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월 규제 이후 한 달 반이 지나며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는 만큼, 현장에서 많은 분이 혼란스러워하시는 것이 느껴집니다.
가장 안타까운 점은 집을 아직 매수하지 못한 분들 뿐 아니라, 이미 집을 산 분들조차 흔들리고 계신다는 사실입니다.
‘집만 사면 모든 고민이 끝날 거야’ 라고 생각하셨겠지만, 사실 집을 사본 사람은 압니다.
막상 매수하고 나면 '내가 잘 산 건가', '더 좋은 단지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가 밀려와 자꾸 뒤를 돌아보게 된다는 것을요. 내 모든 종잣돈을 털어 산 집이 어딘가 부족하게 느껴지기 시작하면, 투자에 대한 확신을 잃고 자칫 잘못된 판단을 내릴 수도 있습니다.
같은 돈으로 같은 집을 사더라도
모두가 돈을 버는 것은 아닙니다.
결국 내 집의 가치를 굳게 믿고
잘 '보유'하는 사람만이
자산을 손에 넣게 됩니다.
오늘은 집을 사고 나서도 돈을 못 버는 분들의 특징 세 가지를 예로 들어, 집으로 자산을 잘 불려 나가려면 어떤 마음가짐이 필요한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집을 매수하고 나서 '혹시 그때 더 좋은 선택지는 없었을까?'라며 끊임없이 뒤를 돌아보는 분들이 계십니다.
건전한 복기는 물론 좋은 것입니다. 매수 과정을 제대로 복기하면 다음에 더 좋은 투자를 하는 데 결정적인 도움이 됩니다. 수학 문제를 한 번 푸는 사람보다 오답노트로 서너번 풀어본 사람이 다음 시험을 잘 보듯, 투자의 선택을 복기하는 과정은 꼭 필요합니다.
하지만 건전한 복기와 '후회'는 다릅니다.
후회는 "이 집을 사려고 그렇게 고생했나"라는 생각과 함께 현재 내가 보유한 집의 가치를 스스로 깎아내립니다. 반면, 다음 투자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만한 복기는 동반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그때로 돌아가서 더 좋은 다른 집을 찾아보셨나요?"라고 여쭤보면, 실제로 찾아보았다고 대답한 분은 많지 않으셨습니다.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가상의 좋은 집’] 과 비교하여 내 집을 평가절하 하면, 내 집이 진짜 최선의 집이었을까 의심이 듭니다. 이러한 의심은 내 집이 조금이라도 덜 오르거나 늦게 오르는 기분이 들면 확신으로 변합니다. 내 집의 가치를 스스로 의심하는 사람은 그 집을 장기간 잘 보유하기 어렵습니다.
동료가 산 단지, 강의나 유튜브에서 본 단지, 친구가 좋다고 한 단지를 따라 사는 분들은 한 번의 선택에서 돈을 벌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 방법으로는 지속적인 부를 쌓아 나가기 어렵습니다.
부동산을 공부하고 투자하려는 목표는 평생 집 한 채만 사려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챗수를 늘리든 더 좋은 집으로 갈아타든, 이후에도 꾸준히 좋은 선택을 해나가야 같은 돈으로 더 큰 자산을 만들 수 있습니다.
결국 집 한 채가 아니라, '좋은 집을 고르고 선택할 줄 아는 의사결정 과정'이 돈을 불려주는 것입니다.
남의 추천은 임시 방편일 뿐입니다.
다음 투자 기회가 왔을 때, 주변에 아무도 추천해 주지 않는다면 또다시 흔들리거나, 아니면 다시금 누군가 나에게 추천을 해줄만한 곳을 기웃거릴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타인의 확신을 빌려온 사람은 스스로의 판단 기준을 세우지 못하기에 이리저리 휘둘리고 좋은 선택을 꾸준히 해나가기가 어렵습니다.
내 집 마련의 경우, 소득과 금융 정책에 의해 대출 상한선이 정해져 있기에 가계 운영에 큰 무리가 가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투자는 다릅니다.
만약 7억짜리 아파트에 전세 5억을 끼고 매수한다면, 매매가와 전세금의 차액인 2억만큼은 내 돈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내 종잣돈이 아니라 대출을 잔뜩 섞어 투자했다면, 7억짜리 집에 사실상 내 돈은 거의 들어가지 않은 셈입니다.
처음에는 "이 정도 돈으로 7억짜리 집을 샀다니! 이렇게 돈 버는 거구나"라며 환호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이렇게 대출내서 투자해도 되나” 두근거렸던 마음이, 집값 오르는 걸 보고 나면 “이 정도 대출은 과도하지 않아”라는 합리화로 바뀌는 경우도 많습니다. 집값이 상승하는 시기가 되면 될수록 더 그렇습니다.
하지만 투자를 하다 보면 전세가 잘 안 빠지는 시기, 혹은 금리가 급격히 오르며 전세가가 보합하거나 빠지는 '겨울 한파' 같은 시기가 반드시 찾아옵니다. 집 살 때 이미 가용 가능한 대출을 모두 써버렸다면, 이런 예상치 못한 시기에 추가 자금을 융통할 수 있는 여력이 줄어듭니다. 결국 울며 겨자 먹기로 가치 있는 집을 급하게 팔아야 할 수도 있습니다.
[대출 써서 돈 번 경험]은 독이 든 성배와 같습니다.
무리한 대출로 성공한 경험이 있는 분들은 이후에도 그 욕심을 꺾지 못하고 ‘마통을 더 써서 더 좋은 A단지를 샀어야 했다’는 후회에 사로잡혀 점차 더 무리하는 투자를 지속합니다.
(제가 8년 전 무리한 대출을 끌어 주식투자를 했다 망한 적이 있기에 이런 사고흐름을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ㅠ)
자본주의에는 사계절이 있습니다. 봄/여름만 생각하고 무리한 투자를 지속한다면, 매서운 한파에서 소중한 자산을 지키기 매우 힘들어집니다.
결국 집으로 자산을 손에 넣는 사람은
집을 쌀 때 사서, 비싸질 때까지 [잘 보유하는 사람]입니다.
즉, 이 글의 내용을 정확히 반대로 한다면
확신을 갖고 좋은 집을 산 경험을 바탕으로 더 자산을 불려갈 수 있게 된다는 뜻입니다.
첫째, 내가 산 집이 최선이 아닐까봐 자꾸 돌아보지 않으려면
집 사기 전 충분히 많은 지역, 단지를 검토하고 ‘다 봤는데 이 집보다 더 좋은 집을 찾지 못했다’는 걸 스스로 납득할 수 있도록 의사결정과정을 검토하면 됩니다. 내가 모르는 지역에 내가 모르는 기회가 있을까 걱정하는 것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적어도 내가 아는 지역, 단지 중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어도 돈 버는 건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과정상의 후회가 남지 않도록 충분히 많은 단지를 검토하고 비교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둘째, 남의 확신을 빌려 따라 사지 않으려면
집 한 채 고르는 것이 아니라 그걸 고르는 의사결정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걸 알고, 정보보다는 기준을 배우려고 노력하셔야 합니다. 조급한 마음보다는 원칙과 기준이 장기적으로 좋은 선택을 계속하게 만들어 줍니다.
셋째, 과도한 대출써서 산 집으로 독이 든 성배를 쥐지 않으려면
더 버는 것이 아니라 잃지 않는 선택을 계속해야 부자가 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더 좋은 집을 선택하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같기에, 이 과정에서 욕심을 적절히 제어하고 나에게 올 리스크까지 함께 판단해야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에서 워런버핏에게 자신이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된 이유를 물었더니 “제가 80년동안 투자했기 때문이죠”라는 답이 돌아왔다는 일화는 유명합니다. 거꾸로 말한다면, 그가 80년동안 망하지 않는 투자자였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더 버는 것보다 잃지 않는 투자가 더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현장에서 강의로, 코칭과 튜터링으로, 많은 분들의 현명한 매수선택을 돕고 있지만
매수를 앞둔 분들 만큼이나, 이미 매수를 하고도 마음에 부침을 겪는 분들 또한 많이 만나뵙게 됩니다.
좋은 시기에 좋은 집을 샀음에도 확신이 들지 않아 이 기회를 스스로에 대한 흔들림으로 보내실까봐 안타까운 마음에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집을 산 후, 확신의 보유과정을 통해 좋은 열매를 맺어 나가시기를 진심으로 응원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