심판하던 시절, 주변에도 비슷한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같이 뉴스 보면서 세상 욕하고, 같이 불평하고, 같이 화내는 사람들. 그 환경에 있으니 부정이 당연한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반대로 지금은 다릅니다. 월부에서 만난 사람들, 긍정적으로 행동하는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제 기본값 자체가 달라졌습니다. 의지로 바뀐 게 아니라 환경이 저를 바꾼 겁니다.
잠재의식을 의지만으로 바꾸는 건 거의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내가 노출되는 환경을 바꾸면, 잠재의식은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시계추의 중심축을 옮기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내 주변 사람을 바꾸는 것입니다. 부정적인 5명 속에 있으면 나도 부정적이 되고, 긍정적인 5명 속에 있으면 나도 긍정적이 됩니다. 의지와 상관없이요.
셋째는 스승을 만나는 것입니다.
이게 나를 변화시키고 정체성을 바꾸는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인간은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메타인지라고 하죠. 나를 제3자 시점에서 바라보는 것. 이게 말은 쉬운데 혼자서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자기 자신을 자기가 평가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니까요. 나는 내가 모르른 것조차 모릅니다.
쉽게 이야기 하면 저는 월부에 오기 전에는 아파트에 대해서 내가 얼만큼 무지 한지조차 가늠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스승이 필요합니다.
여기서 스승은 꼭 대단한 사람이 아니어도 됩니다.
내가 변화를 이루고자 하는 분야에서 성과를 내는 사람이면 됩니다. 서울대 과외 선생님이 지도하는 학생들일 꼭 서울대 보내는 것은 아닙니다. (너바나님께서도 꼭 성과를 내는 사람을 확인하라고 열반기초반에서 말씀 하셨습니다)
저는 회사에서 인연이 된 ICF에 인증된 코치님과 일년에 일정한 기간을 잡아서 3주에 한 번 정도 코칭 세션을 3개월 정도 하고 있습니다.
그 시간에 제가 하는 건 단순합니다. 최근에 내가 어떤 생각을 했고, 어떤 행동을 했고, 그게 내가 원하는 방향과 일치하는지를 함께 점검하는 것. 그리고 그 경험을 통해서 내가 무엇을 배웠는지.. 나는 무엇을 원하는지등을 이야기하면서 내가 인식하지 못했던 것들을 하나씩 인식합니다.
스승을 통해서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느것.. 이건이 변화를 위해서 가장 빠르고 쉬운 길입니다.
추후 기회가 되면 안데르스 에릭슨의 “1만 시간의 재발견”이라는 책으로 유명해진 개념인 “Deliberate Practice” 를 다루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한국어로 하면 의도적 훈련, 의식적인 연습 정도가 되겠습니다. 사실 Deliberate 이라는 단어를 한국어로 정확히 번역하는 것은 가능한거 같지 않습니다. 라틴어가 어원인 단어인데요 deliberare = de(완전히) + librare(저울질하다) 에서 왔습니다.
마무리
인도의 영적스승 스리 아마 바가반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삶은 움직임입니다. 질서와 무질서 사이를 왔다 갔다 합니다."
Life is a movement; an oscillation between order and disorder.
우리는 늘 긍정과 부정 사이를 진동합니다. 그게 삶입니다. 중요한 건 진동을 멈추는 게 아니라, 내 중심을 어디에 두느냐입니다.
환경을 바꾸세요. 주변 5명을 바꾸세요. 그리고 매일 30초, 오늘 하루 내 마음이 어땠는지 돌아보세요. 그리고 성장하고자 하는 분야에서 성과를 이룬 스승을 만나세요~
시계추의 중심축은 하루아침에 옮겨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환경이 바뀌고, 매일의 알아차림이 쌓이면, 어느 날 문득 깨닫게 됩니다. 예전 같으면 화가 났을 상황에서 그냥 웃고 있는 자신을요.
다같이 독강임투하면서 성투하세요~
당신의 무의식은 안녕하십니까? 당신의 꿈을 죽이고 있는 건, 당신의 부정적인 무의식입니다 [자이코의 무의식 씨리즈 1편]
당신은 정말 긍정적인 사람인가요? 아니면 부정적인 사람인가요? [자이코의 무의식 씨리즈 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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