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익 교수님 소개
-서강대학교 경제대학원 교수
-대신증권과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을 역임
-스스로 개발한 주가 예측 모형을 바탕으로 2001년 닷컴버블 붕괴와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에 따른
자산가격 붕괴를 정확히 맞춰 한국의 '닥터 둠', 우리 시대의 거시경제 멘토로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는 경제학자
김영익 교수님께 2023년, 2024년 부동산 전망을 물어보았습니다! 유튜브에선 미처 다 풀지 못한 인터뷰 비하인드도 있으니 풀 인터뷰 지금 바로 확인하세요
1.요즘 부동산 상승이다, 거래량이 늘고 있다.. 이런 기사가 나오고 있어요. 교수님께선 데이터로 시장을 판단하시죠. 지금 부동산 시장 어떻게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신문에서 보는 것처럼 단기적으로는 반등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게 추세적인 상승이냐 일시적인 반등이냐 그걸 좀 따져 봐야 합니다. 사이클로 보자면 하락장 안에서 일시적인 반등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일부 중개업자들한테도 현장을 물어보니, 거래량이 최근 늘어난 것은 안 팔린 급매물이 많이 나왔고 그걸 실수요자들이 산 거라고 합니다. 매도자가 가격을 낮추거나 매수자가 가격을 높이거나 해야 하는데 그 갭이 메워지진 않으면서 다시 거래량이 줄고 있고요.

저는 내년 상반기까지는 한번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어요. 여러 가지 요인이 있지만, 무엇보다 최근 경기가 너무 안 좋아요. OECD와 한국은행 등이 한국경제 성장률을 줄줄이 하향 전망하고 있고, 소득도 오르지 않은 상황에서 부동산 가격이 오르긴 어렵죠.
이제 급락은 끝났어요. 지역별로 다를 겁니다. 세종이나 대구처럼 많이 떨어진 곳은 조금씩 반등하고 있어요. 하지만 일부 지역, 특히 서울은 아직도 조금 더 떨어질 여지가 있습니다.
2. 내년 상반기를 부동산 시장 저점으로 보는 이유가 있을까요?

한국은행에서 소비자심리지수라는 걸 발표하거든요. 주택가격전망CSI지수가 작년 11월에 66까지 떨어졌습니다. 근데 최근 거의 90에 접근했습니다. (100이 기준이며, 100 이상이면 오른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점차 이제 줄들고 있다는 거죠. 이 심리가 실제 주택가격 대비 15개월 정도 선행을 해요. 즉 작년 11월 지수가 바닥이었으니 내년 상반기 무렵에 주택가격도 저점이 나올 수 있다는 거죠.
3. 그럼 이제 내년 중반 이후부터는 또 조금씩 좋아지는 모습을 기대해 봐도 되는 걸까요?
좋아지는 방향으로 가기는 할 텐데, 이게 얼마나 또 빨리 오르느냐는 다른 문제에요. 2019년, 2020년 같은 경우는 거의 없을 것 같아요. 그때는 돈이 많이 풀리면서 유동성이 풍부했고, ‘영끌’ 이런 단어까지 나왔던 시장이니까요. 그때 이후 이렇게 급락하는 걸 본 사람들이, 다시 빚을 많이 내가며 집을 사서는 안 되겠다고 느꼈을 테니까요.
완만한 상승이 될 것 같습니다.
4. 근데 얼마 전 "금리가 떨어져도 부동산 시장은 좋아지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이건 무슨 말씀이실까요?

일반적으로 ‘금리가 오르면 집값 떨어진다’ ‘금리가 내리면 집값이 오른다’ 이렇게 생각하시는데, 집값을 결정하는 여러 가지 요소가 있어요. 집값을 결정하는 요인을 제가 분석해 보니까 금리, 대출금액, 주가, 경기 등이 있거든요. 단기적으로는 물론 금리가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쳐요 그런데 조금 더 분석해 보면은 대출 금액이 금리보다도 영향을 미치고, 더 중요한 건 6개~12개월 후 집값 결정하는 가장 중요 요소는 경기입니다.
현재의 경기를 나타낸 동행지수 순환변동치 라는 게 있어요. 이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작년 10월이 정점이었고 최근 3, 4월에 일시적으로 반등했지만 계속 떨어지고 있어요. 보통 역사적으로 한번 떨어지면 평균 18개월 떨어지거든요. 작년 10월 이후 18개월 정도, 즉 2024년 상반기까지는 경기가 더 나빠질 수 있다는 겁니다. 이런 걸 고려하면 집값이 당장 오르기는 좀 힘들어 보입니다. 경기가 안 좋아 일자리가 줄어들고 임금이 안 오르는데, 부동산 집값이 오르긴 어렵죠. 금리는 지금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합니다. 이미 시장금리는 떨어지고 있고, 올해 말~내년 초에는 기준금리도 떨어질 거라고 보고 있어요.
5. 그럼 '부동산 분위기가 진짜 바뀌었다'는 걸 알기 위해 봐야 할 지표는 무엇일까요?

심리지수와 거래량을 보아야 합니다. 주택가격전망CSI지수나 KB 선도아파트 50지수를 보며 사람들의 심리를 알 수 있어요. 또 주택가격에 선행하는 지수는 전세 가격 지수예요. 집값은 투자 수요도 함께 있지만, 전세는 실수요이기 때문에 전세가 오르면 집값도 오를 수 있습니다. 순차적으로 스텝 바이 스텝으로 접근을 한다고 한다면 전세 가격을 먼저 점검하면 좋습니다. 최근 역전세가 정말 심각해지면서 정부에서 DSR 규제 완화까지 한다고 이야기가 나왔는데, 이런 전세 추이를 보고 부동산 시장을 파악해야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지금 젊은 분들은 전세보다 월세 사는 게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워낙 전세 사기 등 문제가 많이 발생하기도 하고, 지금은 젊은 분들이 전세를 살려고 해도 굉장히 많은 돈이 필요하니까요. 차라리 그 돈 가지고 금융 자산을 더 잘 운용했으면 좋겠어요. 우리나라 가계 자산 중 74%가 부동산이고 금융자산은 16%, 주식은 5%밖에 안 됩니다. 그리고 50~60대 이분들은 80% 이상이 부동산이거든요. 부동산 비중이 지나치게 높습니다.
6. 최근 부동산이 하락하면서 건설 회사가 파산할 거고, 더 큰 위기를 생길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더라고요. 최근 미분양은 좀 줄었다고 하는데... 미분양이 부동산 시장에는 어떤 영향을 끼칠까요?

(출처: 한국경제)
우선 미분양은 지역별로 조금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동안 제일 많이 올랐던 세종시가 급락했고, 그 다음에 대구가 제일 많이 떨어졌습니다. 대구가 많이 떨어진 건 미분양만 보아도 알 수 있는데요. 우리나라 전체 미분양 가구수가 지난 2월에 한 75,000채로 조금 넘었다가 지금 4월에 보니까 71,300채로 조금 줄어들었어요. 근데 대구가 13,000채 정도 됩니다. 한 도시가 그렇게 미분양이 많다 보니까 대구 집값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죠.
미분양이 많으면 건설업자들이 싸게 팔게 되는데, 아직 그 정도로까지는 가지 않았어요. 2009년 때는 우리나라 미분양 가구가 16만 채가 조금 넘었습니다. 그때는 정말 심각하니까 정부가 일부로 조금 사 주었어요. 지금 이 정도로는 정부가 사줄 가능성이 낮습니다. 10만 채가 넘어가야 고려해보겠다는 뉴스도 나왔고요.
지금 상황에서 미분양을 줄이기 위해서는 건설업자들이 좀 싸게 팔아야 합니다. 아직까지는 버티고 있지만, 갈수록 더 어려워질 것 같습니다. 아마 자금 사정이 갈수록 좀 어려워질 거예요. 그래서 결국 싸게 팔 수밖에 없는 상황이 나오리라 하고 있습니다. 이것도 앞으로 집값 하락 요인 중에 하나가 될 수가 있습니다. 또 건설사에서 미분양을 일부 숨기고 신고를 안 하고 있습니다. 자율신고다 보니 법적으로 문제가 없거든요. 그랫 미분양 신고를 의무적으로 법으로 만들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7. 부동산을 둘러싼 상황들이 굉장히 복잡하게 얽혀있다는 느낌이 드는데요. 지금같은 상황에서 부동산 시나리오가 크게 어떻게 흘러갈지 궁금합니다.
이제 급락은 끝났습니다. 우리가 산 정상에서 내려갈 때는 굉장히 가파르기 마련인데, 그 부분은 지났어요. 지금은 산을 내려가는 과정인데, 이렇게 내려가다 보면 중간에 작은 언덕이 나오게 마련이고, 지금이 그 작은 상승면입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우리는 아직 산을 내려가고 있습니다. 내년 상반기까지는 더 하락할 겁니다.
8. 그 시나리오 안에서 우리 무주택자, 1주택자 분들은 각각 어떻게 방향을 가져가면 좋을까요? 단기적으로, 그리고 장기적인 방향으로 말씀 부탁드립니다.
근본적으로 집은 사는 곳이기 때문에, 능력만 된다면 시장에 집을 사서 살아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집값 대비 우리는 돈이 없다는 거죠. 그래서 저는 최근에 ‘집값 오른다는데 지금 사야 합니까’ 묻는 분들에게는 내년 상반기까지 여유있게 기다리며 대비해보자고 이야기합니다.
(1) 무주택자분들은 지금도 급매물이 나올 겁니다. 자기가 살고 싶은 지역 부동산 중개업자들과 연락을 하며 급매물은 계속 체크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내년 상반기까지는 기다려도 좋습니다.
앞으로 우리 경제는 저성장으로 향해 갈 겁니다. 저성장의 특징이 차별화거든요. 앞으로는 전부 함께 오르지 않을 겁니다. 위치가 좋은 지역은 더 빠르게 오르겠지만, 그 외 지역은 상승세가 둔화되거나 거의 제자리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동안 집값이 올랐던 것은 우리 소득이 증가했고 가구수가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통계청에 따르면 서울 가구수는 2029년이 정점입니다. 머지않아 가구수가 줄어들며, 집값이 모두 오르긴 힘들 겁니다.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2) 1주택자 분들은 지금 집에서 잘 살면 좋습니다. 가능하면, 서울 중심지면 좋은데 그런 집은 지금도 가격이 비싸지 않나. 지금같은 시기가 갈아탈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대출 부담이 크지 않은 선에서 내년 상반기 전까지 한번 더 도전해보면 좋겠습니다. 지금은 내년 상반기 전까지 시장을 보면서 너무 조급하게 의사결정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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