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고두고 잘 했다 할 내집 마련 가능할까?

치솟는 집값으로 인해 무주택인 나는 가만히 앉아서 테러를 당한 것 같은 기분이었다. 애써 달래어 무덤덤하려 했었다. 지금이라도 내집 마련을 하는데 후회 없는 선택을 하기 위해 공부를 하기로 맘 먹고 용기를 내어 수강 신청을 했다. 그런데 강의를 들으며 스스로 미궁에 빠진 기분이었다. 나만 쌩뚱맞고 외롭게 앉아있는 기분이었다. 

이미 은퇴를 한 상태이기에 대출 가능 금액을 알아보기 위해 근로소득원천징수 영수증을 확인하는 것에서 부터 순탄치가 않았다. ‘아, 나는 어떻게 해야하지?’ 

또 대출 종목들 중에 혜택이 큰 정책대출은 이미 모두 비껴나간 것이었다. 대출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듣고 ‘대출을 무서워 할 게 아니라 오래 가져가면서 잘 활용해야 하는거구나’라는 사실을 겨우 알게 되었는데 다시 생각해 보니 나같은 경우는 대출을 몇십년 가져갈 입장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손에 들려있는 돈은 많지 않아서 우리 다섯 식구가 몸 담을 수 있는 집은 하급지에서나 겨우 찾아야 할 일이었다. 여기가 좀 낫나 싶으면 1~2억 그 이상이 더 있어야겠는데 대출도 맘껏 당겨다 쓸 상황도 아니니 그림의 떡이요 날 더욱 초라하게 만들기만 했다. 

넉넉하지 않은 자금이지만 나의 평생에 걸쳐 애써 모아온 것이다. 나에게는 그 자금을 값 없는 곳에서 깔고 앉아있는 우를 또 범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가치있는 물건을 골라 눌러 사는 동안에도 그 가치가 인정되어 조금이라도 나에게 힘이 되어줄 물건을 찾아내는게 나의 목표였는데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는 것 같아 너무 속상했다. 그래도 밤을 하얗게 새우며 구석구석을 찾아보았다. 입주민들의 얘기까지 참고해 봤지만 잘 모르는 동네도 많아 판단하기가 어려웠다. 지금 살고 있는 지역보다 좀 더 나은 곳을 찾고 싶었는데 그래도 교통은 편리한 여기가 답인가? 생각하니 강의를 듣고자 했던 나의 노력이 무위에 그치는 것 같아 과제의 진도가 나가질 않고 엄청 스트레스가 되었다. 

 

자본주의의 속성에 대한 이해가 너무나 부족했던 나로 인해 새삼 화가 났다. 그래도 열심히 살아왔다 생각했던 내 삶에 대해 가졌던 자긍심도 흐려진다.

휴~ 과연 이 강의를 통해 두고두고 잘 했다 할 내집 마련은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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