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3월에 전세 재계약을 하고 4개월 뒤,
임차인분에게 중도 퇴거 연락이 왔습니다.
그 사이 전세가가 올라
기존보다 4천만 원 높은 금액에 가계약을 했습니다.
글만 보면 순조로워 보이지만,
전세를 새로 맞추는 과정은 썩 순조롭지 않았습니다.
집을 보러 오는 손님은 꾸준했지만
계약으로 이어지지 않았고,
계좌까지 드렸던 계약이
입주 날짜가 꼬이며 불발되기도 했습니다.
분명 수도권에 전세가 없다는데,
저희집은 왜 계약이 안 되었던 걸까요?
이번 글에서는 제가 전세를 빼는 과정에서
무엇을 바꾸고, 어떻게 문제를 풀어갔는지,
그 과정에서 배운 것을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1. 시장 참여자들은
합리적인 선택을 합니다.
수도권에 전세가 아무리 부족하다고 해도 말입니다.
실제로 생활권 내에도 전세 물량이 적었고,
전세로 나온 다른 물건들도
대부분 가격을 높여서 내놓은 상황이었습니다.
제 물건도 터무니 없는 가격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집을 구하는 임차인의 입장은 달랐을 겁니다.
최근 실거래가보다
5천만 원 이상 높은 전세가를 보며
선뜻 결정하기가 어려웠을 겁니다.
매매가와 전세가의 차이가 크지 않다 보니
전세를 보러 왔다가,
매수로 마음을 돌린 손님도 있었습니다.
게다가 휴가철이라 손님 자체도 적었고,
생활권 내 선호 단지에 가격이 비슷한
장부 전세 물건도 있었습니다.
결국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상황에서
가장 합리적인 선택을 하려고 합니다.
임대인 입장에서 ‘전세가 부족하니
이 정도 가격이면 나가겠지’라고 생각하는 것과,
임차인 입장에서
‘나라면 이 가격에 이 집을 선택할까?’라고
생각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였습니다.
이번 경험을 통해 내 물건이 아닌
상대방의 입장에서 시장을 바라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2. 투자 물건의 수요를 알게 됐습니다.
손님이 올 때마다
부동산 사장님들께 매번 물었습니다.
어디에서 온 손님인지,
왜 이 집을 보러 왔는지,
최근에 나간 물건은 얼마에 나갔는지,
손님은 왜 그런 결정을 했는지,
어떻게든 전세를 빼기 위해 물어본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제가 투자한 단지의 가치와 진짜 수요를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매수할 때는 'A라는 단점이 있지만
B라는 장점이 있으니 수요는 충분하다'고
머리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전세를 빼며 겪어본
수요의 크기는 달랐습니다.
비수기가 되니 손님이 많지 않았습니다.
손님이 와도 쉽게 결정하지 못했습니다.
수도권에서 가장 중요한 교통의 한계가 있었고,
꼭 여기가 아니어도 대안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지역은
생활권 안에서 움직이는 수요가
대다수라는 사실도 알게 됐습니다.
결국 마지막에 계약을 하신 분도
같은 생활권 내에서 이사를 알아보던 분이었습니다.
매수할 때 머릿속으로 그리던 수요와
현장에서 임차인들의 움직임을 보며
확인한 진짜 수요는 확실히 달랐습니다.
3. 내 생각과 사장님의 말보다
시장의 반응을 믿어야 합니다.
두 번에 걸쳐 전세 가격을 낮추고,
거기서 조금 더 조정을 해주고 나서야
가계약금을 받았습니다.
마지막으로 가격을 낮추며 전화드린 사장님들께
‘싸다’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실제로 해당 생활권 내에서 가장 좋은 가격이었습니다.
사실 가격을 내리기까지 고민이 있었습니다.
처음 희망 호가로 내놓았을 때부터
매주 1~2팀씩 꾸준히 집을 보러 왔었기 때문입니다.
계약이 안 된 이유도 가격보다는
입주 날짜나 옵션 같은 조건 문제였습니다.
그래서 계속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가격 때문이 아닌데
괜히 가격을 내리는 게 맞을까?’
하지만 가격을 낮췄습니다.
결국 더 낮은 가격대의 단지에서
전세를 찾던 분께서
저희 집까지 검토하게 되면서
계약이 성사되었습니다.
전세가 안 나갔던 원인이 꼭 가격 때문은 아니었더라도,
결국 그 문제를 해결해 준 것은 가격이었습니다.
이유가 어떻든 가격, 날짜, 옵션 등
내가 제안할 수 있는 카드를 하나씩 써가며
어떻게든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는 걸 배웠습니다.
또 하나 주저했던 것은
부동산에 물건을 많이 내놓는 일이었습니다.
부동산 40여 곳에 네이버 광고를 올리고,
500개 가까운 부동산에 물건을 뿌렸습니다.
강의에서 배웠던 방법이었지만
막상 직접 실행하려니
‘집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닐까'
염려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야 했기에 망설임을 접고 실행에 옮겼습니다.
앞으로 또 전세를 빼는 상황을 맞닥뜨리면,
할 수 있는 시도들을 해나가면서
필요한 순간에는 주저 없이
다음 스텝으로 넘어가려 합니다.
4. 정말 방법이 없을까?
입주 날짜가 맞지 않아
계약이 되지 않는 경우가
몇 번이나 반복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날짜가 안 맞으니
어쩔 수 없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미 계약을 진행하겠다고 마음먹은 손님을
그냥 놓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정말 방법이 없는 걸까?’
가능한 방법을 하나씩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전세대출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기존 대출과 새로운 대출을 어떻게 연결할 수 있는지,
날짜를 조정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제가 할 수 있는 방법을 계속 고민했습니다.
결국 조건이 맞지 않아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을 통해
문제가 생겼을 때 ‘안 된다’고 결론 내리는 것과
‘방법이 있는지 찾아보는 것’은
전혀 다르다는 걸 배웠습니다.
결국 전세를 빼는 마지막 열쇠는
상황을 어떻게든 풀어내려는
투자자의 능동성에 있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전세 대출 대해서도 조금 더 잘 알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투자를 하며
예상하지 못한 문제를 만나게 될 것 같습니다.
그때마다 ‘정말 방법이 없는 걸까?’
한 번 더 묻는 투자자가 되고 싶습니다.
오늘도 각자의 현장에서
크고 작은 문제를 마주하고 계실
모든 투자자분들을 응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