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주우이입니다.
요즘 서울, 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매일 같이 매매가가 오른다는 기사와 함께 전월세 가격도 함께 오른다고 하니 이사를 준비하거나 집을 매수하려는 분들 입장에서는 마음이 급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마음이 급하다고 해서 조급한 선택을 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오늘은 제가 지금과 비슷한 시장 상황 속에서 겪었던 경험담을 이야기 해드리고 어떻게 하면 현재 시장에서 좋은 선택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눈 앞에서 그 집을 놓쳤습니다.
몇 해 전, 사고 싶은 아파트가 있었습니다. 그 아파트의 가치도 확인했고, 가격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괜찮은 아파트다라고 생각만 해놓고 매물을 보지 않고 '조만간 가봐야지' 하고 미뤄뒀어요.
그 사이 시장은 움직였습니다. 매물이 하나둘 거래되고, 거래되는 것을 본 매도인들은 물건을 거둬들이기 시작하고 호가는 순식간에 뛰었습니다.
허겁지겁 매물을 보고 매수의사를 밝혔지만 저에게 돌아오는 대답은 ‘남편이랑 이야기 해봤는데 안 팔기로 했어요’ 그리고 딱 이틀 뒤에 1억 이상 오른 가격으로 다시 네이버 매물에 나왔습니다.
미리 매물을 봐뒀다면 어땠을까요. 좋은 물건이 나온 그 순간, 저는 "이게 싼지 비싼지"를 이미 알고 있었을 것이고 그 아파트를 바로 잡을 수 있었을 겁니다.

그 아파트는 1년만에 제가 매수하고자 했던 가격의 2배가 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날 배운 것이 이것입니다.
좋은 매물이 나왔을 때 주어지는 시간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며칠이 아니라 몇 시간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 몇 시간 안에 판단하려면, 이미 머리 속에 판단할 수 있는 아파트가 미리 쌓여 있어야 합니다.
매물임장은 '살 때 하는 것'이 아니라 '사기 전에 해두는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다녀와도 남는 게 없다는 거죠. 왜 그럴까요.
남는 게 없는 이유
매물 보고 난 후 사람은 속으로 이렇게 묻습니다.
"이 집… 살까, 말까?"
“사면 오를까? 내가 사면 내리는거 아니겠지?”
이게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질문입니다. 이 질문에 답하려면 미래를 알아야 하거든요. 그러니 집을 아무리 많이 봐도 답이 안 나오고, 답이 안 나오니 본 것도 기억에 남지 않습니다. 기억이 안 나는 건 기억력 문제가 아니라, 비교할 기준 없이 봤기 때문입니다.
이때는 매물을 보면서 해야할 질문을 바꾸면 됩니다.
"이 집 살까 말까?" (X) → "오늘 본 집 중에, 어디가 가장 나은가?" (O)
살까 말까는 미래를 맞혀야 하는 거의 불가능한 평가지만, 오늘 본 집끼리 우선순위를 매기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는 상대평가입니다.
그리고 이 질문 하나가 임장 전, 중, 후에 할 일을 전부 정해줍니다.
임장 전: 매물 예약하기
첫 매물을 보러가는 분들은 어떤 매물을 봐야할지부터 막힙니다. 이 때 봐야할 우선순위는 저평가 된 단지를 가장 먼저 보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이 말부터 막힙니다. ‘저평가’
너무 어렵게 생각하기 보다 내가 가진 돈으로 살 수 있는 단지 중에 가장 좋다고 생각하는 아파트를 먼저 본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게 가장 저평가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아요.
그리고 그 단지를 선택한다면 한단지에서 두세 개 이상을 연속으로 보는 것이 좋습니다. 매물 하나만 보면 비교 대상이 없기 때문에 단지 내에서 좋은지 좋지 않은지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부동산에 전화할 때부터 그 단지 아파트 매물을 몇개 보고 싶다고 이야기해야 하는거죠.
그래서 첫 매물 임장의 목표는 '오늘 본 집들의 우선순위를 정하기'입니다. 이것만으로 부담이 절반으로 줄고, 눈이 달라집니다.
임장 중: 감상하지 말고 비교하세요
매물 임장을 가는 이유를 명확하게 해야합니다.
우리는 공부를 하러 가는 것이 아니라 진짜 투자를 하러 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처음으로 생각 해볼 것은 가격입니다.
매수 시 가장 중요하게 볼 것은 가격이기 때문에 실제 실거래가와 비교해보고, 네이버 부동산의 호가와 비교해보면서 이 아파트의 가격이 적당한지 비교해야 합니다. (가치가 있다는 전제 필수)
더 싼 물건은 없는지, 더 협상되는 물건은 없는지, 더 상태가 좋은데 가격은 비슷한 물건은 없는지
이 모든 질문이 가격과 관계된 질문입니다.
두번째는 관계입니다.
부동산은 사람과 사람과의 거래고 그 사이에 부동산 사장님이 있습니다. 관계를 잘 쌓게 되면 나의 든든한 조력자가 되고 급매가 나왔을 때 나에게 가장 먼저 연락해줄 수 있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바꾸지 못하는 것에 우선순위를 두세요
층, 향, 구조, 뷰 이건 돈으로 못 바꿉니다. 이게 그 집의 진짜 가치입니다. 반대로 벽지, 싱크대, 화장실은 돈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인테리어가 예쁘다"는 감상은 "수리비 얼마를 아꼈다"는 숫자로 번역해서 보는 겁니다.
임장 후: 결론 문장 한 줄 남기기
정리는 바로 하세요.
매물의 기억은 유통기한이 하루입니다. 피곤해도 30분, 오늘 본 집들을 같은 항목(가격/수리 상태/매도인 사정 등)으로 한 장에 나란히 놓으세요. 되도록이면 현장에서 가장 기억이 생생할 때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우선순위를 정하고, 마지막에 이 문장을 적습니다.
"OO단지 OOO동 O층, O.O억이면 산다."
다음 부동산, 단지에 들러서도 이 기준을 가지고 우선순위를 남기는 것입니다.
이게 매물임장의 완성품입니다. 집을 많이 본 사람이 아니라, 이 문장을 가진 사람이 임장을 한 사람입니다. 이 문장이 있는 사람은 다음에 그 가격의 매물이 나오는 순간 몇 시간 안에 움직일 수 있습니다. 제가 놓쳤던 그 집을, 여러분은 잡을 수 있게 되는 겁니다.
그럼 몇 개나 봐야 할까요: 10개, 그리고 50개
여기서 양적 이야기를 해야 합니다. 실제로 강의에서도 이야기 드렸고 제가 지키는 원칙은 이렇습니다.
한 지역에서 매물 10개. 한 지역의 매물을 10개쯤 보면 그 동네 가격의 '감'이 생깁니다. 어떤 매물이 싸게 나온 건지, 어떤 호가가 적당한 것인지 그 자리에서 보이기 시작합니다. 저는 이렇게 가격을 훤히 아는 지역을 '앞마당'이라고 부릅니다.
그런 지역 5개, 합쳐서 50개 이상. 앞마당이 하나면 그 동네 안에서만 비교하게 되지만, 다섯 개가 되면 지역끼리 비교하는 지도가 생깁니다. "같은 돈이면 A동네 이 집보다 B동네 저 집이 낫다"가 보이는 순간, 투자의 눈이 완성됩니다.
그리고 이 양이 만들어주는 마지막 선물이 있습니다. 협상력입니다.
저는 실제로 매물 50개 이상을 보고 최종 후보를 3개 남긴 상태에서 매수 협상을 해을 때 알게 된 사실이 있습니다. 협상은 말솜씨로 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요.
후보가 3개인 사람은 "이 집이 아니어도 되는 사람"입니다. 조급하지 않은 쪽이 협상 테이블에서 이깁니다. 매물 하나만 보고 온 사람은 그 집을 사랑하게 되지만, 50개를 본 사람은 그 집의 가격을 봅니다.
협상력은 대안의 내가 저평가 되었다고 확신하고 내가 본 매물 개수에서 나옵니다. 그리고 그 대안은 발품에서 나오게 됩니다.
한 달 뒤, 두 사람의 차이
똑같이 주말마다 임장을 다닌 두 사람이 있습니다.
한 사람은 그냥 다녔습니다. 한 달 뒤 남은 것은 피로와, 뒤섞인 기억과, "부동산은 어렵다"는 결론입니다.
다른 한 사람은 우선순위를 매기며 다녔습니다. 한 달 뒤 그에게는 훤히 아는 동네 하나와, "OO단지 O.O억이면 산다"는 결론 문장 몇 개가 남았습니다. 이제 그는 기다리는 사람이 아니라 준비된 사람입니다. 시장이 움직이는 순간,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요.
같은 시간, 같은 발품입니다. 질문 하나가 갈랐을 뿐입니다.
매물임장을 늘 미루셨거나, 다녀와도 남는 게 없으셨다면
이번 달, 이렇게 딱 한 번만 해보세요.
한 지역을 정하고, 매물 10개를 보고, 결론 문장 한 줄을 적는 것.
그 한 줄이 생기는 순간, 여러분은 저처럼 눈앞에서 집을 놓치는 사람이 아니라, 기회가 왔을 때 잡는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좋은 투자, 내집마련을 응원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