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강의를 들으면서 자모님의 답답한 심경이 느껴졌다. 지금 정말 싸니까, 이리저리 재다가 기회 놓치지 말고 뭐라도 투자하세요! 라는 마음을 정말 절절하게 전달하신 것 같다. 시장 상황에 감이 없지만 월부에서 좋아하고 신뢰하는 강사님들이 지금이 바닥이라고 하니, 정말 그런가 싶다. 그렇다면 마른 수건에서 물기 쥐어 짜내듯 투자금을 쥐어 짜내야지. 그래서 뭐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 세뇌와 같은 설득을 당했다.
사실 이제 월부 입성 5개월차, 앞마당이 소박하게 3개인 나는 확신이 없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월 초에 0호기를 덜컥할 때는 오히려 확신에 차서 투자를 했다. 물론 그렇게 사고를 치고 2개월 후에 월부에 들어와서는 후회막급이었다. 그 돈이면 울산이 아니라 서울이었구나. 뼈 아프지만 지나간 일은 어쩔 수 없다. 미운 털이 박혔지만 소중한 0호기를 고이 잘 지키면서 서울을 내 앞마당으로 만들어 놓자!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문제는 갈아끼우고자 계획한 시점이 비과세를 받을 수 있는 시점이다 보니, 1년 반이나 남았다는 것이다. 자모님 말씀이 맞다. 먼 미래의 투자를 염두에 두면 이 생활이 지친다. 지난 달 서투기, 이번 달 신투기를 하면서 매주 새벽 첫 기차를 타보니 이게 만만치 않다. 돈도 많이 든다. 체력은 말할 것도 없이 바닥이다. 따뜻한 울산에 있다가 수도권 찬 바람 맞아보니 몸살도 심하게 걸렸다. 지난 주는 월부 시작하고 처음으로 이거 때려칠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포기할 수는 없다. 5개월 동안 나름 열심히 살았던 그 시간과 열정이 아깝다. 무엇보다 이거 포기하면 나는 무엇으로 내 노후 준비를 하나? 나는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위해서 이 길을 택했다. 그런데 중도 이탈하면 사실 죽도 밥도 안 된다는 걸 안다. 아는 데 힘도 드니 징징대고 땡깡이라도 부리는 것이다.
다시 의욕을 살려야 하는 시점에 자모님의 강의가 한 가지 해법을 제시한 것 같다. 지금 할 수 있는 걸 하라고 말이다. 물론 내 원기옥이 투입된 0호기 만큼의 투자금은 지금 당장 수중에 없다. 그런데 그렇다고 내가 강의에서 배운 지역들 중 단 하나도 할 수 없는 상황인가? 그건 또 아니다. 방법이야 쥐어짜면 다 나온다.
더 벌고 싶어서, 제일 좋은 걸 하고 싶어서 망설이는 것은 지금 시점에는 맞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0호기는 0호기 대로 지키면서, 내가 현재 할 수 있는 소중한 1호기를 찾아 지금 땀나게 다녀야 한다. 이렇게 생각하니, 사그라들었던 열정에 다시 불이 붙는다. 이리 저리 따지지 말고 just do it! 지금은 배운 대로 행해야 할 시점이다. 다시 힘을 내서 나가보자.
나는 25년 상반기까지 1호기를 마련한다. 그리고 0호기와 1호기를 잘 뭉쳐서 26년에는 서울 투자를 한다. 나는 할 수 있는 사람이다. 나의 가능성과 능력을 믿고 나아가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