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지랖 때문에 한가할 수 없는 부동산 투자자 (안)한가해보이입니다.
위 제목의 기사만 보면 정말 끝난 것 같죠.
국토교통부가 최근 ‘2024년도 주거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전국 6만1,000가구를 직접 방문해 면담 조사한 자료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가계의 내 집 마련 현실을 숫자로 보여준 보고서입니다.
그리고 언론은 기다렸다는 듯이 이런 제목을 뽑아냈죠.
“한 푼도 안 쓰고 월급 14년 모아야 서울에 집 한 채 산다”
숫자만 보면 허탈합니다.
보는 순간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와 진짜 미쳤다… 이래서 뭘 사냐’
‘이제는 그냥 포기하고 살라는 거네’
‘부자는 이미 다 샀고, 우린 끝났다’
바로 이 반응을 노린 기사입니다.
한 줄로 정리하면, “사람들에게 체념을 심어주는 기사”입니다.
“서울에 집 한 채”가 이렇게 멀다면, 지금 집이 없는 사람은 정말 게임 오버일까요?
그런데, 냉정하게 말해서 이건 절반짜리 진실이고, 절반짜리 세뇌입니다.
기사는 틀린 말은 아닌데, 그 해석이 여러분을 가난 쪽으로 밀어 넣고 있다는 게 문제죠.
왜 그런지, 데이터를 기준으로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주거실태조사나 PIR(Price to Income Ratio, 소득 대비 집값 비율) 기사는 보통 이런 가정을 깔고 있습니다.
애초에 현실성 0인 계산을 “현실”이라 포장하죠.
“14년”이라는 숫자는 이렇게 만들어집니다.
1) 세금 떼고 남은 월급을 100% 저축한다는 가정
2) 한 푼도 안 쓰고 14년 동안 쌓는다는 가정
3) 집값은 지금 그대로 멈춰 있다는 가정
4) 그리고 그걸로 서울의 ‘평균 아파트’를 산다는 가정
이렇게 하면 약 14년이 걸리는 것이에요.
자, 여기서 어느 하나라도 실제 인생에 적용 가능한가요?
“14년 동안 밥, 교통비, 교육비, 부모님, 아이 모두 제로로 산다?”
“집값이 14년 동안 그대로다?”
“그 긴 시간 동안 금리·정책·통화량·경기 변화는 “없는 셈” 친다?”
이 전제들 자체가 이미 비현실적입니다.
즉, 이건 “현실적인 시나리오”가 아니라, 극단적인 가정 위에서 계산한 ‘경고용 숫자’에 가깝습니다.
그런데도 이 숫자를 “현실”인 것처럼 던져놓고,
사람들한테 “너희는 원래 못 사. 꿈 깨라”라고 메시지를 박아 넣는 거죠.
문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숫자를 보는 순간 생각을 멈춘다는 겁니다.
“아, 이제 집은 글렀다. 포기해야겠다.”
여기서 사고가 멈추면, 기사에서 의도한 “경각심”이 아니라 “체념”을 선택하게 됩니다.
여러분은 게임에서 ‘자발적 탈락’을 선택한 플레이어가 되는 것이죠.
우리가 해야 할 건 체념이 아니라, 구조를 이해하고 전략을 세우는 것입니다.
"월급을 모을수록 뒤처지게 설계된 구조"
실질 임금은 이미 ‘뒷걸음질’ 중입니다.
먼저 현재의 물가와 임금 환경을 보겠습니다.
2025년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약 2.4%
2025년 적용 최저임금 인상률은 1.7% (9,860원 → 10,030원)
숫자를 단순화하면 이렇습니다.
물가는 +2.4% 오르고 있는데,
최저임금은 +1.7% 오르는 수준에 그쳤다.
숫자 놀음이 아닙니다. 이건 현실입니다.
이 말은 곧,
“명목 월급은 오르지만, 물가를 감안한 ‘실질 임금’ 즉, 실제 체감 능력은 줄어들고 있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월급 300만원 → 305만원 → 310만원으로 올라가니까
겉으로는 “오, 나 연봉 오른다” 싶지만
물가가 더 빨리 올라서
체감상 남는 돈은 오히려 줄어들거나 그대로인 것입니다.
월급을 꼬박꼬박 모으려 해도,
생활비·주거비·교육비는 물가와 함께 오르고,
월급 인상률은 그 속도를 못 따라가고,
결국 저축 가능한 금액은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여러분, 힘들어도 포기하지 말고 저축해서 14년 모으면 서울 집 삽니다”
라고 말하는 건 거의 조롱에 가깝습니다.
월급의 인상 속도 < 물가 + 자산 가격의 상승 속도인 구조인데,
그걸 모르는 척 “저축해라, 포기하지 마라”는 건
그냥 “당신은 평생 뒤에서 뛰어”라는 말과 같습니다.
“4년간 통화량 1,000조 증가, 그리고 최근 5개월 만에 200조 증가”
여기서 시선을 완전히 바꿔야 합니다.
집값이 올랐다가 아니라, 돈 가치가 떨어졌다로요.
집값이 아니라 “돈의 양(통화량)”으로 옮겨볼 필요가 있는 것이죠.
대표적인 지표가 M2(광의통화)입니다.
쉽게 말해, 시중에 풀려 있는 대부분의 돈이라고 보면 됩니다.
2020년 우리나라 통화량(M2)은 대략 3,000조원 수준
2024년에는 4,000조원을 넘는 수준까지 확대
2025년 5월 기준으로는 4,280조원 선까지 증가
4~5년 사이에 통화량이 1,000조원 이상 늘어난 것입니다.
게다가 2025년에는 불과 몇 달 사이 수백조가 늘어나는 등, 증가 속도마저 빨라지는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게 무슨 뜻일까요?
시중에 돈이 미친 듯이 풀리고 있다는 뜻이고,
그 돈은 낮은 금리와 정책, 레버리지 등을 타고 자산 시장으로 흘러 들어간다는 뜻입니다.
결과적으로 같은 아파트를 사려면 더 많은 ‘원화’를 가져와야 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화폐가치는 떨어지고(= 같은 집을 사려면 더 많은 돈이 필요해지고),
실질 임금은 줄어들고,
그 와중에 집값과 분양가는 통화량·물가·수요를 반영하며 꾸준히 우상향합니다.
그래서 겉으로 보면,
“집값이 미쳤다, 분양가가 미쳤다”
인데,
실제로는
“돈 가치가 먼저 미쳐 무너지고 있다”
“집값은 그걸 반영해 숫자가 바뀐 것뿐”
인 겁니다.
이 구조를 이해하지 못한 채,
“비싸니까 기다리자”, “거품 터지면 그때 사자”만 반복하면, 평생 이렇게 말하게 됩니다.
“야, 10억이 말이 되냐?”
“15억이 말이 되냐?”
“20억은 절대 아니지”
그런데 10억일 때 안 샀던 사람은 15억을 보고 똑같이 말하고,
15억 때 안 산 사람은 20억을 보고 또 똑같이 말합니다.
가격의 숫자만 바뀌었지, “너무 비싸서 못 사겠다”는 멘트는 20년째 그대로입니다.
10년, 20년이 지나도 항상 ‘가장 비싼 시기만 경험하는 사람’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옛날 방식은 이랬습니다.
“허리띠 졸라매고 저축하면 집 산다”
그때는 통했습니다.
왜냐하면,
예·적금 금리가 7~8%, 심지어 10%대까지 가던 시기도 있었고,
집값 상승 속도가 지금처럼 통화량 + 정책 + 글로벌 유동성을 타고 폭발하진 않았습니다
지금은 정반대입니다.
예·적금 금리는 낮고,
통화량은 폭발적으로 늘고,
부동산·주식·분양가 등 자산 가격만 통화량을 따라 뛰는 구조입니다.
자산 가격(특히 입지 좋은 서울·수도권 아파트, 분양가)은 통화량 증가와 함께 계단식으로 올라가고 있는 것이죠.
그 사이에 등장한 것이 바로, 매번 반복되는 기사 머릿글입니다.
1990년대에는 “서울 집값, 세계 3위… 내 집 마련 갈수록 아득”
2000년대 중반에도 “강남 아파트 연봉 45년 모아야”, “버블 논쟁”
2010년대에는 “서울 소득 대비 집값, 런던·뉴욕보다 비싸다”
2020년대는 “한 푼도 안 쓰고 14년 모아야 서울 집 한 채”
당시 기사만 보면,
항상 ‘지금이 역대 최고로 비싼 시기’였고, ‘이제 집 사면 바보’였어요.
하지만 수십 년이 지난 지금, 그때 가격을 보면 어떤가요?
78년 은마아파트 분양가가 “서민을 외면한 고가 분양”이라 욕먹던 시절,
2000년대 중반 강남 10억 아파트가 “버블”이라 비판받던 시절,
지금 가격을 보면, 그 시절이 차라리 “말도 안 되게 싸던 시절”로 보입니다.
“집은 ‘싸보일 때’가 아니라, ‘항상 내가 살 때 비싸 보인다’가 진실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월급 모아서 집 사겠다”는 전략 자체가 이미 시대착오적입니다.
우리는 월급을 모으는 것이 아니라, 월급의 미래 가치를 당겨와서(대출·레버리지)
물가·통화량보다 더 빨리 올라갈 수 있는 자산에 태워야만 방어가 됩니다.
결국 이와 같은 구조에서 저축은 더 이상 “부자가 되는 도구”가 아닙니다.
냉정하게 말해,
저축은 가난을 유지하는 도구이고,
아무 투자도 안 하는 건 가난을 심화시키는 도구입니다.
여기에 “물가 2.4%, 최저임금 1.7%”라는 숫자가 박히면,
저축만 하는 사람은 실질 소득이 줄어드는 데도 눈치를 못 채고 있는 상태가 됩니다.
“집값을 쫓는 사람이 아니라, ‘화폐를 이해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이제는 이렇게 물어야 합니다.
“월급 14년 모아서 집을 살 수 있을까?”가 아니라
“월급만으로 버티다가, 내가 얼마나 멀리 밀려나게 될까?”
집을 산 사람과 못 산 사람의 차이는 단순합니다.
월급을 모으느냐,
월급의 미래 가치를 당겨서(레버리지) 자산에 넣느냐의 차이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이겁니다.
“레버리지(대출)는 ‘탐욕’이 아니라, 인플레이션 시대의 ‘생존 도구’다.”
물론, 감당 안 되는 레버리지는 파멸입니다.
월 300만원 버는 사람이 이자만 250만원 쓰겠다는 건 미친 짓이고,
실질 소득·현금흐름보다 큰 레버리지는 절대 하면 안 됩니다.
하지만,
월 700만원~800만원 버는 사람이,
이자 150만원~200만원을 감당 가능한 선에서 쓰면서,
물가와 통화량을 이기는 입지 좋은 자산을 잡는 건,
“무모한 도전”이 아니라 “필수 방어 전략”에 가깝습니다.
국가는 필요하면 국채를 더 찍고, 예산을 더 쓰고, 레버리지를 극한까지 활용합니다.
그러면서 개인에게는 이렇게 말합니다.
“대출 줄여야 합니다”
“빚 내지 마세요”
“갭투자 막겠습니다”
결과적으로 누가 유리할까요?
이미 자산을 가진 사람
현금이 있는 사람
정책 바뀌기 전에 이미 좋은 자산을 선점한 사람
언제나 손해 보는 쪽은 “무조건 빚은 나쁘다”며 레버리지를 봉인한 사람들입니다.
그 손해보는 것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이 바로 투자입니다.
그래서 투자공부가 필요한 것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투자는 ‘무조건 집 사라’는 의미가 아니라,
내가 버는 월급의 ‘신용력’을 수치로 이해하고,
그 신용력을 안전하게 레버리지로 바꿔,
장기적으로 물가 상승을 이길 수 있는 자산에 실어 보내는 것입니다.
정책의 문제점을 비판하는 데서 멈추지 말고,
“현재 제도 안에서 내가 쓸 수 있는 레버리지의 합리적 한계”를 계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책 욕, 기사 욕, 세상 욕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그걸로 내 자산이 1원이라도 늘어나진 않습니다.
지금부터 해야 할 건 딱 세 가지입니다.
감정 말고 숫자부터 뽑으세요.
1) 세후 월 소득
2) 고정 지출 (주거, 대출, 보험, 교통, 통신 등)
3) 변동 지출 (식비, 육아, 교육, 취미 등)
이걸 빼고 나면,
매달 투자 가능한 금액
이자 비용으로 쓸 수 있는 상한선(소득의 20~30% 선)
이 대략 나옵니다.
이 숫자를 기준으로,
현재 규제(LTV, DSR 등) 안에서 내가 받을 수 있는 대출 규모,
현실적으로 접근 가능한 아파트/주택 가격대,
전세·매매·분양 중 무엇이 맞는지
를 계산해 보는 겁니다.
“집값 미쳤다”라고 욕하는 건 쉽습니다.
“그래서 지금 내 레벨에서 할 수 있는 선택지는 뭔데?”
이 질문에 답을 못하면, 욕만 하다 끝납니다.
머릿속 프레임을 이렇게 바꾸어야 합니다.
과거 프레임.
월급 → 생활비 쓰고 → 남는 돈 적금 → 언젠가 집
지금 필요한 프레임.
월급 → 생활비 구조조정 → 남는 돈 + 감당 가능한 레버리지 → 인플레이션·통화량을 이길 자산에 넣는다
여기서 말하는 자산은 이것입니다.
“실수요 + 입지 좋은 주거용 부동산 (서울·수도권 핵심지, 향후 개발·재건축 가능성 있는 곳)”
"장기 관점의 주식·ETF·리츠 등 인플레이션 방어 자산"
“본업과 연결된 ‘소득 자산’ (사이드 비즈니스, 전문성 투자)”
중요한 건 이겁니다.
현금을 쥐고 있는 시간이 길수록, 인플레이션 시대에는 패배 확률이 커진다.
“나는 무조건 빚 싫어, 나는 안전하게 적금만 할래”라는 말은
지금 구조에서는 “나는 평생 뒤에서 따라갈게요”라는 선언과 같습니다.
투자 공부를 한다면서,
유튜브 썸네일만 돌려보고,
커뮤니티에서 누가 산다더라, 팔았다더라,
단기 차트만 보는 건
그냥 구경꾼입니다.
지금 시점에서 꼭 해야 할 공부의 방향은 이렇습니다.
1) 통화·금리·물가의 상관관계 이해
통화량이 늘면 왜 자산 가격이 오르는지
금리 인상/인하가 부동산·주식에 어떻게 순차적으로 영향을 주는지
2) 정부 규제가 실제 시장에 미치는 영향 이해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지역, 대출 규제, 세금 강화,
이런 것들이 “심리와 거래량”을 어떻게 흔드는지 보는 눈을 길러야 합니다.
3) 입지와 상품을 구분해서 보는 눈
싼 게 좋은 게 아니라, 싼 이유를 봐야 하고,
비싼 게 나쁜 게 아니라, 비싼 이유를 봐야 합니다.
“비싼데도 거래가 꾸준히 되는 곳”이 진짜 무서운 곳입니다.
그게 수요입니다.
4) 나만의 타임라인 잡기
언제 첫 집, 언제 갈아타기, 언제 현금 비중 확대,
5년·10년 단위로 대략적인 로드맵이라도 세워두는 사람과
“언젠가 좋아지겠지”만 말하는 사람의 차이는 시간이 갈수록 벌어집니다.
물가는 2.4%, 오른다
최저임금은 1.7%, 오른다
통화량은 4,000조를 넘어섰다. 더 빨리 늘어난다.
그리고 언론은 “월급 14년 모으면 서울 집 산다”는 숫자를 들이밀며
“원래 너희는 못 사니까 체념해라”는 메시지를 반복합니다.
이 환경에서 “월급 14년 모으면 서울 집 한 채 산다”는 말은
현실을 보여주는 경고 신호일 수는 있어도,
우리 인생의 최종 결론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여기서 우리가 할 선택은 둘 중 하나입니다.
기사에 나온 숫자를 운명처럼 믿고
“그래, 난 원래 안 되는 인생이지”라고 체념하며
계속 저축만 하다가, 물가·자산 가격에 밀려나는 삶
또는
“아, 이 숫자는 지금 구조가 얼마나 비정상인지 보여주는 경고음이구나”라고 받아들이고
지금부터 화폐·통화·정책·자산을 공부하고,
내 월급의 미래 가치를 합리적으로 당겨 쓰는 쪽으로 이동하는 삶
제가 하고 싶은 말은 단 하나입니다.
“지금 늦은 게 아니라, 아직도 ‘월급 모아서 언젠가’라는 말을 믿고 있는 게 늦은 거다.”
화폐 가치는 앞으로도 더 빠르게 떨어질 겁니다.
이건 좋아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라, 이미 돌아가고 있는 룰입니다.
이 룰을 욕하는 데서 끝낼 건지,
아니면 이 룰 위에서 내 자산을 지키고 키우는 쪽으로 옮겨 탈 건지는
각자의 선택입니다.
단, 하나만은 분명합니다.
“월급 14년”이라는 숫자에 겁먹고 멈춰 서는 순간,
그 기사는 제 역할을 완벽하게 끝낸 것이다.
그 역할은, 당신을 평생 ‘집을 못 산 사람’ 위치에 고정시키는 것이다.
그 자리에 그대로 있을지,
아니면 지금부터라도 공부하고, 계산하고, 움직일지는
이 글을 읽고 난 지금 당신의 선택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