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경험담

진짜 매도하고 싶으신가요? (feat. 내 집을 사겠다는 세입자) [슈퍼개미짱]

24.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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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매도하고 싶으신가요?

(feat. 내 집을 사겠다는 세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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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꾸준하게! 우직하게! 될 때까지!

과정을 즐기는 투자자, 슈퍼개미짱입니다.



꽉 채워 1년 동안

역전세 대응 쳇바퀴를 돌았는데요.

(후... all 클리어, 잔금들만 남았습니다)



그 사이에 느꼈던 한 가지 에피소드를

풀어보려고 합니다.





역전세를 막는 총 금액으로

서울 꽤 괜찮은 단지를 살 수 있을 때

그런 급매 임장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비싸서 쳐다보지도 못했던 단지를

너무 저렴한 가격에 동료들이 매수할 때


역전세를 막다가

또 수도권 시장을 놓칠 것만 같아

왠지 모를 두려움과 공포에 잠이 안 올 때



바보 같은 자아가

자꾸만 매도를 상상했습니다.



그때마다 멘토님, 튜터님들의

때론 쓴소리가, 때론 격려와 위로가

큰 힘이 되었습니다.



매도와 보유 사이에서

아래와 같이 의사 결정을 하고

순차적으로 역전세를 대응했습니다.







세입자를 최대한 붙잡아

계약을 연장하고 싶은데

역월세 등 협상도 해보지 못한 채


모든 세입자가 일제히 퇴거 소식을 알려오고

정해진 시간 내에 신규 임차인을 구해야 하는데

원하는 만큼 전세가는 차오르지 않고


(이런 게 한 두개가 아니고..ㅎㅎㅎ)





온 종일 회의로 유난히 지쳤던 어느 날,



N호기 임차인의 전화 한 통화로

역전세를 대하는 저의 마음이

완벽하게 움직인 사건이 생겼습니다.



집 값이 떨어졌으니

이제 집을 사야겠다며


같은 단지를 매수해서 나가겠다는

N호기 임차인이었습니다.


(들어올 때부터 나갈 때까지

저를 힘들게 하는 나이 지긋하신 임차인ㅠ)






자기가 매수할 집을 보고 왔는데

네고를 해주겠다는 매도자를 만났다며,


구체적인 가격을 제시하며

뜬금 없이 본인에게 집을 팔라는 세입자



원하는 가격은

최저 호가보다도 낮은 금액이었고

제가 매수한 금액보다 한참 낮았습니다






임차인이 부르는 금액을 들으며


신기하게 매우 짧은 순간에


매수를 하고 전세를 뺐던 과정이

빠르게 뇌리를 스쳤습니다.





4박 5일 간의

나홀로 지방 임장


그 시간을 온전히 홀로 보낸 남편


땀 흘리며 매물을 털던 기억


안 판다며 소리를 지르는

매도자를 끝까지 설득하며

막차를 놓칠 뻔한 기억


끝까지 매도자와 협상하며

계약서 쓰는 순간까지 네고 했던 일


수리 실측을 하려고

인테리어 업체와 온종일 미팅하며

모르는 용어에 뇌정지 왔던 날들


전세가 안 빠져 잔금까지 치르고

반년 넘게 전세를 뺐던 혹독한 날들


전세 전화를 많이 해서 질려버린 사장님들


그 와중에 전세 빠지니

내 일처럼 기뻐해 주셨던 부동산 사장님들


모든 과정에 도움을 주셨던

멘토님 튜터님 선배님 동료분들




긴 시간 고생했던 수많은 순간들의

소중한 결과가 바로 이 집이었습니다.



여러 도시를 오가며 비교평가를 했고

매물 문의를 하고, 매물을 털고

배운 대로 투자했던 물건이었습니다.



시장이 차갑게 변했다고

저의 마음 또한 잠시 변했다는 것을

제대로 인지했습니다.



시장은 바뀌어도

절대 변하지 않는 것


이 투자를 위해 쏟았던 나의 노력

그 사이에 희생된 가족의 노력

그리고 그 사이 쌓여간 투자자로서의 실력



스스로 너무 많은 것을

외면하고 있던 것은 아닌지

정신이 번뜩 들었습니다.







무릎에서 사서

어깨에서 팔라고 배웠는데


바보같이 물구나무를 설 뻔 했던

지난 날의 나 자신... (바보야)



뻔뻔했던 임차인의 요구 덕분에(?)

머리와 가슴을 일치시켜


제가 투자한 물건을 지켜냈습니다.








매도의사가 없음을 말씀드리고,


진심을 담아 임차인 분의

내집마련도 축하드렸습니다.


가격이 많이 저렴해진 시점에서

전세가 아닌 내집마련을 하셨다는 게

참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역전세를 맞았지만 감당할 수 있고

제 집에서 살다 나가신 임차인 분이

자본주의에서 중립기어를 놓았다는 점이

참 안심이 되었습니다.


(은퇴할 나이가 다 되셨거든요)







혹시,




지금, 진짜,

매도하고 싶으신가요?




저처럼 너무 힘든 순간이 찾아와

내가 투자한 물건이 꼴도 보기 싫을 때

지난 투자가 너무 후회될 때



혹시 그런 마음이 들 때는

투자자로서 지난 나의 활동을

꼭 한 번 복기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투자자로서 치열하게 그려온

성장일기와 마주해보시면 어떨까요.


그 미운오리새끼 같은 집 덕분에

분명히 더 성장하셨을 겁니다.









좋은 글을 남겨주신 멤버에게 댓글은 큰 힘이 됩니다. 응원 댓글로 감사함을 나눠주세요. 😀

댓글


허씨허씨creator badge
24. 05. 01. 00:01

미짱님 항상 좋은 글 남겨주셔서 감사해요!!! ㅎㅎ

아잉붸붸
24. 05. 01. 00:02

진지하게 읽다가 물구나무에 빵터졌어요 ㅋㅋㅋ 미짱님 역전세 대응 넘 고생 많으셧습니다 ㅠㅠ 힘들게 매수한 소중한 직원들 시장 분위기에 휩쓸려서 팔지 않을게여 감사합니다♡

드림텔러
24. 05. 01. 00:03

미짱님 힘드셨을텐데 고생 많으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