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어린이날입니다.
아이들이 가장 기다리는 날.
그리고 어쩌면 부모들이 더 기다리는 날.
저는 오늘 아침, 아이보다 일찍 눈을 떴습니다.
아직 세상이 조용할 때, 방 한쪽에서 작게 웅크리고 자는 아이를 한참 들여다봤습니다.

저러다 어른이 되겠구나.
저러다 나보다 키가 커지겠구나.
저러다 어느 날, 집을 나가겠구나.
그 생각이 드니까, 이상하게 눈물이 날 것 같았습니다.
저는 처음부터 "부자가 되고 싶어서" 투자를 시작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무서웠습니다.
아이가 태어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처음으로 계산을 해봤습니다.
이 아이가 대학에 갈 때 내 나이. 이 아이가 결혼할 때 내 월급. 이 아이가 독립하려고 할 때 내 통장 잔고.
숫자들이 맞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계산해도, 아무리 아껴도, 월급만으로는 내가 원하는 것을 줄 수 없었습니다.
그게 뭔지는 딱히 몰랐습니다. 명품 가방도 아니고, 비싼 학원도 아니었습니다.
그냥,
선택권.
"이건 비싸서 안 돼"가 아니라 "이건 네가 결정해"라고 말해줄 수 있는 여유.
그걸 주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시작하지 않고 오랜 시간을 흘려버렸습니다.
투자 공부를 시작한 첫 해는 솔직히 많이 힘들었어요.
모임이 끝나고 집에 오면 자정이 넘고,
새벽에 일어나 임장 자료를 정리하다가 아이 울음소리에 컴퓨터를 덮고 달려간 날이 많았습니다.

아내는 뭐가 좋아서 그러냐고 물었습니다.
저는 그냥 웃었습니다.
뭐가 좋아서가 아니라, 안 하면 더 무서워서.
그랬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퇴근하고 지쳐서 소파에 앉아 있는데, 아이가 종이 한 장을 내밀었습니다.
유치원에서 그려왔다고 했습니다.
크레파스로 어설프게 그린 그림이었습니다.

아빠, 엄마, 아이들.
넷이 손을 잡고 서 있는 그림.
노란 해가 있고, 연기가 솟는 굴뚝이 있었습니다.
아이가 말했습니다.
"아빠, 우리 집이에요."
저는 그 순간, 말을 못 했습니다.
아이에게는 그냥 집이었습니다. 어디든 우리가 함께 있으면 집.
그런데 저는 그동안 집을 자산으로만 봤습니다.
평당 얼마고, 전세가율이 얼마고, 언제 오를 것 같고.
아이 눈에는 그냥 아빠 엄마가 있는 곳이 집이었는데.
그날 이후로 생각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투자가 나쁜 게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이유가 달라졌습니다.
부자가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저 아이의 그림 안에 제가 웃고 있을 수 있도록.
그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

월부에서 투자를 공부하면서 만난 분들이 있습니다.
새벽 다섯 시에 일어나 혼자 임장 노트를 정리하는 엄마.
야근 끝에 지하철에서 칼럼 하나를 더 읽는 아빠.
아이 재우고 나서야 겨우 책상에 앉는 부부.
다들 이유가 있었습니다.
누구도 자신을 위해서만 한다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투자는 욕심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맞습니다.
욕심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 욕심의 이름을 정확히 붙이면,
그건 사랑입니다.
오늘, 어린이날 아침에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돈 걱정 때문에 잠 못 이룬 밤이 있었다면.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던 순간이 있었다면. 내
가 이러면 되나 싶어 혼자 흔들린 날이 있었다면.
그 마음 자체가 이미 좋은 부모입니다.
투자 잘하는 것보다, 아이 앞에 웃고 있는 것이 먼저입니다.
그리고 지금 공부하고 있다면, 지금 버티고 있다면,
그게 아이에게 줄 수 있는 가장 긴 선물이 되어줄 겁니다.
오늘은 어린이날입니다.
아이에게 선물을 사기 전에, 오늘 하루만은 아이 눈을 오래 들여다봐 주세요.
거기에 우리가 움직이는 이유가 다 있습니다.
아이를 위해 오늘도 공부하는 모든 부모에게, 진심으로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