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상세페이지 상단 배너

6.3 지방선거 결과의 함의(含意)

26.06.08



"민주당이 이겼지만 진 것 같고 국민의힘은 졌는데 이긴 것 같다"

 

6.3 지방선거 결과를 두고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가 한 말인데 이만큼 이번 지방선거 결과를 잘 표현한 문장이 있나 싶다.

 

시장ㆍ도지사에서는 민주당이 12석, 국민의힘이 4석을 차지하고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는 민주당이 9석, 국민의힘이 4석, 무소속이 1석을 차지한 것을 보면 표면상으로는 민주당이 승리한 게 맞아 보인다. 그러나 시장ㆍ도지사에서는 당초 15대1로 민주당의 압승이 거론되는 상황이었던 데다 가장 핵심지인 서울시장 탈환에 실패한 점,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대상 지역구 14석 중 13석이 원래 민주당의 차지였으나 오히려 4석을 잃은 점 등은 민주당에게는 승리했다는 기쁨을 희석시키는 결과였을 것이다.

 

국민의힘은 절대 열세라고 평가받던 상황에서 서울시장을 지키고 국회 재보궐 선거도 3석을 추가 확보하면서 당초 예상보다 선전하였으나, 한편으로는 부산ㆍ울산시장을 뺏긴데다 장동혁 대표와 척을 졌던 오세훈 시장과 한동훈 후보가 각각 선거에서 승리하면서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일 것이다.

 

이번 6.3 지방선거 결과를 부동산과 연결지어서 생각해볼 때, ㎡당 2000만원 이상 지역은 국민의힘이 강세를 보였고 ㎡당 2000만원 미만 지역은 민주당이 강세를 보였다는 중앙일보의 분석은 흥미롭다(㎡당 2000만원이라면 평당 6600만원이다). 그러나 사실 신선한 내용은 아니었다. 지금까지 수많은 선거 결과를 지켜봐오면서 대체로 집값이 높은 지역일수록 보수당을 지지하는 경향이 짙었던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동산 관련해서 이번 6.3 지방선거 결과의 숨은 함의(含意)는 다른 데 있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그 숨은 함의는 "변화"에서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장 눈에 띈 변화는 바로 "20ㆍ30대 여성"이었다.

 

이번 지방선거 서울시장 투표에서 20대 여성은 오세훈 후보 41%, 정원오 후보 49%를 찍었고, 30대 여성은 오세훈 후보 54%, 정원오 후보 43%를 찍었다. 참고로 4년전 지방선거에서는 20대 여성의 31%, 30대 여성의 46%가 오세훈 후보를 찍었다. 4년 후에는 20대 여성 중 10%, 30대 여성 중 8%가 오세훈 후보 지지 대열에 추가된 셈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대구와의 비교다. 이번 지방선거 대구시장 투표에서 20대 여성의 45%, 30대 여성의 41%가 추경호 후보를 찍었는데 이것과 비교해보면 적어도 30대 여성의 지지율은 서울시에서의 오세훈 후보가 대구시에서의 추경호 후보보다 앞섰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전국 단위에서는 여전히 20대 여성의 26%, 30대 여성의 33%만 국민의힘을 지지한 것만 보아도 서울 20ㆍ30대 여성의 변화는 이채롭다.

 

그동안 민주당의 든든한 우군이었던 20ㆍ30대 여성이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과거와 다른 행동을 보인 이유는 무엇일까. 특히 보수의 성지라고 일컬어지는 대구의 30대 여성보다 서울의 30대 여성이 국힘 후보를 더 지지한 것은 무슨 연유일까.

 

30대 여성은 생애 주기상 독립, 결혼, 출산 등으로 안정적인 주거지가 가장 절실한 세대다. 그러나 갈수록 심해지는 전월세난과 민주당의 규제 중심 부동산 기조에 피로감을 느낀 이들이 오세훈 후보 지지로 전환한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참고로 현재까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재명 정부는 7월에 발표될 세제개편안에서 부동산 세제의 대폭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다주택자 및 비거주 1주택자, 고가 1주택자에 대한 증세를 거듭 시사하고 있으며 1주택자 장기보유특별공제도 보유 기간에 따른 공제 규모를 축소 또는 폐지하고 거주 기간에 따른 공제 규모를 확대 적용할 태세다.

 

그런데 보유세 증세는 세입자로의 조세 전가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종부세를 도입한 노무현 정부와 종부세를 확대 적용한 문재인 정부때 월세 상승률이 이명박ㆍ박근혜 정부때보다 높았다는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 심지어 지금은 공급이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세입자로의 조세 전가가 보다 용이한 시장 상황이라는 이야기다. 이런 상황에서 전월세가 급등을 유발할 수 있는 보유세 인상을 2027년에 감행할 수 있을지 무척 궁금해진다.

 

마침 2028년 4월에 열리는 총선을 앞두고 과연 이번 서울 30대 여성처럼 민심 이반을 초래할 수 있는 규제를 택할 수 있는가. 문재인 정부 임기가 끝나고 20대 대선에서 정권 재창출에 실패한 이유가 바로 서울의 표심 변화였다는 것을 모를 리 없는 민주당이 말이다.

 

 

※ 2017년 19대 대선에서 서울에서만 142만표 차이로 압승한 민주당이 2022년 20대 대선에서는 서울에서 31만표 차이로 패배했는데, 당시 대선 전체 득표차가 25만표 차이였던 것을 감안하면 서울에서의 패배가 곧 대선 전체 패배로 이어진 상황이었음.




댓글

탑슈크란
26.06.08 09:29

2030 여성 표심의 변화가 있었군요. 규제 해제의 반복보다는 정책의 일관성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정강지
26.06.08 09:45

매주 월요일 칼럼 잘 읽고 있습니다. 시장에 대한 견해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도레미파
26.06.08 12:45

투표율의 변화가 이렇게 움직였구나 새삼 신기하네요~! 늘 칼럼 너무 잘읽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커뮤니티 상세페이지 하단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