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보를 쓸 때, 지역과 단지의 현재 가치는 참 열심히 평가했다. 그런데 이 지역이 앞으로 어떤 점이 좋아질 지, 이 단지는 앞으로 어떤 영향을 받을 지는 조금 등한시 했던 것 같다. 너무 먼 미래같이 느껴졌고, 그런 호재에 기대어 투자 결정을 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생각에 그와 관련된 정보는 아예 눈을 감아버렸던 것 같다. 이번 강의에 나온 C와 D 지역을 보니, 나의 시선이 지나치게 편협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 진행이 되고 있고 조만간 실현될 입지 개선의 요소까지 내가 지나쳐버렸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양파링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일자리는 변화 가능성이 낮은 입지 요소이지만, 그 지역으로 수요를 모으는 가장 강력한 요소이다. 일자리가 들어오게 되면 일자리와 함께 거주기가 함께 들어오게 되고 환경이 개선되며 그 영향은 그 지역 뿐만 아니라 인근 지역까지 미친다. 그런데 내가 앞마당으로 만들고 있는 C 지역과 관심 지역인 D 지역에 일자리가 크게 향상될 소식이 있고 그것이 뜬 구름 호재가 아니라니! 지난 주 임보를 쓰며 지역 분석을 열심히 했는데 이런 사실은 보고도 슥 지나치거나 크게 신경 쓰지도 않았다.
물론 실현 미정인 호재만 보고 투자 결정을 내리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그런데 모든 호재를 이런 식으로 취급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것도 깨달았다. 적어도 이 호재가 어느 단계까지 진행 되었고 언제쯤 실현이 될 수 있을지 정도는 자세히 알아 보았어야 했다. 여기서도 퉁쳐서 생각하는 것의 문제점을 깨닫는다. 호재만 보고 투자하지 말라는 말의 의미는 호재는 아예 무시하라는 것이 아닌데 말이다. 투자에 대한 생각이나 판단은 퉁쳐서 뭉툭하게 보지 말고 좀 더 섬세하고 디테일하게 파고들 필요가 있다는 것! 이 부분을 개선한다면 투자 실력이 조금 더 향상 될 수 있을 것 같다.
#하늘에서 내려다 보는 것처럼, 구름 위에서 보는 것처럼
지난 주 분임을 하며 만났던 C지역의 D마을에 대한 느낌은 한 마디로 외딴 섬 같았다. 주변에 예쁜 카페 거리가 조성되어 있지만 거주 수요를 끌어당기기에는 요인으로는 부족해 보였다. 또 신도시 느낌의 예쁘고 깔끔한 상권이 형성되어 있지만 규모가 작고 학원이나 생활 상권은 조금 부족하다 느꼈다. 다른 지역과 동떨어져 조그맣게 모여있는 이 단지의 매력이 아리송했다. 신축이라는 장점 하나로 여기를 선택할까라는 의문도 들었다.
그런데 이번 강의를 듣고 보니, 비로소 이 단지의 가치를 이해할 수 있었다. C지역과 맞닿아 있는 상급지 지역에 양질의 직장이 들어올 예정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직장이 조성되는 지역과 인접한 D마을이 그 지역의 배후 수요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지도를 조금만 확장해 보아도 알 수 있었다.
사실 이런 비슷한 경험이 서투기 때도 있었다. 구축 밭 속에 신축인 한 아파트의 가격이 너무 고평가가 아닌가 생각했었다. 그 지역 안에서만 아파트 단지를 가두어서 보니, 그 가격이 이해가 안 되었다. 그런데 단지 분석을 하며 손품을 팔아보니, 이 단지가 인근 상급지와 생활권을 공유하는 위치라는 것이 보였다. 그 때도 실제 땅에는 그어져 있지 않는 지역의 경계선에 갇혀서 넓게 보지 못하는 구나라고 생각했는데, D 마을 역시 그랬던 것이다.
서울과 수도권에서 그 아파트의 단지 가치가 잘 이해가 되지 않을 때는 ‘하늘에서 내려다 보는 것처럼, 마치 구름 위에서 보는 것처럼 그 지역을 넓게 보라’는 양파링님의 조언이 인상적이었다. 이 말을 잊지 말아야겠다. 하늘에서 내려다 보는 것처럼, 구름 위에서 보는 것처럼 넓은 시야를 가지고 보자!
#3. 선호 키워드를 찾아라
어떤 지역에서 투자 우선 순위를 정할 때, 핵심 키워드를 생각해야 한다는 것은 참 중요한 점인 것 같다. 또, 어떤 생활권/ 단지의 단점이 입지 요소를 능가할 요인인가는 잘 고민해 봐야 한다는 것은 중요한 인사이트인 것 같다.
C지역의 I생활권은 분임 후 생활권 순위를 정할 때, 주변 유해 환경으로 인해 순위를 한참 고민했다. 강의에 나온 C지역의 C단지는 나 역시 교도소 근처라는 점이 참 꺼림칙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D지역의 M마을은 상권이 교통보다 단지 선호도에 더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I생활권은 강남 접근성이 좋고 앞으로 더 막강한 교통 요지가 될 곳이다. C단지는 대단지 신축이며 모든 동이 교도소에 인접한 것이 아니다. M마을은 다른 지역과 선호 요소가 다르며 그 선호 요소에 따라 단지 순위를 생각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수요를 끌어오는 입지 요소, 그 지역의 키워드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키워드는 생활권에 따라 다를 수 있음을 알고 퉁쳐서 보지 말아야 한다. 더불어, 옥에 티가 보인다면 그 티가 옥의 가치를 훼손할 정도인지 냉정하게 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