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정확히 8년전인 2018년 2분기.
서울 전세가가 하락세에 빠지자 언론, 기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그 원인을 두고 설왕설래하는 모습이 있었습니다. 그 중 일부 언론은 전세가 하락의 원인을 두고 "헬리오시티 입주"를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 기사를 보면서 2018년 12월에 입주하는 헬리오시티가 어떻게 2018년 2분기 전세가 하락의 원인이 될 수 있는가 하는 생각에 의아했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 저는 부동산 글을 조금씩 쓰기 시작하면서 첫 책을 낸지 얼마 안된 시점이기도 해서 나름 패기(?) 돋는 상황이었기에 "왜 서울 전세가가 하락하는지"에 대해 깊게 파보기로 했습니다.
여러 요소를 뒤져보다가 한 가지 발견한 게 있었는데요, 바로 "동탄발 입주 물량 여파"였습니다. 많은 분들이 동탄 입주가 서울 전세가와 무슨 상관이냐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동탄2 신도시 물량은 당시 상당한 수준이었는데요, 2015년부터 지속된 거대한 입주 물량을 견디지 못하고 동탄이 속한 화성시 전세가는 2017년 1분기 고점을 이루고 하락세에 접어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 분기인 2017년 2분기에 이번에는 수원시 전세가가 고점을 이루고 하락세에 접어들었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용인시가 2017년 3분기에 고점을 이루고 하락 전환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성남시와 서울시가 2018년 1분기에 고점을 이루고 2분기에 하락했습니다.
이 흐름을 보시면서 많은 분들이 알아채셨을 겁니다. 즉, 화성시의 입주 물량 폭탄이 연쇄적인 파장을 일으키면서 그 파도가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북상하면서 영향을 미쳐온 모습이 확인된 셈입니다. (물론 지역이 멀어질수록 파장의 힘이 줄어든 것도 사실입니다만)
과거 10년 이상의 데이터를 보면 서울 전세가는 서울보다 수도권 입주 물량과 깊은 음(陰)의 상관관계가 있음을 여러 차례 말씀드렸는데 그 일단이 바로 이런 모습입니다. 서울과는 무관해보였던 화성시의 막대한 입주 물량이 시차를 두고 서울에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
그런데 8년이 지난 지금.
다시 한번 동탄의 변화가 서울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 도래할 예정입니다.
삼성전자 반도체부문과 SK하이닉스 임직원이 받게 될 막대한 성과급이 수도권 동남권 부동산에 훈풍을 불게 할 것이라는 글을 작년에 올렸을 때 많은 분들이 참신한 시각이라고 말씀해주셨는데, 지금 이것이 현실화될 조짐이 보이자 셔세권(셔틀버스 + 역세권)이라는 단어까지 나타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반도체부문(7만 7천여명)과 SK하이닉스(3만 3천여명) 임직원을 합치면 11만여명에 이르게 됩니다. 이들이 2027년 1월과 2028년 1월에 2026년과 2027년 성과급 명목으로 각각 수억원씩을 받게 될 예정입니다. 2026년 영업이익으로 삼성전자가 300조원, SK하이닉스가 250조원을 거둘 경우 1인당 성과급은 삼성전자 반도체부문은 4억원, SK하이닉스는 7억원 정도를 받게 됩니다. (영업이익 10%를 성과급으로 배분할 경우이므로 삼성전자 노조의 요구대로 영업이익 15%를 성과급으로 받게 될 경우는 1인당 성과급은 6억원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런데 통근거리상 삼성전자 반도체부문과 SK하이닉스 임직원들의 대다수는 수도권 동남권에 거주할 것이 예상되기 때문에 해당 지역 부동산에 훈풍이 불 것이라는 예상은 당연한 추정입니다. 그리고 이런 추정을 보다 현실성 높게 만드는 기사가 얼마 전에 나왔습니다.

위 그림은 삼성전자 반도체부문이 위치한 기흥ㆍ화성사업장 셔틀버스 운행 현황을 나타낸 그림입니다. 임직원들이 출근시 이용하는 버스이므로 자연스레 임직원들이 주로 어디에 주거하는지를 알 수 있게 해주는 자료입니다.
서울시 내에서는 262대, 서울시 외에서는 1,342대의 셔틀버스가 운행 중이라는 이야기인데요, 보시다시피 대부분의 셔틀버스가 수도권 동남권 위주로 운행되고 있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역시 눈에 띄는 것은 동탄신도시와 수원 영통구입니다. 전체 셔틀버스의 38%가 동탄신도시와 수원 영통구에서 운행되고 있습니다. 동탄신도시와 수원시 4개구를 모두 합칠 경우는 무려 50%의 셔틀버스가 운행되고 있음이 확인됩니다. 삼성전자 반도체부문 임직원의 절반 가량이 동탄신도시와 수원시에 살고 있음을 가늠케 합니다.
주로 동탄신도시와 수원시에 거주하는 반도체 임직원들이 2년간 10억이 넘는 성과급을 받게 될 경우 그들의 선택은 어떻게 될까요. 해당 지역에서 평형을 넓히거나 보다 상급지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겠죠. 과거 2017~18년 당시 동탄신도시의 막대한 입주 물량이 시차를 두고 수원시 → 용인시 → 성남시 → 서울시로 하방 압력이 전개되었듯이, 2026년 이후 동탄신도시와 수원시에 거주하는 수만명 임직원에게 막대한 성과급이 풀릴 경우 시차를 두고 동탄신도시/수원시 → 용인시 → 성남시 → 서울시로 상방 압력이 전개될 가능성은 농후합니다.
서울 내에서도 셔틀버스의 분포도를 보면 송파구(48대), 서초구(40대), 동작구(29대), 강동구(26대), 중구(24대), 강남구(21대) 순인데 SK하이닉스 임직원들이 주로 어디에 거주하는지 데이터가 없는 게 아쉽습니다만 사업장이 경기도 이천시에 위치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송파구, 강동구의 비중이 더욱 높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자연스레 서울도 동남권의 수혜가 예상될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발 유동성 확대(역대 최대 예산)와 민간발 유동성 확대(반도체 초호황)가 공급 감소와 만나는 구간이 2026~28년입니다. 정부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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