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y Yourself First(먼저 나에게 지불하라)
미국처럼 재무 교육이 체계적으로 잡힌 나라에서는 이 개념을 상식처럼 받아들입니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돈을 쓸 때 가장 먼저 미래의 나를 위해 돈을 쓰라’는 뜻이죠. 우리에게 익숙한 표현으로 바꾸면 ‘선 저축, 후 소비’입니다. 이와 관련해 제가 가장 인상 깊었던 문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돈이 없어서 저축을 못 하는 게 아니라 저축을 먼저 안 했기 때문에 늘 돈이 없는 것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재테크의 본질은 언제나 같습니다. ‘먼저 저축하고, 그 다음에 소비하라.’
여기서 확장해서 이야기할 부분이 있습니다. 미국에는 우리나라의 연금저축계좌와 비슷한 성격의 401K라는 계좌가 있습니다. 미국인들은 보통 연초에 납입 가능한 금액을 가능한 한 빨리 넣고 투자를 시작합니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매월 일정 금액을 납입하며 적립식 투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죠. 이와는 다르게, 미국인들은 연초의 성과급까지 포함해서 최대한 빨리 목돈을 투자하려는 경향을 보입니다.
이러한 투자 스타일의 차이는 왜 발생하는 걸까요?
우리나라 투자자들은 기본적으로 주가 하락에 대한 염려가 큰 편입니다. 아무래도 주식 투자로 지속적인 성과를 경험한 사례가 많지 않기 때문일 가능성이 큽니다. 반면, 미국 투자자들은 장기간 우상향했던 S&P500 지수의 역사적 흐름에서 알 수 있듯이, 주식 투자로 좋은 성과를 얻은 경험이 많습니다. 이런 경험의 차이가 투자 스타일의 차이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투자자들은 좀 더 안정적인 투자를 원하기 때문에 적립식으로 나눠 투자합니다. 그러나 미국 투자자들은 우상향을 전제로, 조금이라도 빨리 더 많은 금액을 납입하여 복리효과를 극대화하려는 경향이 있죠.
이처럼 두 나라의 투자 스타일을 길게 설명한 이유는,
최근 미국 주식 시장의 주가가 지나치게 오른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퍼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제 유튜브 채널의 댓글만 봐도, ‘미국 주식이 너무 많이 오른 것 같다’는 의견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단순히 주가 상승폭만을 보고 막연히 과도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중요한 것은 단지 주가가 얼마나 올랐는지가 아니라, 실적이 잘 나오고 있는가 하는 점입니다.
정말 미국 주식은 ‘실적과 무관하게 지나치게 오른 것’일까요?
최근 미국의 2분기 실적 발표를 보면, 오히려 시장의 우려를 잠재울 만한 결과가 속속 나타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S&P500 기업들 중 약 12%가 실적을 발표했는데, 이 중 무려 83%의 기업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습니다. 어닝 서프라이즈는 단순히 전년 대비 실적이 성장했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시장에서 이미 예상했던 실적보다도 더 좋은 결과를 내놓았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통계를 볼 때는 반드시 명확한 비교 기준이 필요합니다. 언뜻 보기에 83%는 꽤 높은 수치로 보입니다. 실제로 높은지 확인하기 위해 최근 5년, 10년 동안의 평균 어닝 서프라이즈 비율과 비교했습니다. 최근 5년 평균은 78%, 10년 평균은 75%였습니다. 즉, 현재의 83%는 분명히 높은 수준입니다.
실적 성장의 크기 측면에서도, 이번 분기 S&P500 기업들은 예상치보다 7.9% 더 좋은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최근 5년 평균인 9.1%보다는 낮지만, 10년 평균인 6.9%보다는 높은 수준으로, 전체적으로 준수한 수준입니다.
그렇다면 올해 말과 2026년 말 기준으로 S&P500 기업들의 순이익 성장률 전망은 어떨까요?
현재 2025년과 2026년의 성장률은 각각 9.3%, 14.0%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최근 20년 동안의 데이터를 보면, 다음 해 순이익이 역성장하지 않는다면 S&P500 지수는 거의 대부분 상승세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워런 버핏, 하워드 막스, 제러미 시겔 등 투자의 대가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이익이 성장한다면 결국 주가는 오른다"라는 원칙과도 정확히 부합하는 부분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현재 미국 주식의 상승이 과도하다고 판단할 만한 명확한 근거는 아직 없습니다.
(2025년 7월 17일 기사)
하지만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바로 최근 연준이 경고한 ‘관세 영향’이 아직 시장에 완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연준에서는 이 영향이 늦여름부터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관세의 영향이 현실화되면 기업은 두 가지 선택지에 놓입니다.
하나는 1) 관세로 인한 원가 상승분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방법입니다. 이 경우 소비자는 구매를 줄일 가능성이 크고, 결국 기업 매출이 감소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2) 기업이 소비자에게 전가하지 않고 직접 관세 부담을 흡수하면 매출은 유지될 수 있지만, 수익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즉, 앞으로 관세의 본격적 영향이 시작되었을 때 기업의 실적이 과연 지금처럼 견고하게 유지될지는 아직 미지수라는 점입니다.
결론적으로, 현재 미국 주식이 과도하게 오른 것이 아니라, 실적이 충분히 뒷받침되고 있음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연준이 지적한 ‘관세 영향’이라는 잠재 리스크는 분명히 존재합니다.
이럴 때일수록 본질에 집중한 투자를 해야 합니다. 즉, 좋은 기업의 이익 성장이 지속되는지 확인하는 것과, 처음 이야기했던 ‘Pay Yourself First’의 원칙을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현명한 투자자는 지나친 낙관이나 비관보다는 언제나 사실을 냉정히 직시하며 합리적인 선택을 합니다.
결국 우리가 선택한 이 길이, 우리의 자산을 우상향으로 이끌어 줄 것입니다.
모두 함께 우상향합시다.
감사합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