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독모] 대한민국 부동산의 역사 독서 후기 [이키s]

26.07.16 (수정됨)

본 것

가장 크게 남은 것은 집값이 하나의 원인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부동산 가격은 경제성장, 소득, 공급, 금리, 대출, 정책, 전세가격과 투자 심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였다. 어떤 시기에는 빠른 경제성장과 도시화가 상승을 이끌었고, 어떤 시기에는 공급 부족과 저금리가 가격을 끌어올렸다. 반대로 대규모 공급과 경기 둔화, 높은 금리와 금융 위기는 시장의 침체를 불러왔다.

같은 금리 인하나 규제 완화라도 당시의 공급과 경기, 가격 수준에 따라 결과는 달랐다. 그동안 나는 하나의 정책이나 기사만 보고 시장 전체의 방향을 예상하려 했지만, 중요한 것은 개별 뉴스가 아니라 여러 조건이 현재 시장에서 어떻게 맞물리고 있는지를 보는 것이었다.

 

깨달은 것

책을 읽으며 공급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

주택이 부족한 시기에는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이 함께 상승했고, 대규모 공급이 이어진 시기에는 시장이 오랫동안 조정을 받았다. 공급은 단순한 입주 물량이 아니라 전세가격과 매매가격, 미분양, 투자 심리와 임차인의 이동까지 폭넓게 영향을 미치는 요소였다.

다만 공급이 많다고 무조건 나쁜 지역이고, 적다고 무조건 좋은 투자처인 것은 아니었다. 일자리와 인구가 늘어나는 지역은 많은 공급을 소화할 수 있지만, 수요가 줄어드는 지역은 공급이 적더라도 가격이 장기간 정체될 수 있다. 따라서 지역 전체의 공급량만 볼 것이 아니라 어느 생활권에 공급이 집중되는지, 기존 수요가 이를 감당할 수 있는지까지 살펴봐야 한다.

대한민국 부동산의 역사는 정부 정책의 역사이기도 했다. 가격이 상승하면 대출과 세금, 청약과 재건축 규제가 강화됐고, 시장이 침체되면 규제 완화와 금융 지원 정책이 나왔다. 그러나 정책의 의도와 시장의 결과가 항상 같지는 않았다.

규제로 거래를 억제할 수는 있어도 사람들이 원하는 지역의 주택이 부족하다는 사실까지 바꾸기는 어려웠다. 반대로 규제가 완화됐다고 해서 모든 지역이 곧바로 상승하는 것도 아니었다. 정책의 이름이나 방향보다 그 정책이 집주인과 실수요자, 투자자의 행동을 어떻게 바꾸고 수요와 공급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는 것이 중요했다.

책을 읽기 전에는 대한민국 부동산의 역사가 결국 집값은 장기적으로 오른다는 결론일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모든 지역과 주택이 똑같이 상승한 것은 아니었다. 상승장에서도 오르지 못한 지역이 있었고, 같은 도시 안에서도 직장과 교통, 학군, 생활환경에 따라 회복 속도가 달랐다.

따라서 믿어야 하는 것은 막연한 부동산 불패가 아니라 사람들이 계속 살고 싶어 하는 부동산의 가치였다. 좋은 지역이라는 이유만으로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가치 있는 지역과 단지가 가격까지 저렴할 때 선택해야 한다. 결국 투자는 좋은 자산을 찾고, 그 자산이 현재 저평가돼 있는지를 비교하는 과정이었다.

이 책을 통해 다시 확인한 것은 시장을 예측하는 것보다 준비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상승장에서는 가격이 계속 오를 것이라는 낙관이 퍼지고, 하락장에서는 다시는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공포가 시장을 지배한다. 그러나 시장은 과도한 낙관과 비관 사이에서 다시 균형을 찾아왔다.

내가 해야 할 일은 다음 상승장이 언제 시작될지를 맞히는 것이 아니다. 좋은 자산을 알아볼 수 있도록 지역을 공부하고, 가격을 비교하고, 종잣돈을 모으며 기회가 왔을 때 행동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그동안 월부 환경에서 해왔듯 천천히, 그러나 중단 없이 이어가야겠다.

 

적용할 것

  1. 시장을 하나의 변수로 판단하지 않겠다.
    금리나 정책 기사 하나만 보고 시장의 방향을 단정하지 않고 공급, 전세가격, 경기와 가격 수준을 함께 살펴보겠다.
  2. 공급을 생활권 단위로 확인하겠다.
    지역 전체의 입주 물량뿐 아니라 투자하려는 단지와 직접 경쟁하는 공급이 어디에 들어오는지 확인하겠다.
  3. 가격이 아니라 가치와 가격의 차이를 보겠다.
    많이 하락한 단지가 아니라 가치보다 저렴한 단지를 찾고, 다른 지역과 단지의 가격을 비교해 저평가 여부를 판단하겠다.
  4. 시장을 떠나지 않겠다.
    투자하기 어려운 시기에도 임장과 시세 확인을 이어가며 기회가 왔을 때 알아볼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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