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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얼굴
책속에 인용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의 말, “인플레이션은 노상강도처럼 폭력적이고, 무장강도처럼 무섭고, 저격수만큼 치명적이다.”라는 구절은 마음에 오래 남는다.
어느 날 은행 앱을 열었을 때 숫자가 줄어든 계좌 잔고를 보며 한숨을 내쉰 적이 있을 것이다, 돈은 늘 내 곁에 있으면서도 정작 손에 잡히지 않는 존재처럼 우리를 흔든다.
이 책은 바로 이 모순적인 감정을 파고들며 돈이라는 이름의 권력과 두려움, 희망과 탐욕이 얽힌 얼굴들을 낱낱이 보여준다.
책장을 펼치자마자 드러나는 것은 돈이란 단순한 교환 수단이 아니라 인간 심리의 거울이라는 사실이다.
이 책은 세계 최초의 지폐였던 송나라의 교장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조개껍데기에서 금과 은, 종이화폐 그리고 지금의 디지털 신호에 이르기까지 돈은 끊임없이 얼굴을 바꿔왔다.
흥미로운 점은 돈의 얼굴이 변할 때마다 사회가 겪었던 혼란과 사람들의 두려움이 함께 기록되어 있다는 것이다.
IMF 외환위기 당시 금 모으기 운동으로 나라가 버텼던 기억과 레바논의 국가 부도 사타로 사람들이 은행을 습격했던 장면은 극명하게 대비된다.
돈은 인류의 희망을 지탱하기도 하지만, 한순간에 삶을 무너뜨리는 칼날이 되기도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 책의 큰 미덕은 돈의 구조와 흐름을 역사와 사건 속에 생생히 녹여냈다는 점이다. 중세 유럽에서 이자가 죄악으로 여겨져 고리대금업이 금지되었을 때, 유대인들이 이 일을 맡으며 사회적 차별을 떠안아야 했던 사연은 돈과 종교, 권력의 얽힘을 실감하게 한다. 셰익스피어의 <베니스상인> 속 샤일록이 왜 그런 모습으로 탄생했는지, 그 배경이 이제야 선명하게 다가온다.
반면, 현대 사회에서는 이자가 없이는 금융 시스템 자체가 성립될 수 없다. 누가 이익이 없는데 돈을 빌려주겠는가. 이 단순한 질문이 결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와 투자 시스템의 근간이 된다.
나이지리아 사례 역시 인상 깊다. 문맹률이 높고 계좌 보유율이 낮아 수 억명의 국민이 여전히 돈을 집에 보관해야 하는 현실, 화폐 개혁의 실패로 정부 신뢰마저 무너지 상황에서 비트코인 사용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이야기는 “돈이란 곧 신뢰”라는 명제를 보여준다.
내가 돈을 맡길 수 있는 상대가 누구인가, 그것이 화폐의 가치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투자에 대해서도 인상 깊게 조명해준다. 레버리지 전략이라는 이름으로 빚을 통한 투자가 얼마나 위험 한지를 다양한 사례로 경고한다.
돈을 빌려 투자해 단기간의 이익을 얻는 것은 화려해 보이지만, 실패했을 때의 대가는 삶 전체를 무너뜨릴 수 있음을 반복해서 보여준다.
경제학 교과서의 개념으로 설명하는 대신, 실제 사례와 사람들의 목소리를 통해 들려주기 때문에 더 깊이 각인된다.
또한 인플레이션에 대한 설명은 지금 우리의 현실과 맞닿아 있다. 팬데믹 이후 전 세계가 겪고 있는 물가 상승은 숫자 몇 개의 변화가 아니라 삶 전체를 뒤흔든다.
나의 월급이 정말 올랐는지, 아니면 실질적으로 줄어든 것인지 돌아보게 되는 대목에서는 스스로의 소비 습관을 점검하게 될 것이다.
이 책이 주는 가장 큰 울림은 돈을 통해 인간의 얼굴을 보게 한다는 점이다. 돈에 사로잡힌 탐욕스런 얼굴, 빚으로 무너진 절망의 얼굴, 새로운 제도를 만들기 위해 도전하는 얼굴, 그리고 IMF때 서로의 금반지를 내놓던 연대의 얼굴까지, 결국 돈은 우리 각자의 마음을 비춰주는 거울이다.
투자에도 정답은 없다. 대신 철저히 조사하고, 자신만의 원칙을 세우며, 그 원칙을 지켜내는 힘이 필요하다는 메시지가 끝내 울림을 남긴다.
책장을 덮으며, 돈이란 무엇인가. 그 얼굴은 과연 어떤 모습인가. 눈 앞에 떠오른 것은 흐르는 강물 같았다. 때로는 잔잔히 흘러 마음을 편안하게 하지만, 갑자기 불어나 모든 것을 휩쓸어가기도 한다. [돈의 얼굴]은 그 강물에 휩쓸리지 않고 흐름을 읽어내는 힘을 길러주는 책이다.
경제를 잘 모르는 이에게도 길잡이가 되어주고, 이미 투자에 발을 들인 이에게는 냉철한 성찰을 안겨준다. 돈의 얼굴을 정직하게 마주하는 순간, 비로소 나의 삶을 지탱하는 진짜 힘이 무엇인지 깨닫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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