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교통사고가 났다.
다행히 자전거 앞바퀴만 차 바퀴 아래로 들어갔고, 나는 순간적으로 자전거에서 뛰어내려 다친 곳은 없었다.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지하철에 올라탔다.
요즘 읽고 있던 책을 펼쳐 한참 읽다 보니 조금씩 마음이 진정됐다.
마침 책에는 자연재해를 겪은 뒤 삶의 우선순위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고, 미니멀리즘과 FIRE에 관심을 갖게 된 사람의 이야기가 나왔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만약 사고로 내 삶이 크게 바뀌게 된다면, 나는 무엇을 가장 소중한 기억으로 떠올리게 될까?

아마 거창한 것들은 아닐 것 같다.
아내와 함께 산책하던 시간,
아이와 놀이터에서 아무 생각 없이 놀던 시간,
수영을 하며 느끼는 편안함,
테니스를 치며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는 순간.
돌이켜보면 내가 좋아했던 것은 대부분 이런 평범한 일상의 순간들이었다.
무엇을 줄이고, 무엇에 돈을 쓸 것인지도 마찬가지다.
‘필요한 소비’에서 말하는 필요는 남들이 정해주는 것이 아니라, 지극히 개인적인 것일 테니까.
결국 내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에 따라 필요한 것과 필요하지 않은 것은 달라진다.
그래서 경제적 자유란 내가 정말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그것을 지키는 데 기꺼이 돈과 시간을 쓸 수 있는 자유가 아닐까.
오늘 아침의 사고는 다행히 큰 사고로 이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평범하게 반복되던 하루가 언제든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잠깐이나마 생각하게 했다.
그리고 어쩌면 이런 질문은 남이 대신 답해줄 수 없는 것 같다.
내게 정말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
내게 정말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남들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
남들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것에 휩쓸리기보다
내가 진짜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진지하게 물어봐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