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시스템에 눈을 떴을 때,
돈을 많이 벌고 싶은 마음이 넘쳐 흐를 때
부모님께서 저를 보시고는
“내가 3억 빌려줄게” 이야기 해주셨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혹했습니다.
당시 저는 매일 강의를 들었고,
주말마다 임장을 다녔고,
책상 위에는 읽다 만 책이 세 권씩 쌓여 있었습니다.
그런데 정작 손에 쥔 돈이 없었습니다.
공부는 하는데 아무것도 못 하고 있다는 초조함이 늘 있었죠.
그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신 부모님이
어느 날 저녁 밥상머리에서 말씀하셨습니다.
"네가 그렇게 열심히 하는데 돈이 없어서 못 하는 거잖아. 우리가 3억 빌려줄 테니, 한번 해봐라."
그 말이 귓가에서 떠나질 않았습니다. 3억이면 당장 뭔가를 살 수 있었습니다. 그간 공부한 게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어차피 오를 텐데, 지금 들어가면 되는 거 아닌가?' 그런 생각이 꼬리를 물었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 귓가에 맴도는 말이 하나 있었습니다.
"실력 없는 투자자에게 큰 돈은 독입니다."

당시 선생님들이 수업 때마다 하셨던 말씀이었습니다.
그때는 솔직히 '나는 열심히 하고 있는데,
그게 나 얘기는 아니겠지'라고 흘려들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3억이 눈앞에 놓이고 나서야,
그 말의 무게가 온몸으로 느껴졌습니다.
저는 그날 밤 부모님께
"아직은 괜찮아요"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결론적으로 돈을 빌리지 않았던 것은
제 입장에서 신의 한 수였습니다.
왜냐하면 돈을 빌려서 매수하려는 자산이
상대적으로 가격 변화가 없었고,
결론적으로 빌리지 않았던 게 더 나은 수준이었거든요.

무엇보다 저는 빚을 갚고 있지 않아도 되었기에,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저는 지금도 매달 부모님께 돈을 갚고 있을 겁니다.
원금이 빠져나가는 동안 종잣돈을 모으는 건 훨씬 더 어려워졌을 거고,
추가 투자는 사실상 불가능했을 겁니다.
그때 제 실력으로 고른 아파트가 좋은 결과를 냈을 거라는 보장이 없습니다.
확신이 없었습니다. 비교가 안 됐습니다.
왜 이 단지인지, 옆 단지랑 뭐가 다른지, 지금 이 가격이 싼 건지 비싼 건지.
아는 것 같았지만 실제로는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실력이 없는 문제를 저는 그걸
'돈 문제'로 착각하고 있었습니다.
돈이 없어서 투자를 못 하고 있다고. 그런데 진짜 문제는 달랐습니다.
돈이 생겼을 때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는 실력이 없었던 것이 문제였습니다.
저는 이 기준을 씁니다.
30분 안에 자신감있게 투자해도 좋을 자산 3가지를 말할 수 있다는 것은 평소에 내가 투자에 대한 훈련이 되어 있다는 뜻이고, 그 자산을 지킬 수 있는 멘탈리티도 갖추고 있는 뜻이기도 합니다.
위 질문에 답이 안 된다면, 아직 실력을 쌓아야 할 시간입니다.
그리고 그건 부끄러운 게 아닙니다. 저도 그랬으니까요.
문제는 그걸 인정하지 않고 돈이 생기는 순간 바로 매수하려는 것입니다.
중요한 건 실력이 생길 때까지 아래 3가지를 하며 시간을 보내시는 겁니다.
첫째, 강의나 책을 꼭 레버리지하세요. 내가 혼자 10년 걸릴 것을, 이미 그 길을 걸어온 사람의 경험에서 2~3년으로 당길 수 있습니다. 수업에서 배운 기준 하나가, 나중에 수천만 원의 차이를 만듭니다. 강의는 비용이 아니라, 가장 싸게 사는 실력입니다.
둘째, 강의나 책 속 내용을 행동으로 옮기며 내 것이 될 때까지 반복하세요. 책을 읽었다고 아는 게 아닙니다. 책에서 본 논리로 실제 단지를 분석해보고, 임장지에서 그 관점을 직접 적용해봐야 내 것이 됩니다. 책을 읽는다고 인생이 변하지 않습니다. 행동이 변해야 인생이 변합니다.
셋째, 모의투자로 실전 감각을 채워보세요. 지식과 판단은 다릅니다. 머릿속에 아무리 많아도, 현장에서 쓰지 않으면 굳어버립니다. 틀려도 됩니다. 지금 모의투자에서 틀리는 것과, 실투자에서 틀리는 것은 전혀 다른 무게입니다. 지금 틀려야 나중에 안 틀립니다.
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자산을 매수한 후 2억이 떨어졌습니다.
당시에는 “아 너무 실수했다… 만회 빨리 하고 싶다…”라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그 비싸게 산 자산을 10번도 넘게 복기하면서
“아 이건 그래도 들고 있는 게 맞기는 하겠다.”
“대신 다른 자산들이 너무 저렴한 것 같다.”
등의 저만의 투자 원칙이 새겨졌습니다.
아무것도 못하고 있던 시기에
아무것도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 건
어떻게 보면 제 가난한 마음 때문이었습니다.
돈이 있어야 실력이 쌓이는 게 아니라
내가 가진 모든 경험을 철저하게 복기하고 개선하며
내 안의 투자 기준을 날카롭게 만드는 시간이
저를 더 나은 투자자로 만들어줬습니다.
아마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 많은 분들께서는
“아 그 때 살 걸!” 이라는 생각을 한번쯤은 해보셨을 겁니다.
혹은 “아 그 때 돈을 더 빌려서 해볼 걸!”이라는
생각을 하실 수도 있으실겁니다.
그러나 투자에서는 실력이라는 영역이 분명히 존재하며,
내가 정한 투자 영역에서 이해를 높이고
용기를 낼 때와 조심해야할 땨를 구분할 수 있다면
어떤 상황이 되더라도 결국 큰 돈을 벌 수 있는 사람이 됩니다.
조급한 마음이 올라오실 때
“이 행동이 장기적으로 나의 자산과 성장에 도움되는가?”
관점으로 의사결정 해보시고 시간이 선물하는 무형 자산에 집중해보세요.
이 사고를 반복하시면,
여러분은 부자가 되시는 과정에서 단순히 돈이라는 결실 외에도
언제라도 해볼 수 있다는 자신감과 용기
주체적인 선택을 통해 깨달은 과정 상의 긍정성
가족/친구들과 갖게 되는 만족도 높은 관계
이런 것까지 보너스로 얻게 되실 겁니다.
모처럼 새벽 일찍 출발하는 임장길에서 든 생각을 글로 정리해봤습니다 :)
모두 좋은 하루 보내세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