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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 독서모임 후기 [멤생이]

26.08.03

느낀 점

 

 

  • 마음을 먹어, 그 다음에 해

 

뭐가 잘 안 될 때 그게 돈 문제인지, 시간 문제인지, 마음 문제인지 나눠서 본다는 튜터님의 말씀이 와닿았다. 이렇게 나눠보면 대부분은 마음이더라. 돈이 없어서 못 한 적보다, 시간이 없어서 못 한 적보다, 마음을 안 먹어서 안 한 날이 훨씬 많았다. 근데 그걸 인정하기가 싫으니까 자꾸 방법을 찾는다.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할까, 어떤 순서로 하면 좋을까, 이걸 지금 하는 게 맞을까. 그렇게 한참 고민하다가 하루가 끝난다. 방법이 없어서 못 한 게 아니라 마음이 아직 안 먹어져 있어서 방법을 찾고 있었던 거다.

 

그래서 순서를 바꿨다. 마음을 먼저 먹고, 그 다음에 한다. 헷갈릴수록, 어려울수록 더 그렇다. 임장을 갈까 말까 고민되는 날에 루트를 짜기 시작하면 안 간다. 간다고 먼저 정해놓고 루트를 짜야 간다. 이 단순한 순서 하나가 은근히 많은 걸 결정한다.

 

물론 마음을 먹었다고 다 되는 건 아니다. 하다 보면 부정성이 올라온다. 이게 맞나, 나만 이러고 있나,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예전엔 그 질문들을 하나하나 붙잡고 답을 내려고 했는데, 요즘은 외면할 줄도 알아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답이 없는 질문에 답하려고 하다가 정작 해야 할 걸 못 한 적이 많았다.

 

그리고 그것마저 안 되는 날이 있다. 마음도 안 먹어지고 외면도 안 되는 날. 그럴 땐 그냥 가만히 존버해야 한다. 잘하려고 하지도 않고 잘못했다고 자책하지도 않고, 그냥 시간이 흘러가길 기다려야 한다. 지나고 보면 그렇게 넘긴 날들이 쌓이면서 조금씩 단단해졌더라. 결과를 낸 날보다 그냥 버틴 날들이 나를 더 만들었다는 게 좀 이상하지만 사실인 것 같다.

 

 

  • 기질을 누르는 대신, 나를 제어한다

 

타고난 기질이 있으면, 더 좋은 사람이 되겠다고 그 기질을 누르려는 경향이 있다는 말. 이건 진짜 내 얘기였다. 나는 조급한 편이고, 다 짊어지려고 하는 편이고, 거절을 잘 못 한다. 이게 문제라는 걸 아니까 안 그러려고 참는다. 근데 참는 걸로 되는 게 아니더라. 참다가 어느 순간 터지거나, 참느라 에너지를 다 써서 정작 할 일을 못 한다.

 

그래서 누르는 게 아니라 장치를 만들어놔야 한다는 말이 좋았다. 열이 오르면 산책을 하고, 화를 냈으면 다음 날 사과를 하는 식으로. 기질 자체를 바꾸려는 게 아니라, 기질이 올라왔을 때 지나갈 길을 미리 만들어두는 거다. 성향은 못 바꾸지만 장치는 만들 수 있다.

 

그리고 그걸 인성 문제가 아니라 투자자의 그릇 문제로 말씀하신 게 인상 깊었다. 나를 제어하는 게 투자자로서 그릇을 넓히는 일이라는 것. 생각해보면 맞는 말이다. 조급하면 비싸게 산다. 남 눈치 보면 내 기준으로 못 산다. 다 짊어지면 오래 못 간다. 투자에서 실수하는 순간은 대부분 실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그 순간 나를 제어하지 못해서였다. 시세를 몰라서 틀린 게 아니라, 알면서도 마음이 급해서 틀렸다.

 

그러니까 성격 좋은 사람이 되려고 기질을 참는 게 아니라, 투자를 오래 잘하려고 나를 다루는 법을 배우는 거다. 이렇게 놓고 보니 훨씬 납득이 됐다. 참는 건 언젠가 끝나지만, 다루는 건 계속할 수 있으니까.

 

 

 

마음을 먹는 게 시작이고, 그 마음을 먹을 만한 이유가 가치 있는 일이라는 판단이고, 그 마음이 흔들릴 때 버티게 해주는 게 나를 제어하는 장치다. 원씽에서 말하는 하나를 고르는 일도 결국 이 순서를 밟아야 가능한 것 같다. 하나를 고르려면 마음을 먼저 먹어야 하고, 그 하나가 어려워도 가치 있다는 걸 알아야 하고, 나머지가 불타는 걸 견딜 수 있게 나를 다룰 줄 알아야 한다.

댓글 3

우도롱
26.08.03 10:11

마음, 기질..... 대박이다.... 와........

그린쑤
26.08.03 10:47

성향은 못 바꾸지만 장치를 만든다 나를 다루는 법 배우기 너무 공감되네요!! 많이 배운 독서모임이었겠어요 ㅎㅎ 감사합니다 멤님 :)

등어
26.08.03 17:25

마지막문장이 너무 멋지네요 멤님 고생많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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