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행복한 투자자 제이씨하입니다.
오랜만에 월부닷컴에 글을 써보는 것 같네요 ㅎㅎ
요즘 시장에서 똘똘한 한채라는 말을 정말 자주 듣게 됩니다.
그냥 트렌드 같은 단어려니 했는데,
곰곰이 되짚어보니 어느 날 갑자기 생긴 인식이 아니라
지난 몇 년간의 사건들과 정책들이 차곡차곡 쌓여서 만들어진 결과였습니다.
지난 하락장의 시작인 23년부터 지금까지
어떤 사건들을 거치며 이러한 심리가 자리잡았는지 개인적으로 한번 정리해보았습니다.
물론 틀린 내용이 있을수도 있지만,
함께 시장을 보고 계신 동료분들께 작은 참고가 되면 좋겠습니다 :)
23년에 가장 기억에 남는 키워드는 금리인상와 역전세 인 것 같습니다.
채당 역전세 금액이 유독 컸던 시기였라,
한 채만 흔들려도 부담인데 여러채가 동시에 흔들리니 정말 답이 없었죠…
주변의 수많은 동료분들이 이때 정말, 엄청나게 힘들어했던 경험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더구나 레고랜드 사태와 둔촌주공 악재까지 시장이 패닉에 빠지자, 정부는 규제를 풀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취득세는 끝내 풀리지 않았습니다.
양도세 중과 유예로 파는건 숨통이 트였는데 살 때는 여전히 비쌌어요.
이 어긋남이 실제로 발목을 잡은 분들도 많았습니다.
지방에 투자해두셨던 분들 중에는 역전세로 힘들어하시며
차라리 정리하고 수도권으로 갈아타자고 마음먹은 분들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막상 갈아타려고 보니 쉽지 않았습니다.
지방 물건을 팔고 수도권에 한 채를 새로 사는 순간,
그 한 채에도 취득세 중과세율이 그대로 적용됐기 때문입니다.
양도세는 풀렸지만 취득세는 그대로였으니, 팔아서 갈아타는 길목에서도 비용이 발목을 잡았던 거죠.
아마 이때가 똘똘한 한채에 대한 인식이 자리잡은 시작이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다주택 시스템이 자산을 불리는 전략 보다는
비용과 리스크가 따라붙는 짐으로 느껴지기 시작한 시기였던 것 같습니다.
24년 초 신생아특례대출이 출시됩니다.
사람들은 긴가민가 하면서도 저금리 대출과 높은 한도로 9억 이하의 집들이 팔리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이 대출로 집을 산 사람보다, 드디어 이 대출 덕분에 집을 팔 수 있게 된 사람들이
그 자금을 들고 상급지로 갈아타는 모습이 눈에 띄었던 것 같습니다.
정책자금이 본래 의도한 곳보다 한두 단계 위로 흘러간 셈입니다.
그리고 이 시기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같은 정책 하나를 두고 사람들의 희비가 극명하게 갈렸던 것 같습니다.
무주택이셨던 분들은 신생아특례를 발판 삼아 그토록 바라던 서울 내집마련을 이루셨고,
또 어떤 분들은 그 흐름을 타고 한 단계, 두 단계 위 상급지로 갈아타며 서울에 입성하셨습니다.
지방에 1채를 보유하신 분들도 많이 매도하고 내집마련을 하셨던 것 같습니다.
반면 다주택 시스템을 구축하신 분들은 같은 시기에 역전세와 취득세로 고통받습니다.
자산이 없던 분들이 똘똘한 한 채로 꿈에 그리던 서울에 들어가는 순간을,
자산이 여러 채 있던 분들은 오히려 발이 묶인 채 지켜봐야 했던 셈입니다.
이 대비를 직접 보거나 겪은 사람이라면,
한 채를 제대로 갖는 것이 가지는 것의 의미를 서로 다르게 느낄 수 밖에 없었을 겁니다.
이후 스트레스 DSR 2단계와 대출 규제로 시장이 잠시 눌리는 시기가 왔는데요,
이 눌림목이 사람들을 안심시키기보다는 오히려 조바심을 키웠다고 봅니다.
하급지는 정체되어 있는데 상급지만 계속 오르는 걸 지켜보면서,
지금 놓치면 영영 못 올라탈 수도 있다는 불안이 조용히 쌓여갔던 거죠.
25년부터 시작된 폭발적인 상승도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난 일이라기보다,
이미 눌려있던 압력이 터진 거라고 생각합니다.
25년, 마지막까지 묶여있던 강남 핵심지역 토허제가 풀리며 눌려있던 매수세가 한꺼번에 터져나왔습니다.
이번엔 실거주자뿐 아니라 지방의 자산가분들까지 서울에 들어오셨죠.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강남 3구 전체가 토허제로 재지정되며
주변으로 상승 흐름이 급격히 퍼져나갔습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건 모든 단지가 똑같이 오르지 않았다는 점이에요.
사람들이 선호하는 단지로만 매수세가 몰리면서 단지 간 격차가 더 크게 벌어졌습니다.
자연스럽게 흐름이 늦게 가는 지역과 단지들도 보이던 시기입니다.
그리고 아마 지난 상승/하락 시장의 학습 효과도 있었지 않았을까요?
그때는 외곽까지도 같이 올랐지만, 정작 하락장에서 많이 빠지며 거래가 안된 단지들도 많았거든요.
이러한 과거 경험과 함께, 현재는 올라간 것이 더 좋다는 사람들의 인식도 자리잡았습니다.
자연스럽게 사람들은 평형보다 입지를, 외곽보다는 중심지에 가까운 지역을
애매한 선택보다 확실한 선택을 고르는 분들이 많아진 것 같습니다.
여기에 10월 15일 토허제가 다시 묶이면서 또 한 번의 학습이 있었습니다.
상승 흐름이 지속되며 기회의 순간이 생각보다 짧을 수 있다는 걸 직접 보신 거죠.
"5일장"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더 빠르게 움직이려는 분들이 늘었습니다.
26년, 현재는 여러 왜곡이 동시에 자리잡은 것 같습니다.
올 초부터 세금 압박과 다주택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면서,
임대보다 매도를 택하시는 분들도 늘어난 것 같습니다.
자연스럽게 전세 물건은 줄어들고, 전세 가격은 나날이 오르고,
사람들은 다시 매수 수요로 내집마련을 시작합니다.
역설적인 건, 더 좋은 가치를 가진 자산일수록 토허제나 대출 같은 규제 때문에
오히려 가격이 왜곡되는 상황이 벌어진다는 점이에요.
게다가 투자자가 접근할 수 있는 지역인지 아닌지도 이 왜곡에 영향을 주고 있고요.
중심지에 사람들이 선호하는 단지들은 대부분 물건 자체가 적고,
매도자분들도 갈아탈 단지가 너무 올라 움직이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운 상황이 펼쳐집니다.
여기에 대출까지 조여놓다 보니, 금액 구간별로도 또 다른 왜곡이 생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이 아니면 이 시장의 기회를 놓친다는 인식 때문에
사람들은 지금이라도 자신이 살 수 있는 가장 좋은 한 채를,
높은 가격이라도 대출을 최대한 끌어서 매수하시는 것 같습니다.
내집마련을 준비하시는 분들 입장에서는,
똘똘한 한채가 더 이상 여러 채 중에 고민해서 골라낸 답이 아니라
애초에 선택지 자체가 사라진 자리에 마지막으로 남은 답처럼 느껴지는게
지금 시장에서 자리잡은 사람들의 인식인 것 같습니다.
똘똘한 한채 심리가 자리잡기까지의 사건들과 정책,
그 사이 사람들의 생각이 어떻게 바뀌어왔는지 제 나름대로 정리해봤습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제가 틀릴 수도 있어요)
23년 하락의 시작부터 역전세로 다주택의 리스크를 직접 겪어보고,
취득세라는 허들로 한 채 집중이 합리적이라는 걸 체감하고,
지난 상승·하락장을 거치며 입지의 중요성을 느끼기까지…
여러 경험이 쌓여 만들어진 심리이고 정부 정책도 이 방향을 강제하다 보니
아마 똘똘한 한채의 선호도가 단기간에 쉽게 바뀌긴 어렵지 않을까해요.
하지만 지금의 상황도 결코 영원하지 않을거라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이 흐름도 결국 몇 가지 사건이 쌓여 만들어진 결과니까요. (테마주랄까요…)
앞으로 규제 방향이 크게 바뀌거나 공급 구조에 변화가 생긴다면,
대출이 급격히 늘어난 상황에서 금리 인상을 통해 사람들의 일상에 영향을 준다면,
혹은 외부 시장 요인에 따라 하락 분위기가 갑자기 자리잡는다면,
등등…
똘똘한 한채도 여러 테마 중 하나로 흘러가고
한동안 외면받던 다주택 시스템 투자가 다시 주목받는 시기가 올 수도 있다고 봅니다.
결국 중요한 건 “무조건 이게 맞다”라고 단정하기보다는,
지금 시장 상황에서 사람들에게 무엇이 중요하게 적용되고 있는지 아는 것 같습니다.
그래야 다음에 흐름이 바뀔 때도 조금 더 빨리 알아차리고 기회를 잡을 수 있을테니까요.
결국 저희들이 집중해야 하는 것은 외부의 소음에 흔들리기 보다는
독강임투의 반복을 통해 시장을 꾸준하게 공부해나가야 하는 것 같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