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전문가칼럼

"왜 저 친구는 나보다 돈을 더 버는 걸까?" 돈이 따르는 사람 vs 돈이 떠나는 사람


<누가 왜 돈을 더 버는가?>


사실 모두가 잘 알고 있지만 자주 잊고 사는 이치.


.


이번에는 후배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어린 시절부터 거칠게 살아온 후배가 어느날 결혼을 하고 아들이 생겼다며 찾아왔습니다. 한동안 연락이 끊긴채 지낸 그 사이의 일이었습니다. 후배는 이제 예전의 생활을 끝내고 새로운 삶을 살고 싶다고 어떤 일을 하면 좋을지를 저에게 상의하러 찾아온 것이었습니다.


그자리에서 인테리어 사업을 하는 또다른 후배에게 연락을해 곧바로 일을 하도록 주선했습니다. 그 일은 마루를 까는 일이었습니다. 아직 기술이 없으니 허드렛일부터 해야하고돈을 많이 벌수도 없는 일이었지만 무조건 가라고 보내고 인테리어 하는 후배에게는 가능한 쉼없이 일을 하게 해달라 부탁했습니다.


몇달이 지난후 후배를 불러 소주한잔을 하며 이런 대화를 했습니다.


“현구(가명)야. 어떻게 일은 잘 하고 있냐?”


“네 형님. 이제 마루 까는건 제가 짱먹죠!”


씩씩하고 호기롭게 후배는 그사이에 이전 울퉁불퉁했던 손등보다 더 두껍고 거칠어진 손바닥을 제게 보이며 말했습니다.


“열심히 따라다니고 죽어라 하니까 이제 같이 하는 삼촌들이 밥값 인정 할만큼은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저는 말했습니다.


“잘했다. 장하네! 그런데 현구야 일하면서 보니 그쪽에서는돈 잘버는 순서가 어떻게 되는지도 보이디?”


“네. 형님. 우선 우리 팀장님이나 다른 파트 팀장님이 저나 오래한 삼촌들 보다 잘 버십니다.”


“그래? 왜 그런것 같으냐?”


“일단 그분들이 현장 일을 따오기도 하고 파트 책임도 맡으니까 그런것 아닐까요?”


“그럼 그 팀장 보다 잘 버는 사람은 누구디?”


“그야. 현장소장님이죠. 일돌아가는거나 스케줄 다 빠삭하시고 팀장들도 소장님이 일을 주거나 감리 잘해줘야 수금도 잘 할 수 있고 또 다른 일도 소개 받으니까요!”


“그럼 그 소장 보다 많이 버는 사람도 보이디?”


“네. 형님. 당연히 정훈형님(가명. 인테리어 회사 사장)이죠. 공사는 형님이 있어야 받는 거고, 형님은 관리하는 공사도여러개니까요. 못뵌 사이에 많이 성공 하셨드라구요.”


후배는 부러움 가득한 목소리로 대답했습니다.

저는 말했습니다.


“현구야. 그게 돈이 움직이는 가장 단순하고 본질적인 구조다. 적게 버는 사람과 많이 버는 사람의 차이도 그안에 있다. 어쩌면 너의 예전 생활했던 환경도 이와 같을거다.”


“그게 뭡니까? 형님???”


“너는 이제부터 현장에서 만나는 모든 인부들과 친해지거라. 팀장이나 소장도 마찬가지다. 그들과 친하게 지내며 너의 파트가 마무리되도 가급적 현장으로 계속 나가서 그들에게 인테리어 공사가 돌아가는 순서나 구조를 보고, 듣고, 물으며 배우거라. 기술자가 되라는 소리가 아니다. 일이 돌아가는 흐름을 체득 하라는거다. 쉽게 말하면 소장이 바라보는 눈으로 현장을 볼 수 있는 수준이 되려고 해야한다. 넌넉살이 좋으니, 무급이어도, 또는 음료수나 담배 사는데 오히려 돈이 들어가도 형 말을 믿고 일 다끝나면 소주한잔 하러가는 곳까지 쫒아다니며 그렇게 인테리어 공사의 1부터 10까지를 배워라. 정훈이에게는 내가 따로 말을 해놓으마. 그들 거의 대부분이 외주로 일하는 사람이다. 다들 일종의프리랜서팀과 같지. 앞으로 한 일년 정도는 현장에서 만나는 그 모든팀과 친해지려 하고 연락처도 주고받고 그렇게 신뢰를 만들어라.”


“아! 형님! 이제 알겠습니다. 어차피 다 전문영역이 다른 팀을 모아서 공사를 하는거니까 그래서 나중에 저 소장으로 빨리 크라고 하시는거죠?”


후배는 반색을 하며 흥분한 목소리로 저에게 물었습니다.


“아니다. 그렇게해서 소장되는게 아무나 가능하겠니? 소장도 전문가다 아무나 하는게 아냐. 넌 사장이 되야지!”


“네? 아니 형님. 소장도 어렵다고 하시는데 제가 어떻게 사장이 됩니까?”


“너와 내가 아는 정훈이가 인테리어 공사 전문가였냐? 사장은 전문가가 하는게 아니다. 그리고 네가 소장이 된다고 해도 일거리 못받으면 힘들어지는건 마찬가지지. 그러니 너는 사장이 되야 하는거다.”


“정훈형님이 소장 보다 전문가가 아닌건 사실 맞습니다. 형님 그런데 제가 부족해서인지 아직 무슨 말씀인지 모르겠습니다.”


“현구야. 돈은 돈가진 사람, 즉 일을 주는 사람에게서 일하는 사람에게로 흘러가는 것이다. 맨위에 돈이 가장 많고 아래로 내려갈수록 그 금액이 작아지지. 이유는 하나다. 돈을 쓰는 최초의 사람, 즉 일을 주는 고객을 못잡으면 나머지도 굶어야 하니 그 일을 주는 사람을 가진 쪽이 사장이 되고 가장 많이 벌게되는거다. 정훈이가 바로 그 포지션이지. 그러니 정훈이는 현장소장처럼 인테리어 공사의 전문가가 되어서는 안된다. 그건 흐름과 일을 할 사람의 실력과 신뢰도를 보는 정도로 그치고 영업의 전문가가 되어야지.”


“아.....!!!!!!”


“이제 알겠냐? 지난 몇개월간 형 말 따라서 성실히 일했으니 나는 이제 너의 결심을 믿는다. 그러니 앞으로 일년간은 아까 말한것처럼 그렇게 일하는 사람들을 사귀고 잘 봐두면서 현장의 흐름을 익히는데 집중하거라. 그리고 조금씩 이제 네가 예전 생활하던 시절 사귀고 어울렸던 가게들이나 회사 형님들을 만나고 다녀라. 네가 무슨 일을 하는지 말하고 다니고, 인테리어 회사를 차릴거라고 미리부터 터를 닦기 시작하렴. 늘 고개 숙이고 공손하게 자세 갖추고, 도울 일 있으면 무조건 돕고, 네가 사회적으로 성실하다는 이미지를 심어주는 행동을 일년간 꾸준히 하거라. 누구에게도 소홀히 하지말고, 차등도 두지마라. 조심스러운 말이다만 그렇게 일년쯤 지나서 명함 한장 파고 작은 사무실 하나 내면 지금 보다는 수입이 늘어날거고, 네가 가진 기질이면 그뒤로 한 삼년후쯤엔 제수씨하고 애기한테 당당한 여유를 줄 수 있을거다.”


“...”


“잊지마라. 남보다 많이 돈을 벌려면 돈이 맨처음 나오는 지점에 가까워지려 해야한다. 현장 전문가가 되려 하기 보다는 그 일의 흐름과 수준을 볼줄 아는 눈을 갖추는것과 사람을 읽는 훈련을 해야한다. 기술자는 한시간 동안 한가지 일밖에 못하지만, 일의 흐름과 구조와 사람을 알면 정훈이처럼 같은 한 시간동안 서너개의 일도 진행 시킬 수 있는 법이다. 너는 기질이 화통하고 활발하니 더 잘할 수 있을거다. 공사를 잘해서 공사를 수주하는게 아니다. 영업을 잘하는게 우선이고, 그 영업결과에 좋은 공사로 보답하는건 그 다음이다. 게다가 그건 기본이지. 여튼 그게 돈을 남보다 많이 벌고, 오래 벌 수 있는 방법이다. 앞으로 1년, 지치지 말고 꼭 해내봐라.”


그다음의 더 긴 얘기는 생략하겠습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것입니다. 이 후배와 다른 후배가 작년에는 저의 부모님이 계신 본가의 인테리어도 해주었죠. 다들 나름 지역에서 성실하게 잘 벌며 잘 살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위의 이야기에서 무엇을 읽으셨나요?


키워드는 이렇습니다.


일과 돈의 흐름과 구조, 그 안에 있는 거래의 역학관계, 퍼포먼스와 브랜딩, 영업과 실무, 고용주와 고용인의 차이, 전문가에 대한 다른 관점, 그리고 무엇보다 시간과 돈의 상관관계.


“결국 누가 왜 돈을 많이 버는가!”


▼더 많은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좋은 글을 남겨주신 멤버에게 댓글은 큰 힘이 됩니다. 응원 댓글로 감사함을 나눠주세요. 😀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