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아유, 나는 우리 OO씨가 갱신 안 했으면 했지~ 요번 대통령은 왜이렇게 집 없는 사람 서럽게 만든대? 그지?? 그래서 뭐, 2년 더 살아야 한다구? 아유.. 알았어요 그럼~”
얼마 전, 저희집 월세 갱신계약을 했습니다.
임대인은 늘 ‘OO씨’라고 크게 불러주시는 할머니인데, 갱신계약 여부에 대해 전화하시며 나가줬으면 하는 마음을 굳이 감추지 않으셨습니다. 멋쩍게 웃으며 ‘요즘 주변 월세가 많이 올랐다더라~’ 하는 말씀을 못 들은 척 하곤 5% 인상금에 싸인했습니다.

지난 8월 전국 주택 월세 거래 비중이 70%까지 상승했습니다(KB주택시장리뷰 2026년 10월호). 8월의 전월세 거래량은 19.9만 건으로 전월대비 감소했는데, 전세 거래량(-12.7%)이 감소하면서 상대적으로 월세 거래 비중이 늘어난 형태입니다.
최근 임대 물량이 극히 부족해 전세가의 상승폭이 커서 월세를 선택하거나, 반전세 또는 전세로 살다가 월세로 전환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대출규제, 실거주 필수, 보유세와 양도세 부담, 공급 부족 등의 여파가 서민들의 주거 안정성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입니다.
# 경험을 쌓으며 가장 좋은 것을 찾기
최근 친구가 내 집 마련에 성공했습니다.
경기도 규제지역에서 오랫동안 전세를 살다가 빠르게 상승하는 집값과 전세가를 보며 2년 마다의 전세 이사를 그만두기로 마음 먹었다고 합니다.
과정이 순탄하지는 않았습니다.
감당 가능한 대출까지 최대한 활용해서 매매가에 딱 맞는 아파트를 보러 다녔지만, 갑작스러운 상승 바람이 뜨거웠던 경기지역이라 예약한 물건이 이미 계약되어 버리거나 몇 시간 전 봤던 물건이 고민하던 사이 날아가기 일쑤였습니다. 지치는 마음이 거듭되니 포기하고 다시 전세 계약서를 쓸까 고민도 여러 번 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런 경험이 쌓인 덕분에 어느새 좋은 매물의 기준을 잡을 수 있었고, 한 번 더 좋은 집을 찾았을 때 주저없이 계약할 수 있었습니다.
최근 서울 중심부의 매물이 쌓이는데 반해 서울과 인접한 경기 지역이나 수도권 외곽의 경우 매수자가 몰리고 있습니다. 서울 중심은 매수자 우위시장, 외곽은 매도자 우위시장인 상반된 상황입니다.
각자의 이유로 몇 개의 후보지역을 뽑고, 그 안에서 내가 가진 돈에 맞는 단지들을 찾고 계실텐데요.
조금 어렵겠지만 이런 시장일수록 후보지역을 좀더 넓혀 보시는 게 유리합니다. ‘인천 부평구’만 보고 있었다면 ‘부천’과 ‘광명’까지, ‘동작구’를 보고 있었다면 ‘송파구’와 ‘서초구’까지 넓게 찾아보세요.
단, 매력적인 매물을 만났다고 나의 가용범위를 훌쩍 뛰어넘는 선택을 하면 절대 안 됩니다.
지금 내가 산 가격보다 올랐다가 다시 하락해도 괜찮은지, 충분히 기다릴 수 있을만큼 가치있는 물건인지 스스로 몇 번이나 되물어보고 결정하세요.
현재 살고 있는 집의 전월세 만기가 남아 당장 매수하지 못해도 괜찮습니다.
다만 계약 만기 이후의 계획을 미리 정리해두고 행동하세요.
저 또한 2년 뒤의 계획을 위해 월세 계약을 연장했습니다.
정책대출(디딤돌, 보금자리론 등)을 활용해 토허제 지역 실거주가 가능하다면 이를 우선적으로 고민하고, 비규제 지역의 투자 및 실거주를 계획한다면 후보 지역을 미리 둘러보면 좋습니다.
앞서 저의 친구 사례에서 읽으셨던 것 처럼 눈 앞에서 물건을 놓치는 경험을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경험들 모두 더 좋은 집을 찾기 위한 나의 자양분이 될 것입니다.
‘이 지역에서 이 정도 가격이면 싼 게 맞구나.’
‘그 전 매도자가 이런 조건으로 협상하자고 했었는데 나한테 불리했던 거네?’
‘지난 주 봤던 동네에선 수리 하나도 안 된 집도 이 가격이었는데, 여기는 위치도 더 좋은 신축인데 급매가 꽤 있네!’
전월세 계약 만기가 한참 남았다고 손 놓고 있어도,
만기가 얼마 안남아 조급한 마음에 계약을 해버려도 안 되는 시기입니다.
감당 가능한 대출, 취득세 등 기타 비용을 포함한 총 가용 금액, 만기 날짜 등 내 상황을 꼼꼼히 정리해보고, 가치있는 자산, 원하는 지역, 가까운 미래 계획 등 기준을 정해 꾸준히 한 걸음씩 행동해야 합니다.
시장이 어수선할 때 일수록 예리하게 관찰하며 기다리던 사람에게 기회를 줍니다.
나에게 가장 좋은 집을 찾는 가을 되시길 응원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