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동료분께 이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어떻게 책 내용을 적소에 꺼내세요?
저는 책을 읽어도 하나도 기억이 안 나던데요
그 말을 듣고 저도 잠깐 생각했습니다
사실 저도 처음부터 책 내용을 잘 기억하는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책을 읽고 덮었는데 남는 게 별로 없는 것 같아 허무했던 적도 많았습니다
대화 중에 책 문장을 자연스럽게 꺼내는 분들을 보면 신기했습니다
어떻게 저 순간에 저 문장이 생각날까
어떻게 책에서 본 내용을 지금 상황에 연결할까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알게 됐습니다
책을 잘 기억하는 사람은
책과 자주 만나는 사람이었습니다

책 없는 방은 영혼 없는 육체와 같다 - 키케로
각각의 새로운 책은 하나의 거대한 도전이다
새 책을 집어 드는 순간, 우리는 생각의 안전지대에서 한발 물러난다.
익숙했던 해석이 더 이상 통하지 않을 수도 있고, 당연하다고 여겼던 믿음이 흔들릴 수도 있다.
읽는다는 일은 단순히 문장을 소비하는 차원을 넘어
오랫동안 고수해온 자기 확신을 잠시 유보하는 선택이다
인생을 위한 최소한의 생각 - 신영준/고영성
아주 작은 습관의 힘에서는 좋은 습관을 만들려면
처음부터 거창하게 시작하지 말라고 합니다
이렇게 시작의 문턱을 낮추는 것입니다
책 읽기도 같습니다.
저도 바쁜 날에는 한 페이지만 읽었습니다
졸린 날에는 책을 펴기만 한 날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책은 놓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책과 멀어지지 않기 위해서였습니다
하루 한 페이지는 너무 작고 책을 펴는 것만으로는 별것 아닌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런데 그 작은 행동이 반복되면
누군가의 고민을 들을 때 책에서 본 이야기가 연결됩니다
책을 하루라도 읽지 않으면 입 안에 가시가 돋힌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책을 멀리하면 정말로 가시 돋친 말이 나갈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책을 읽지 않으면 지식만 부족해지는 게 아니라
마음의 결이 거칠어지기 때문입니다
생각이 좁아지고, 가시 돋힌 말이 나가고 감정이 먼저 튀어나올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때 책을 읽는 시간은 우리의 마음을 한 번 다듬는 시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생각해보면 삶의 흐름이 매끄럽지 못했던 시기에는 책과 멀어져 있었다.
잠깐 책을 펼쳐 몇 페이지라도 읽을 여유가 없다는 것은 나를 위한 시간이 없는 것과 같은 의미였다.
책 한 권, 문장 한 줄 읽지 못하는 일상을 보내고 있으니 이미 나를 돌보지 못하고 있는 셈이었다
어른의 품위 - 최서영
‘언젠가’는 당장의 불편과 변화에 대한 불안을 피하는 핑계다. ‘언젠가’는 사람을 수동적으로 만든다.
교황 바오르 6세는 말했다. ”누군가 우리에게 말합니다.
우리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어가고 있다고요. 그러면 우리는 매분 매초 삶을 제한하면 살겁니다.
그 일을 하세요! 원하는 게 무엇이든 당장 하십시오! 있는 건 오직 수없이 많은 내일뿐입니다.
꿈은 ‘언젠가’라는 단어에는 대답하지 않는다. 오직 용감하게 뛰어드는 사람에게만 대답해준다
부자의 언어 - 존소포릭
그래서 저는 책 읽기를 너무 거창하게 만들지 않으려고 합니다
책 한 권을 끝내야 한다고 생각하면 부담스럽고
읽고 바로 적용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시작 전부터 어렵습니다.
그래서 기준을 낮춰보면 좋겠습니다
제가 정한 책 읽기 습관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대중교통으로 이동할 때 책을 폅니다
버스에 타면 핸드폰을 보기 전에 책을 먼저 꺼냅니다
많이 읽지 못해도 한 페이지라도 읽으면 됩니다
둘째, 밤에 자기 직전 책을 폅니다
잠들기 전 긴 시간을 확보하려고 하면 부담스러워집니다
그래서 책 한 장만 읽자는 마음으로 시작합니다
어떤 날은 몇 장을 읽을 수도 있고
어떤 날은 한 문장만 읽고 덮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건, 책을 놓지 않는 것입니다
책 내용을 기억하는 힘은
한 번에 많이 읽는 데서만 생기지 않았습니다.
책과 멀어지지 않는 날들이 쌓일 때 책 속 문장은 내 안에 남았습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필요한 자리에서 나와줄 것입니다

인간에게 모든 것을 빼앗을 수 있지만 단 한 가지만은 빼앗을 수 없다.
주어진 상황에서 자신의 태도를 선택하는 것, 자신의 길을 선택하는 것. 이게 바로 인간의 마지막 자유다.
죽음의 수용소에서 - 빅터플랭크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오늘 당장 책 한 장 읽으러 가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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