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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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구] 사자마자 오르는게 좋지 않은 이유 (feat. 2020년)


사자마자 오르는게 좋지 않은 이유

(feat. 2020년)



안녕하세요 망구입니다.


많은 분들이 투자를 진행하고나서

매수한 가격에서 가격이 오르지 않으면


'내가 잘못 산 건 아닐까'

'빨리 오르면 좋겠다'


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그 마음 이해 됩니다 ^^

사고나서 1년, 2년 넘게 가격이 오르지 않거나

심지어 떨어지게 되면 불안한 마음이 들 수 있죠.


하지만 사실 사자마자 가격이 오르면

좋은 점 보다 안 좋은 점이 더 많답니다.


왜 이런 얘기를 하는지 궁금하시죠?


오늘 글을 통해서

왜 사자마자 가격이 오르면 별로 안 좋은지,

가격이 바로 오르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사자마자 가격이 오르면

딱 하나 좋은 것


제가 투자를 처음 시작했던 2020년은

서울 수도권은 이미 많이 올라있었고,

지방 광역시에서 중소도시까지

상승의 열기가 퍼져나가던 때였습니다.


그리고 당시 투자를 막 시작한 초보인 제가

매수한 물건들은 매수하는 족족 가격이 올랐습니다.


가계약금을 보내고 며칠 뒤 계약서를 쓰러가면

사장님이 4천만원 오른 가격에 거래된 계약서를

보여주며 정말 잘 샀다고 얘기해주던 때였죠.





부끄럽지만 그 때 저는

제가 투자를 잘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돈은 이렇게 버는 거구나'


라고 생각하며 몇 개월 사이에

몇 천만원이 불어난 순자산에 뿌듯함이 가득했어요.


주말 내내 이어진 임장에 죽을듯이 피곤해도

매수한 단지의 호가와 실거래를 보면

그 피곤함이 깨끗이 씻겨나가며

투자를 해야할 이유를 수백개도 찾을 수 있을 것 같은

기쁨으로 가득했습니다.


하지만 그 당시의

제가 크게 착각하고 있던게 있었어요.


투자는 매수하고 그 직후가 아니라

그 물건을 보유해 수익을 잘 내거나

팔지 않을 자산을 오래 보유하는 것이

투자에서 더 중요한 본질이라는 것을요.


지금 돌아보면 사자마자 오르던 그때

딱 하나 좋았던 것은 '기분' 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기분은

계속 해나갈 힘을 주기도 했지만

탐욕 가득한 시장은 초보투자자의 눈을 가려

겸손함과 조심스러움을 희미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5년이 지난 지금 돌아보니

사자마자 오르는 것의 장점보다

별로인 점들이 더 눈에 들어옵니다.




사자마자 오르면 별로인 이유 1.

어차피 오르는 타이밍은 알 수 없으며

싸게 샀다면 어떤 시장에서도

수익을 보며 매도할 수 있습니다.


2020년의 제가 산 물건들이

사자마자 올랐던 이유는


1) 가격이 쌌고

2) 탐욕의 시장을 만난 것


두 가지 때문입니다.

실력 때문이 아닌 것입니다.


그리고 2021년 하반기부터

시장이 냉랭해지며 하락장이 찾아왔습니다.


기분을 좋게 했던 한 껏 올랐던 가격들은

하락장을 맞이하자 하나 둘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제서야 과거 그래프에서 2020년 이전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긴 상승과 하락이 반복되었던

시장의 흐름 말이에요.





하락장이 한참동안 이어지던 시간에도

누군가는 이 자산을 매수하였습니다.

그리고 내가 매수한 시점보다 4년 앞서

누군가가 내가 산 것과 같은 가격으로

매수를 했습니다.


4년전에 매수한 그 사람은

이렇게 하락이 길어 질지, 얼마나 가격이 빠질지

예상할 수 있었을까요? 아마 아닐겁니다.


4년전 매수한 사람이 가격이 싼지 비싼지에 대해

충분히 판단했는지까지는 알 수 없습니다만,

중요한 것은 수익을 보기 위해서는

하락의 시기를 견디고 시장이 상승 전환하여

내가 산 가격보다 비싸지는 시간까지 꾸준히

보유해나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누군가는 4년간의 고통스러운 하락을 견딘 후에야

상승이라는 달콤한 시기를 맞이했지만,

저는 그저 상승이 진행되던 시기에

매수를 했을 뿐인 것 입니다.


그리고 A와 B의 매수 가격은 같으며

보유한 자산의 가치도 같죠.


같은 가격에 매도하게 된다면

보유한 기간만 달라졌을 뿐

매도해서 수익을 본 상황에 차이는 없습니다.


그리고 깨달았습니다.


사자마자 올랐던 것은 내 실력이 아니었다는 것과

그리고 그 오르는 타이밍은 그 누구도

알 수 없다는 것 입니다.


그리고 시장에 휘둘려 탐욕에 휩싸였던 마음을

뒤늦게야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또 시장이 모두 매수를 외치던 그 때는

오른 가격에 매수하지 않도록 매우 주의해야 하며

무엇보다 '싸게 사는 것' 이 엄청나게 중요하다는 것

경험을 통해 복기해나갈 수 있었습니다.


비싸게 사고 사자마자 오르는 경험을 하는 것보다

싸게 사고 오르지 않거나 하락을 겪은 후

수익을 보고 잘 매도하는 것이

'기분'면에서는 힘든 시간이 될 수 있지만,

투자 수익 면에서는 훨씬 나은 상황이라는 것이죠.





사자마자 오르면 별로인 이유 2.

올랐다고 바로 매도할 수 없습니다


가격이 오르면 엑셀상의 순자산은 올라갑니다.

하지만 가격이 올랐다고 해도

바로 매도를 할 수도 없어요.


적어도 2년은 보유해야 다주택자의 경우

양도세를 일반과세로 매도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양도세가 20% 중과되니까요.

주식처럼 바로 팔아치울 수 있는

자산이 아니기 때문에 그렇죠.


부동산 사이클과 연관지어 생각해볼게요.

덩치가 작은 지방시장의 경우

수도권보다 사이클의 주기가 짧습니다.


아래의 빨간 그래프는 천안의 불당 아이파크,

파란색은 서울 서대문구의 홍은 벽산 아파트입니다.


서울이 하락에서 상승까지 9년의 사이클을 달리는 동안

천안은 07~14년, 14~21년까지

두 번의 시장 사이클을 돌았습니다.






그 말인 즉

지방에서 매수한 물건이

내가 매수하자마자 가격이 올라 비싸졌다면

중과가 되지 않는 2년이 지난 시기에도

상승의 분위기가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정말 저렴하게 매수했다면

하락장에서도 충분히 수익을 보고 매도할 수 있지만,

오르는 시장에서 달리는 말에 올라탔다면

다음 사이클이 올때까지 기다리는

선택을 해야할 수도 있다는 얘기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빨리 오르지 않는다고

조급해하지 않으시면 좋겠습니다.


내가 충분히 싸게 매수했다면,

상승장에서도 하락장에서도 매도할 수 있습니다.

충분히 수익을 보는 선택이 될 수 있으니까요.


위에서도 말씀드렸지만,

바로 오르면 '기분'은 좋지만 어차피 바로 팔 수 없어요.




사자마자 오르면 별로인 이유 3.

탐욕의 시장에서는 보유 세금도 오르고

규제도 강화됩니다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내야하는 세금이 발생합니다.


기본적으로 재산세가 있겠고,

다주택자로 많은 물건을 보유한다면

종합부동산세도 보유세로 내야합니다.


이 세금들은 보통 '공시가격' 기준으로 계산되는데

집 값이 오르면 공시가격도 따라오르곤 합니다.


이렇게 집 값이 오르면 그에 비례해

보유세도 많이 내게되는 것에 더불어

전국적으로 집 값이 오르면 정부는

급히 오른 가격을 진정시키려 합니다.


그리고 그 방법으로 대출규제와 함께

'세금강화' 라는 카드를 꺼내듭니다.


아래는 2020년 한창 나오던 기사입니다.

다주택자 종부세 인상, 공시가격 상승 등

지금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헤드라인이죠?


상승장에서 흔히 보이는 분위기이고

이런 정책의 변화는 보유과정에서의

비용을 상승시킵니다.




투자란 저렴한 가격에 가치있는 자산을 보유해

가격이 가치를 찾아가거나 넘어설 때

매도하거나 꾸준히 보유해나가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보유'과정에서 벌어지는 일에

슬기롭게, 때로는 버티면서 헤쳐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한 과정에서 사자마자 가격이 오른다는 것은

세금이라는 '비용' 면에서 치러야 하는 대가가

발생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가격이 언제 상승할지는 알 수 없지만,

그리고 오래 투자하다보면 사자마자 오르는

경험도 하게될 수 있지만, 사자마자 가격이 크게

상승한다는 것은 치러야 하는 비용도

동시에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사자마자 오르는 것 보다

훨씬 중요한 것


만약 내가 매수한 물건이 사자마자 오르지 않거나

오르기는 커녕 빠지거나 가격이 요지부동이라면

너무 조급하게 생각지 않으시면 좋겠습니다.


지역내에서 가치있는,

즉 사람들이 사서 거주하고 싶어하는

아파트를 저렴하게 매수하셨다면

마음편히 기다리며 투자자로서의 성장에

좀 더 집중하는 편이 훨씬 생산적일 것 입니다.


사자마자 오르는 것 보다 훨씬 중요한 것은

'싼 가격'에 산 아파트의 '소유권'을 잘 유지하며

가격이 상승할 언제가 될지 모르는 그 시기까지

진득하게 보유해나가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직 투자경험이 없지만

사자마자 오르는 단지를 사고 싶다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으신 분들은,

싸게 사서 (언젠가) 비싸게 매도하는 것이

결국 투자의 본질이며 이를 위해서는

내가 생각한 것 보다 훨씬 더 긴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지도 모른 다는 것을 인정하시는게 좋습니다.



이 글을 통해

투자를 하는 기간 동안 견뎌내야 하는 것들과

본질에 대해 다시 한 번 상기하실 수 있었길 바랍니다.


그럼 감기 조심하시구요 :)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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