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가 40대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는 말, 하지 말자

이 글을 제가 2017년도에 썼습니다.

어느 날 페이스북에 40대가 후회하는 20대 라는 글을 쓴 후, 그 글이 당시에 공유 횟수만 3만번이 넘어가며 40대가 당부하는 30대 라는 글을 쓰게 되었고, 마지막으로 40대 호랑이띠 동갑내기들에게 전하는 글까지 쓰며 마무리 했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저는 더 이상 40대가 아닌 50대가 되었네요.

세월은 정말 무섭도록 빠르게 흐릅니다. ^^

월부에서도 앞에 올린 두개의 글을 읽어 주신 분들이 많아 마지막 편까지 올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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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호랑이, 혹은 사십대 초반 친구에게>

사십대가 말하는 시리즈를 이 글을 마지막으로 마치겠습니다!

1.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는 말, 하지 말자 친구야. 돈도 있고 가오도 있으려고 힘써보자.

2. 몸이 보내는 신호들 무시하지 말자. 대상포진과 원형탈모에 우울해 있었는데, 고향 친구가 뇌졸증으로 힘들어 하는걸 보니 정신이 번쩍 나더라. 몸이 힘들다고 하면 쉬자.

3. 사람한테 너무 기대하지말자. 특히 사회에서 일로 만난 사람과는 그거 있잖아, 세련된 에티튜든가 뭔가, 그거 이상은 함부로 넘어가지말자.

4. 진짜 이제 보증 비슷한것도 서지말자. 다시 일어설 시간 같은거 더 남아 있지 않으니까.

5. 50세를 위한 계획을 세워보자. 그때를 화려한 2막으로 만들어 볼 계획. 그러면 매일이 조금 즐겁고 알차게 채워지지 않을까?

6. 애들 교육비나 집평수 넓히는 돈을 과하게 쓰지 말자. 그것 때문에 우리 인생을 담보 잡히며 평생 살아간다는건 안봐도 지옥이야. 대한민국 사교육과 부동산 허세에 온가족이 불행해지더라.

7. 취미가 있다면 어떻게든 놓지 말고, 없다면 만들자. 자기만을 위한 시간과 활동이 뭐든 하나는 있어야 한다.

8. 있다고 과시 말고, 없다고 주눅 들지 말자. 그리고 우리는 삼겹, 노가리에 소주와 맥주로 만나자.

9. 아재라고 불리우고, 뒤쳐졌다고 한소리 들어도 애써 유행 따라가려 하지말자. 우리는 그냥 우리식으로 멋있자.

10. 옷입는거 멋내는거 몸매관리 포기하지 말자. 다음에도 또 등산복 입고 나오면, 너 모르는척 하고 우리끼리 술 마실거다.

11. 우리 다른거 계속 도전하자. 일년에 하나씩 뭔가 새로운걸 공부하자. 나도 해보려고 한다.

12. 남 눈치 보는 요령 이제 다 장착했으면, 적당히 하고 싶은것도 제 맘대로 하며살자. 그래도 되는 나이다.

13. 고생해서 배웠지만 세상에 공유하고 나누자. 우리의 노하우라는것. 그러면서 새로운 인생이 열리기도 하더라. 그게 우리의 앞으로를 위한 자본금 같은것이다.

14. 하루에 한가지씩 아이디어를 적어보자. 그게 뭐든, 어떤 분야든 생각나는데로. 우리는 열심히 뛰기만 하다보니 우리가 얼마나 수준이 높아졌는지 모르고 갈때가 많더라. 이런 아이디어 노트는 우리가 자신을 새롭게 바라보는 계기를 만들어준다.

15. 적어도 석달에 한번은 산에가자. 친구야, 너 계절별로 피는 꽃이 무엇이고 어떤 모양인지는 기억나냐?

16. 질문 하는것도 받는것도 두려워 말자. 우린 모르는것 빼고 다 아는 경력을 가졌고, 모르는걸 물어보는게 쪽팔릴 나이도 아니다. 오히려 우리가 가진 전문성 때문에 상대방들이 진지하게 질문을 대할거다.

17. 어릴적 우리가 모시고 싶었던 상사, 멋지다고 여겼던 선배, 닮고 싶어했던 사십대로 사는것을 포기하지 말자.

18. 힘들면 민중가요 불러봐라. 뭔가 뜨거운게 올라오더라.

19. 식구나 주변 사람들 의식만 하지 말고, 네가 하고 싶고, 가고 싶고, 먹고 싶은것들도 챙겨라.

20. 참기만 하지말고 지를땐 확 질러라. 나이가 족쇄도 아니고, 참기만 하다 사리 생겨서 담석증 올라...

21. 술마실때라도 좋으니 가끔은 꿈 얘기도 하지. 꿈이 없어질 나이란 없는거 아니냐?

22. 회사에선, 좋은 상사, 나쁜 상사, 존경 받는 상사, 이런거 말고, 엄하고, 실력있고, 대체불가의 존재감 있는 상사로 살자.

23. 젊게 살 나이가 아니라 우리 젊은 나이다. 오륙십대 선배님들 중에도 활기 넘치시는 분들이 그득하더라.

24. 애들한테 달리기는 져도 팔씨름은 지지말자!

25. 괴롭고 힘든 순간에도 주변에 내색하지 않고 꾹참기는 개뿔, 그러다 우울증 오고 그런거더라. 친구 불러서 체통이고 뭐고 다 내려놓고 소주한잔 기울이며 하소연도 하고 푸념도 하고 욕도 좀 하고 살자. 정신건강이 제일인것 같다.

26. 뒤쳐지지 않는한 뭘해도 안지는 나이가 사십대다. 세상에 뒤쳐지지만 말자. 그리고 자신있게 힘차게 가자. 어디서든 우리가 허리고 중추다!

27. 인스타랑 페북하자. 인친, 페친, 이정도 말도 못알아 들으면 너 좀 심각한겨...

28. 마지막으로 친구야!

우리, 우리 자신이 무엇보다 가장 소중함을 잊지말자!

나 없으면 세상도 없는 거니까!

힘있게!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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