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끼고 물건이 정말 좋을까, 별로인 세입자를 연장계약한 복기 [다꼼이]

25.11.27

 

 

 

 

안녕하세요

 

월부학교 가을학기 2반 밥잘튜터님반의 다꼼이 입니다.

 

 

 

 

2022년 말 지방 광역시 투자를 검토해서 매수하게 된 단지는 

세입자 만기에 맞춰 매도를 하는 물건이었습니다.

 

당시 부동산 사장님은 세입자가 계속 거주 의사가 있다고 하시면서

세입자를 ‘내 보내고' 새 세입자를 찾아서 계약해도 되고 

기존 세입자와 ‘신규계약’을 해도 되는 물건으로 브리핑 해 주셨습니다.

 

당시 경험이 부족했던 저는 새로 전세 맞추는걸 무서워 하면서

기존의 세입자 분과 신규 전세 계약을 하게됩니다.

 

 

보통은 이렇게 의사결정 하실겁니다.

특별히 전세가 없어서(앗, 지금시장이네요?)

임대인이 골라받을 수 있는 (앗, 지금이네요?) 시장이 아니고서야

임대인은 ‘을’로서 기존세입자를 그대로 받는 결정을 쉽게 하는 것 같습니다.

 

 

당시에 저도 그렇게 ‘별 검토없는’ 무지성 결정을 했고 이건 매도시 저를 엄청 괴롭혔습니다.

집을 정말 ‘더럽게’ 쓰시면서 집도 ‘더럽게’ 안보여줬던 ‘더럽게’ 까다로운 세입자셨습니다.

 

 

그래서 무지성, 

기존 세입자와의 신규 계약에 대해 복기합니다.

 

혹시 이 복기가 새로 매수하시면서

기존 세입자와의 연장계약을 검토하시는 분이 참조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첫번째 복기입니다.

당시 이 집을 제가 시세보다 싸게 매수할 수 있었던 이유는

기존 세입자가 집을 정말 안보여줬던 것이 이유입니다.

 

그런데 제가 ‘우연히’ 매물임장을 간 날 그 집을 ‘우연히’ 볼 수 있었고

집을 워낙 안보여줘서 못 팔던 매도자는 집을 본 사람이 산다고 하니

가격을 과감히 네고를 해 준 것이었습니다.

 

이 부분은 당시 매매를 위해 임장을 할때만 해도 몰랐던 부분입니다.

추후에, 제가 매도를 위해 열심히 전화임장을 할 때

‘2년 전에도 집 진짜 안보여 주더니 또 그러네요’ 하는 부동산 사장님과의 통화로 알게된 것입니다.

 

그 뒤로 저는 매물을 보러 갈 때마다 

‘세입자가 협조가 잘 되고 집을 잘 보여주는가’ 부분을 집중해서 묻게 됩니다.

 

또한 매수 전에 매물을 털면서 부동산에 하나하나 방문을 하게 될 때

이런 저런 정보를 수집하게 되는데 

만약 제가 1호기 매수할 때 좀 더 열심히 매물을 털었다면

기존 세입자의 저런 행태를 알고 계약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해 보았을텐데 아쉬웠습니다.

 

 

복기1 : 매수시 세입자가 집을 잘 보여주는지를 검토하고,

이를 위해 인근 부동산에 들러 정보를 꼭 수집한다.

 

 

 

 

제가 매수한 구축 24평형은 원래 40대 초반 미혼의 남자분이 거주하면서

인근의 산업단지로 출퇴근 하시는 분이었는데 매수 몇달 전 남자분의 아버님이 돌아가시면서 어머님이 아들의 집에 와 사는 상황이었습니다.

 

세입자의 어머님이 고인이 되신 아버님과 같이 살던 곳에서의 짐을 아들집으로 다 옮겨 온 터라 매수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집을 보았을 때 짐이 좀 많은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이 세입자 어머님의 마음의 병이 깊어지셔서 점점 집에 짐이 늘어나게 됩니다.

 

결국 2년 뒤 제가 필요에 의해 매도를 하게 되었을때는 집에 짐이 너~무 많아져서 발 디딜 틈이 없어졌고

세입자분도 그걸 모르는게 아닌터라 더 집을 안보여주셨습니다.

 

아래가 당시 사진입니다. 혹시나 해서 좀 블러처리를 했는데 그래도 짐이 많은게 보이시죠?

 

 

 

 

사람은 누구나 생활패턴이 있고 처음엔 좋아보이던 사람이 결국엔 별로일 수 있고

첫인상이 별로인 사람이 좋은 사람일 수 있지만 (얼마든지)

‘관상은 과학’ 이라는 말처럼 다양한 경험을 통해 축적된 통계적인 느낌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애완동물이 있으면 집에 냄새가 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나기 때문에 안나면 그걸 어필합니다. 그럼 애완동물을 키우는 세입자를 들일때는 이 부분을 예상해야합니다.

 

신혼부부면 가전이 새거라 집의 분위기가 잘 살 수 있지만 맞벌이인 경우가 많으니 퇴근이 늦어 집보기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것처럼 처음 전세계약할 때부터 싱크대 고무패킹이 낡아서 물이 한방울씩 똑똑 떨어진다 이런걸 어필하면서

전 주인은 본인이 요구하는 족족 다 들어주었다. 이런말씀을 한다면 굉장히 요구가 많은 세입자일 확률이 높고

큰 평형에서 넘어온 어머니와 집을 합쳤다면 집에 짐이 많을 확률이 높습니다.

 

그런데 저는 초보투자자로 이런 부분을 놓쳤습니다.

 

 

복기2 : 큰 평형에서 집을 합쳤다면 당장은 짐이 많을 수 있다. 그럼 언제 합쳤는지 물어보고, 합친지 6개월이 되었는데도 집이 너저분 한거라면 그냥 세입자가 집을 너저분하게 쓴다는 것을 알았어야 합니다.

 

 

 

 

 

 

매도를 결심하면 세입자에게 매수의사를 물어보게 됩니다.

그런데 이 분들은 정말 살 것 같이 말씀 하십니다.

 

매도결심을 하고 세입자분과 통화를 했습니다.

요즘 시세가 이정도라 이정도 금액에서 매도를 하려고 한다. 이런 통화를 했습니다.

세입자분은 전부터 n년 뒤에 입주하는 새 아파트로 갈 생각이다는 말씀을 예전부터 하셔서

‘당연히 안 사시겠거니’ 하고

다만 집을 잘 보여주실 수 있도록 협조를 구하기 위해 여쭤본 것이었는데

 

갑자기 세입자 어머님의 아들 자랑이 시작됩니다.

아들이 한달에 두번은 광역시를 넘은 백화점에서 가방을 사준다느니 

어디에 집이 있다는데 그러면서 매수를 한번 고민해 보겠다는 말을 하십니다.

 

저는 좀 다황했습니다. 당연히 안사신다고 하면 다음 스텝을 이어나갈 생각이었는데

고민을 해보겠다 하시니

‘어 뭐지? 진짜 사는건가?’ 하는 희망과

‘운 좋은데’ 하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처음에 1주일 정도 기다린 뒤에 연락드린다고 하니 아직 고민중이라 하셨고

그 뒤로 2주는 연락이 잘 안 되었습니다. 제가 순진했습니다.

 

 

지금 돌이켜 보면,

그냥 젠체 하고 싶으셨던 것 같습니다.

 

 

 

 

‘내가 지금 남편과 사별해서 아들과 살지만 나 돈도 있고 잘나가는 사람이야’

그리고

집을 보여주기 귀찮은 마음

이런 것들이 모여서

마치 매수할 것 처럼 저를 애태우면서 

시간을 끌었습니다

 

순진한 저는 이런 생각은 꿈에도 못하고 세입자의 고민이 깊어지는(과연?) 한달동안 매도타이밍을 놓치게 됩니다.

 

그런데 곰곰 생각해보면 처음 전세 계약서를 쓰러 오셨을때도

아들이 매주 XX백화점(차로 한시간 반 거리의 큰 백화점)에 데려가서 가방을 사준다고 자랑하셨던 기억이 났습니다.

아 이분은 처음부터 자기 자랑이 많으신 분이었고 제가 그 분의 허풍을 빨리 캐치하지 못한 것이었어요.

 

허풍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상대의 말이 허풍일 수 있으니 기간적인 한계를 주었어야 합니다.

 

 

복기3 : 세입자가 매수를 고민한다면 정말 살 것인지 확인하고 시간 기한을 처음부터 주는 것으로 한다.

이번주 안에 말씀 주세요, 아니면 매물 내 놓겠습니다. 정도로 정리했으면 시간을 질질 끌지 않고 빨리 결정 할 수 있었습니다.

 

 

 

 

 

 

 

 

1호기부터 굉장히 힘든 세입자를 만나서 매도할 때 금전적인 손해를 본 터라

이 부분을 떠올릴 때마다 속이 쓰리고 대충 넘어가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가을학기에서 밥잘튜터님께서 복기의 중요성을 여러차례 강조 해 주셨기 때문에

매수할 때 나는 왜 세입자의 이상징후를 눈치채지 못했을까 

 

하는 부분에서 한번 정리해 보았습니다.

 

 

 

이 글이 누구에 대한 험담이 되는건 아닐까 걱정했습니다.

하지만 사람은 다양하고 이런 성향이 잘 맞는 분도 있고 이런 성향을 잘 이용할 수 있는 대화스킬이 있을 수도 있지만

만약 그게 아니라면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잇을 것 같습니다.

 

 

세입자는 내 투자파트너입니다. 좋은 인연 얻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댓글


기린
25.11.27 23:26

꼼이님 복기글 감사합니다!!!

찡아찡
25.11.28 00:11

꼼이님 쓰리 더럽게! 라니, 넘 마음 고생 심하셨겠어요 ㅠㅠ 투자 파트너라지만 사바사인지라 잘 대응하는 수밖에 없는 듯 합니다 복기하며 글로 풀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