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한 시기에 두 단지를 놓고 고민했습니다.
이 단지를 살까? 저 단지로 살까?
발품도 팔고, 이자 계산도 해보고…
며칠을 고민했습니다.
그래서 결국 지금 사는 집을 골랐습니다.
그리고 몇 달이 지났습니다.
고민했던 그 단지 시세를 찾아왔는데
내가 산 단지보다 2억이 더 올라 있었습니다.
같이 고민하던 지인도 비슷한 시기에 집을 샀습니다.
비슷한 예산과 고민이 있었습니다.
시간이 좀 지나고
오랜만에 만난 지인이 집을 샀냐고 물어보면서
"내가 산 집이 최근에 꽤 올랐더라고" 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웃으며 "잘됐다"고 했지만
집에 돌아오는 길이 이상하게 무거웠습니다.
내가 산 집 가격은 그대로였으니까요.
이런 마음은 집을 사고 나면
한번쯤은 경험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내가 잘 산 건가?”
“그때 다른 단지를 샀으면 어땠지?”
"나만 이런 건가?"
이런 불안한 마음이 한번이라도 들었다면
먼저 짚어야 할 게 있습니다.

내집마련이나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사실 중 하나는
우리가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투자는 선택이 아닙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평생 해야 하는 일에 가깝습니다.
물론 "나는 투자 같은 건 안한다"라고
이야기하시는 분들도 계실텐데
사실 아무것도 안 하는 것도 투자입니다.
바로 현금이라는 것에 투자를 하고 있다는
의미를 갖기 때문입니다.
현금을 보유하면 현금에 투자하는 겁니다.
통화량이 계속 늘어나는 상황에서
현금을 그냥 들고 있는 것은
수익률이 마이너스인 투자가 되는 것이구요.
그리고 부동산은 살기 위해서
다 강제로 참여 해야하는 시장입니다.
영원히 전월세로 거주하면서
2년마다 보증금을 올려주고
4년마다 이사를 나가야하는 건 아닌지
계속해서 걱정하며 살 것이 아니라면
언젠가는 집이라는 자산을 소유해야합니다.
그리고 내집마련은 이제 단순히
주거 공간을 갖는다는 의미만 갖지 않고
내 자산을 지키고 불리는 수단입니다.
거주 안정과 자산을 쌓아갈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하지만 그게 아닌 상황에서는
전세로 버티는 동안 집값이 오르면
그 상승은 집주인의 것이 됩니다.
반대로 내 집이 있다면
상승은 내 것으로 바뀝니다.
이런 관점에서 투자 혹은 내집마련으로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고
이젠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습니다.
그렇기에 집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습니다.
지금 느끼는 불안은 내가 고민한 선택이
틀렸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더 잘하고 싶다는 마음에서 오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마음은 오히려 좋은 신호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이 불안함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돌아보면 항상 아쉽습니다.
조금 더 일찍 샀으면
더 싸게 살 수 있었을 것 같고
기다렸다가 조정될 때 샀으면 합니다.
그런데 내가 원했던 타이밍에
관심을 가졌던 사람들은 어땠을까요?
하락할 때 산 사람은 "더 떨어질 것 같아" 걱정됩니다.
일찍 산 사람은 "지금 더 좋은 매물이 나왔는데" 후회합니다.
하지만 알아둬야 하는 건 지역별로, 단지별로
오르고 내리는 타이밍이 다 다릅니다.
(확정된) 호재가 반영되는 타이밍이 다를 수도 있고
그냥 시장의 관심을 받는 타이밍이 다를 수도 있고
주변 환경이 개선되면서 뒤늦게 오를 수도 있고
어떤 호재가 과도하게 반영되었다가 뒤늦게 하락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이런 모습을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세대수도 적고 역과 거리가 멀다고 외면받던 송파구의 한 단지
오르지 않을 때는 다들 별로라고 했지만
결국 시간이 지나 가격이 오르자 "역시 송파"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과거에는 저렴했던 동대문구가
이제는 오히려 많이 올라 비싸졌습니다.
반대로 비싸게만 느껴졌던 성동구
광진구가 지금은 오히려 저렴해 보입니다.
결국 시기라는 것이 있습니다.
내 집이 아직 덜 올랐다면
그 시기가 아직 오지 않은 것입니다.
지금 내 집이 덜 올랐다고
그 집이 나쁜 집이라는 뜻이 아닙니다.
아직 덜 올랐을 뿐입니다.
지금 당장의 가격만 볼 것이 아니라
내가 선택한 집을 왜 선택했는지
다시 물어보는 게 먼저입니다.
완벽한 타이밍을 잡는 것은 정말 어렵습니다.
우연히 그렇게 된 사례가 공유되고
사람들은 부러워하지만 흔한 경우가 아닙니다.
타이밍을 놓쳤다고 해서 끝이 아닙니다.
한 가지 더, 최종 결과는
상승장이 끝나야 알 수 있습니다.
지금 내 집이 덜 올랐다고
잘못된 선택이라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마치 끝나지 않은 경기를
중간까지만 보고 결과를 판단하는 것과 같습니다.
최근 자산 시장이 급격하게 오르면서
빠르게 오르는 것에 너무 익숙해졌습니다.
샀는데 한 달 뒤에 안 오르면 불안하고
석 달 뒤에도 그대로면 후회가 밀려옵니다.
하지만 긴 호흡으로 바라봐야 합니다.
돌아봤을 때 더 나은 선택지가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후회보다 복기가 필요합니다.
그 선택이 정말 잘못된 것이었는지
감정이 아니라 객관적으로 들여다보는 것.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면 정리해서 다음 선택에 반영하는 것.
후회는 복기가 될 수 있습니다.
복기는 다음 선택을 더 낫게 만듭니다.
매수 후 불안한 마음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이 집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렇지 않습니다.
물론 개인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처음 매수하게 되는 보통 집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고
다음 집으로 갈아타기를 위한 징검다리입니다.
이 집에서 자산이 쌓이면
더 좋은 곳으로 갈아탈 수 있습니다.
전세로 2년마다 이사를 다니던 사람이
내 집을 갖는것 만으로도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게 움직이지 않은 사람과
움직인 사람의 차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커집니다.
집을 산 뒤 해야 할 일은 언제 오를지 기다리며
시세를 매일 들여다보는 것이 아닙니다.
고민한 다른 단지의 신고가 기사를 찾아보는 것도 아닙니다.
아래 세 가지를 시작해보셨으면 합니다.
첫째, 복기를 해보는 것입니다.
내가 왜 이 집을 골랐는지, 어떤 기준으로 결정했는지를
다시 써보면서 흔들렸던 마음을 다시 잡을 수 있습니다.
이땐 과정과 결과를 나눠서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과정에서 아쉬운 부분이 없었는지
반기마다 결과를 복기하며 가격 변화를 정리하고
기록을 통해 다음 선택에서 반영하는 것입니다.
둘째, 갈아타기를 준비하세요.
지금 산 집이 끝이 아닙니다.
내가 원하는 곳으로 가기 위한 징검다리입니다.
마지막으로, 저축과 대출을 점검해야합니다.
소득은 늘고 있는지, 지출이 새고 있는 곳은 없는지,
대출 원리금은 감당 가능한 범위 안에 있는지 등.
이 세 가지가 맞게 돌아가고 있다면
종잣돈이 쌓이고 갈아탈 기회를 더 빠르게 잡을 수 있습니다.
당장의 결과에 일희일비 하지 않고
내 선택을 믿고 더 좋은 기회가 올때까지
미리 준비하는 시간을 쌓아가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