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집 찾는 심마니 집심마니 입니다.
장맛비가 너무 심하게 내리고 있네요
비가 심하면 안전한 곳에서 지내시면서
다들 피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최근 지방 1호기 물건을 매도했습니다.
그제, 잔금을 받았네요
비록 원하는 만큼 수익을 내진 못했지만
기회비용 측면에서 좋은 선택이라
매도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3년 전세로 살고 계시던 50대 부부 세입자께
싸게 산 제 집을 넘기게 되었고
무주택자셨던 저희 세입자분도
처음으로 주택을 갖게 되었다며 감사해 하셨습니다.
(win-win이었죠)
그 과정중에 제가 했던 고민들과,
매수인인 세입자와
매도인인 집주인의 달랐던 마음을 생각하며
글을 한번 남겨보려 해요
아직 세입자분 만기는 1년 반이 남았고
사실, 팔아도/팔지 않아도
저에게 큰 리스크는 아니었기에
Dry하지만, 정중하게 의사를 여쭤볼 수 있었어요.
(가격은 거의 제가 샀던 가격과 같은 가격으로요)
고등학교 졸업 후 타지로 나간 큰아들과
아직 집에 있는 작은 아들을 키워야했던 세입자분께선
“안그래도 집 고민이 컸는데” 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애기아빠가 집 값이 더 내려갈거라고 하고”
“지금 최저가 매물을 보니까 저렴하고”
“이 나이에 집 없는게 아쉽기도 하고”
“경험이 없으니 이게 맞나 싶기도 하고”
만약 가족의 고민이라고 한다면
응당 들어드리며 공감해야 할것만 같은 말들이었죠
(다시 보니 사고싶은 의지가 뿜뿜하시네요 ㅎ)
그렇지만 어차피 저는 이 분들이 매수하지 않으면
만기대로 거주하실 수 있게 당연히 서비스를 제공하려 했기에
몇 가지 말들만 덧붙여서 대화를 잘 마무리 했어요
“그런 사정들이 있으셨군요, 쉽지 않으시겠어요
그렇지만 저도 세입자분이 원하신다면
당연히 만기까지 살 수 있게 할거예요
단순히 유/불리를 따져 고민하는 거라서요
내키지 않으시면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잘 고민해보시고 이번 주 안으로 연락 부탁드릴게요"
매도를 할 때, 세입자분이 매수하시는 게
가장 깔끔한 상황이라 좋은데요
만약 제가 이 집을 반드시 팔아야 했다고 하더라도
세입자분께 말씀을 드릴 땐
제 집에 살아주시는 세입자분께 감사를 표하되
매도하려는 의사를 간결하게 표현하는게 나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세입자분의 매수가 불발 되었을 시
이 집을 다른 매수자에게 보여드려야 하고
그러려면 현재 살고 계신 분들의 협조가
필요하기 때문이에요
그러니 만약 매도 결정을 했다면
너무 고민 하기보단
빠르게 내 의사를 표현하는 것이
앞으로의 매도 과정에 더 도움 되는 행동일 것 같습니다.
앞의 대화에서도 느끼셨겠지만
세입자분께서는 아직 경험도 없고 집을 사고싶어 하셨어요
다만, 아이들이 학생이다보니 들어갈 곳이 많아
비용에 고민이셨죠
그래서 제가 제시한 ‘이미 싼 금액’에서도
2천만원을 낮게 부르셨습니다.
제 물건은 선호층 선호타입이었는데
5천만원 저렴했던비선호층 비선호타입을
예시까지 들어주시면서요
저희는 매도자이면서 역시 매수자이기때문에
당연히 싸게 사려고 하는 마음은 이해했어요
하지만 앞서 말했듯 저는 이 집을
보유해도, 매도해도 상관 없었기 때문에
굳이 손해를 보면서까지 팔고싶진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손해를 보지 않는 범위라면
매도하는 것이 저에게 충분한 이득이었기에
2천만원이 아닌 천만원을 낮춰서
팔려고 마음을 먹었어요.
그러면 또 역시 정중하지만 단호하게
제 뜻을 표현해야겠죠?
“부담이 조금 되시는 것 같아요 충분히 이해합니다.
저도 집을 살 때 싸게 사고 싶었거든요~
그렇지만 제가 말씀드렸다시피,
제가 산 가격보다 낮게 파는건
저한테 의미가 없어서요 사모님.
그래서 저는 제가 제시한 가격에서
1000만원 정도를 더 빼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대신 복비/법무사 등 거래비용은 내주시는 조건으로요
사장님(남편)께서 고민하시는 것 같은데
아마 이 가격이면 충분히 싸다는걸 아실거라
한번 이야기 나눠보시고 말씀해주세요
내일 모레까지 답변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집을 사려는 의지가 있으셨던 세입자분들 께서는
통화를 마치고 하루만에 연락을 주셨고,
그렇게 매도 계약을 하기로 했습니다.
앞서 말했듯, win-win 이었죠.
물론 저도, 세입자분도 100% 만족하는 거래는 아니었습니다.
세입자분은 1000만원이라도 더 싸게 사려는 마음이 있었을테고,
저 또한 이 물건을 보유하면서 수익을 기다려서
제 물건의 제 가치를 찾아보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큰 방향을 결정했다면
손해보지 않는 범위를 지정하고
저 뿐만 아니라 집을 사시는 분도 득이 될 수 있게
의견을 조율하려 했던 것 같습니다.
세입자분께서 매수를 결정하시고
지방 물건이었기에 저는 전자계약을 이용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리고 매수-매도인간의 협의라서 저는
단순히 전자계약을 써주실 부동산만 찾으면 되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매도 전자 계약서를 쓰려고 하니
한 가지 장애물이 생기더라구요
바로 부동산 사장님들의 ‘명판’표기 인데요
제가 조금 알아보니,
대부분의 은행에서 ‘매수 계약서’를 볼 때
부동산 명이 들어가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원래는 10만원이면 할 수 있는 단순 계약서 쓰기가
명판 표기가 들어가면 적게는 40, 많게는 7~80만원까지
수수료를 부르시곤 했어요.
거래비용을 내주시는 조건으로 협의했지만
앞서 세입자분께서 비용때문에 고민하셨고
계약금이었던 500만원도 준비하는데 시간이 필요하셨던 세입자분이라
저는 최대한 대필료를 싸게 주실 수 있는 부동산을 찾았습니다.
여러 통의 전화로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사장님을 찾았는데
세입자분께서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구요
“저희가 거래 경험이 없어서.. 기존에 했던 사장님과 거래하고 싶어요”
기존에 거래하신 사장님이 나쁜 분은 아니지만
수수료로 100만원이 넘는 금액을 요청하셨기에
저는 속으로 너무 안타까웠습니다..ㅠㅠ
하지만 세입자분의 입장을 생각해보면,
난생 처음 집을 매수하시게 되었고
대면이 아닌 전자계약을 해야하고
매수인(=심마니)는 몇 번 못 본 사람이었기에
어느 하나라도 믿을 곳이 필요하셨겠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너무 아쉬웠지만 그 조건을 OK 하고
마음을 안심시켜드린 후
거래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제 의도로는 선의였던 마음이
상대방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배운
귀중한 경험이었어요.
그렇게 거래를 마무리 하고
지금은 또 다른 매물을 찾아 부동산을 뒤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쌓여가는 경험들이
앞으로 저에게 더 좋은 기회와 성과를 주리라는 믿음과 함께요.
매도를 준비하시는 분들은
너무 고민 하기보단 빠르게 내 의사를 표현하는 것이
집을 사시는 분도 득이 될 수 있게
상대방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
를 기억하시고 행동하시면 좋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튜터님 귀한 경험담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1호기 매도를 고민중인데, 써 주셨던 핵심 포인트들, 세입자와의 win win을 위한 제안들 너무 큰 도움이 됩니다. 편익과 비용을 고려해서 저도 신중하게 고민하고 결정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번에 전세맞추면서 어떻게 상대방을 이해하고 대화를 이끌어가야 했는지 튜터님 경험담을 읽으며 느끼고 배우게 됩니다. 귀한 경험당 공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