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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제일 마지막으로 나왔는데.." 이걸 모르면 10년 뒤도 똑같습니다

3시간 전

또 막차였다.

현관문을 여니까 집이 깜깜했다.

아이는 자고 있었다.

식탁 위엔 랩을 씌운 밥 한 그릇.

나는 불도 안 켜고 그 앞에 앉았다.

 

오늘도 회사에서 제일 늦게 나왔다.

이번 주만 벌써 세 번째.

나는 성실하게 살고 있다고 믿었다.

누구보다 열심히.

 

근데 이상했다.

통장은 작년이랑 똑같았다.

 

 

더 많이 일했지, 다르게 일한 게 아니었다

 

어느 날 문득 알았다.

나는 계속 더 '많이' 일하고 있었다.

근데 한 번도 더 '다르게' 일한 적은 없었다.

 

하루는 24시간이다.

시간을 팔아서 버는 돈에는 천장이 있다.

야근은 그 천장에, 조금 더 빨리 머리를 박는 일이었다.

 

 

성실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

 

그 말, 절반만 맞다.

방향이 없는 성실은, 제자리에서 더 빨리 뛰는 것뿐이다.

땀은 나는데, 앞으로는 안 간다.

 

나는 트랙 위를 죽어라 달리고 있었다.

정작 그 트랙이 어디로 가는지는, 한 번도 안 봤다.

 

 

정시에 일어나던 날

 

어느 날 큰맘 먹고 정시에 일어섰다.

이상하게 눈치가 보였다.

남는 시간에 뭘 했냐면, 별거 아니었다.

책 보고. 숫자 보고. 주말엔 동네 한 바퀴.

 

회사에선 내가 좀 덜 성실해 보였을 거다.

근데 그때 처음으로, 내 성실의 방향이 바뀌고 있었다.

노동을 향하던 성실이, 자산을 향하기 시작한 거다.

 

 

어제는 일찍 들어갔다

 

어제는 아이가 깨어 있는 시간에 집에 왔다.

문을 열자마자 아이가 뛰어왔다.

"아빠 오늘 일찍 왔다!"

그 한마디가, 야근 백 번보다 좋았다.

 

열심히 살지 말라는 얘기가 아니다.

더 열심히 말고, 더 옳은 방향으로.

 

평범에서 벗어나는 건 야근의 양이 아니라, 성실의 방향이 정한다.

 

오늘도 늦게까지 불 켜고 있는 누군가에게.

당신이 게을러서 평범한 게 아니다.

그 성실을, 아직 다른 데 안 옮겨서 그렇다.

 


댓글

애몽이
3시간 전N

방향이 없는 성실은 제자리에서 더 빨리 뛰는 것뿐이다~!!! 제 얘기인것 같아서 이 한줄에 눈을 떼지 못하겠어요~ 감사합니다~깨우쳐 주셔서...

복식부기
3시간 전N

물속에서 쉬지않고 허우적 하는데 계속 그 자리 맴돌다보니 세상을 원망하며 나쁜 기운을 퍼뜨리고 살았습니다. 꼴딱꼴딱 넘어갈 때가 되니 그제야 트랙이 어느 방향인지 보였던 거 같습니다. 방향표를 새워주셔서 감사합니다.

프로그래스
3시간 전N

방향과 성실함을 올바르게!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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