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빨리 추위가 오는 계절입니다.
이틀 전 밤 10시쯤, 퇴근 하던 길에
자주 가던 주유소를 들렸습니다.
월급날까지 돈을 아껴야 하는데
3만원치만 넣을지.. 가득 넣을지…
갈팡질팡하다 가득을 누르고
주유구에 주유기를 넣고
피곤함에 멍을 때리고 있었습니다.
OO주유소 잠바를 입은 한 아저씨가 다가와
말을 걸었습니다.
“이제 퇴근하시나봐요? 오늘은 날이 춥네요”
낯선 인사에 대면대면 대답을 하고
주유를 끝내고 차에 타려던 찰나
아저씨께서 한번 더 말을 걸었습니다.
“오늘 하루도 고생하셨어요.”
그냥 시동을 걸고 출발을 하려다
그 한마디를 듣고 창문을 내려 저도 인사를 건냈습니다.
“감사합니다. 사장님이신가봐요?”
“아니에요~여긴 직영 주유소잖아요. 저는 직원이에요”
추운 날씨에 밖에 서서 늦은 밤에도
살가운 인사를 건내는 모습을 보고
당연히 사장님이겠거니 생각했던 저였습니다.
“당연히 사장님이신줄 알았어요. 감사합니다.”
라고 대답을 하니
웃으며 “조심히 안전운전 하세요~”
라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
어제는 지난 주 출장비를 정산하다
영수증을 빠트린 곳이 있어 전화를 걸었습니다.
핸드폰 너머로 들리는 분주한 소리,
잘 들리지 않는지 여러번 되물으셨고
저는 소리를 지르며
‘사장님 3일 전 오후 6시 카페 영수증이요!’
라고 부탁을 드렸습니다.
한참 뒤 확인해보니
정갈하게 찍힌 영수증 사진이
문자로 들어와있었습니다.
사진을 다운받아 정산에 활용하고
그냥 지나칠까 하다..
지난 밤 주유소 아저씨의 친절이 생각나
저도 한마디 감사인사와 소소한 덕담(?)을 보냈습니다.
‘감사합니다 사장님. 번창하세요’
그리고 돌아온 회신은
‘감사합니다. 좋은하루 되세요’ 였습니다.
그리고 그 한마디 덕분에
저도 한번 미소지을 수 있었습니다.
/
며칠 간 있었던 이 순간들 덕분에
어차피 누가 대신 살아주지 않는 하루라면,
작은 일상 하나도 놓치지 않고
감사한 일로 만들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차피 단 하루 뿐인 오늘 하루라면,
그냥 스쳐지나갈 인연에도
친절을 베푸는 하루로
살아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차피 온전히 내가 살아내야 하는 하루라면,
오늘 주어진 이 24시간을
감사한 마음으로 마무리를 하는 것도
뿌듯한 마음으로 마무리를 하는 것도
모두 나의 몫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오늘도 주어진 하루에 잘 살아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많은 분들
모두 좋은 하루로 만들어 가시기를
응원해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