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만원 아끼는 부동산 지식은?
열반스쿨 기초반 - 1500만원으로 시작하는 소액 부동산 투자법
주우이, 너바나, 자음과모음

1월 2째주가 되었다.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르겠다.
불과 1달 반전 여유로운 삶을 잠깐 생각한다.
사실 한달 반이 아니라 사내 직급이 변경된 이후로 쭉 그렇게 살아왔다..
가정이 있는 삶을 꿈꿔왔던..이상적인 워라벨을 꿈꿔왔던 그런 삶을 이루었다.
언젠가 읽었던 책에 이런 글귀가 적혀 있었다.
열심히 운동만 하면 건강을 유지할 수 있으나 건강한 실업자가 되어 있을거라고..
어떻게 보면 20~30대 중반까지 열심히 달려 이제는 천천히 가도 되지 않겠냐는
자기 위안을 하며 5년이 넘는 세월을 가정에 충실한다는 명분으로
그냥 흘려 보냈던것 같다.. 그시간은 나에게 정말 소중한
시간들이었으랴...시간들이 흘러가며 나의 바짓가랭이를 잡지 않았을까??
나간다 나좀 잡아줘..너의 가장 소중한 시간이야...너의 가장 소중한 친구야...
나는 오늘도 9시까지 범계역에 도착해야 한다. 저번주 늦은것이 내심 마음에 걸린다.
강박적으로 일어나 2시간 전에 출발을 했다. 날이 춥지 않으니 롱패딩은 넣어두고
엄청 할인을 많이 했을때 산 하얀털이 복실복실한 반패딩을 입는다. 기모 나이키츄리닝을
입고 지금은 가지 못하지만 보드탈때 만오천원 주고 산 형광색 롱양말을 신고 검은 나이키
운동화를 신는다. 인터넷에서 3천원에 1+1으로 산 엄지와 검지가 뚫려있는 장갑을 낀다.
임장룩이 완성되었다.여기서 빠질수 없는 핫팩 !!! 예전 매일 차를 타고 출근할때는 경량패딩도
잘 안 챙겨 입던 내가 지금은 뭐라도 더 껴입고 가져갈라고 안달이다. 마구 흔들어 목뒤에
따뜻한 온기를 전달한다. 무지하게 뜨겁다..그러면서 목의 온기를 타고 손끝 말초신경까지
온기가 전해진다.. 한번 따뜻해진 손은 식을줄 모르는 연료가 필요 없는 난로가 된다.
마지막으로 몇년전에 사서 별 쓸모없이 집안 여기저기를 굴러다니던 검은색 벽돌모양의
보조 배터리를 점퍼에 우겨 넣는다. 무거워서 주머니 한쪽이 축 쳐진다..
보조배터리는 지금 가장 소중한 보물이 되었다. 전자기기의 생명을 책임지는 임장에 없어서는
안되는 존재 필수 불가결한 존재 이것이 꺼지는 순간 임장의 모든 데이터는 멈춘다..
오롯이 386컴퓨터 수준의 내 머리에 의지 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무려 1시간 10분전에 미리 도착했다. 습관적으로 전자책과 강의를 듣는다.
참 많이 발전했다..스스로 대견하다...넷플릭스를 안키다니...인스타로 시작을
안하다니,..유투브를 안보다니..
조원들이 하나둘 도착한다. 다모여 서로가 준비한 소소한 먹을거리들을 나눈다..
난 아무것도 없는데 너무 감사하다..^^ 역사를 빠져나오니 습기를 가득 머금은
냉기가 내 목과 몸 전체를 감싼다..나도 모르게 부르르 떤다.. 눈이 올것 같다.
3명씩 나누어 단지 임장을 시작한다.. 서로가 두번 이상 만나서 그런가
조금 편하다 말문이 트인다. 평소 말이 없던 나도 아파트 하나하나를 돌면서
여기는 어떻고 분위기는 어떻고 아파트가 썪었네 어쩌네 참 많이도 떠든다.
참 착한 조원들은 이런 헛소리도 잘 들어주고 본인 생각도 전달한다.
나보다 많은 경험이 있는 조원은 구체적이고 전문적으로 정보를 전달해 준다.
중간쯤 돌았을때 눈비가 내린다. 우산을 쓰고 입을 나불거리며 핸드폰에
단지 정보를 작성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과감히 우산을 접는다..
하...잘걷고 즐겁게 대화하니 장도 대화가 하고 싶은지 신호가 온다.
민망함을 뒤로 한채 나는 화장실을 간다.. 세상 시원함을 맛본다..
기다려준 조원들에게 고맙다.
분위기 임장때는 느끼지 못했던 단지마다의 특징이 조금씩 들어온다..
눈은 사진기가 되어 뇌의 한부분에 잔상을 남긴다. 카톡으로 사진을 찍고
내 생각을 남긴다. 많은 아파트를 돌며 내 첫 단지임장에 대한 추억을 남긴다.
이렇게 단지 임장은 마무리 되었다. 너무 감사한 경험이었다.
많이 힘들때 나는 이 순간을 기억 할것이다. 조원들의 웃는 모습이 지금도
잔상으로 남아 있다. 한사람 한사람 다 기억이 난다. 참 신기하다..
카테고리/그릿킹/포베러미/인생당근/초록하늘숲/마타타/고라드/라니코밤/미랭
사람이름 기억 못하기로 유명한데 ㅎㅎ 얼마전 10년 넘게 안 와이프 친구 성을
다르게 불러 @망신 당한적도 있는 내가 각자마다의 의미있는 닉네임을 이렇게
짧은시간에 외운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그만큼 고생도 많고 추억도 많았다는
이야기다. 다 잘되서 다 부자되서 나중에 좋은 호텔에서 송년회 모임한번 하고 싶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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