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모임에 나가면 대화가 똑같습니다.
"어제 그거 30% 먹었다." "레버리지 안 타면 바보야." "코인 다시 들어갈 타이밍이래."
저만 입을 다물고 있습니다.
올해 코스피는 2월에 6000을 뚫고, 5월엔 8000 직전까지 도달했습니다.
그러다 다시 7100선까지 주저앉았습니다.
지금은 8000대 중반을 넘어선 모습을 보이고 있죠.
코스피200 변동성지수는 연초 30대에서 5월 70대까지 두 배 넘게 치솟았습니다.
장이 이렇게 출렁이니 사람들은 길게 들고 가질 못합니다. 치고 빠집니다.
빚을 내서 들어가는 사람도 늘었습니다.
올해 초 9천억대였던 위탁매매 미수금은 넉 달 만에 1조5천억대로 66% 급증했습니다.
모두가 더 크게, 더 빨리를 외칩니다.
이 분위기 속에서 안 하고 있으면, 바보가 된 기분입니다.
얼마 전 한 실리콘밸리 거물 투자자의 인터뷰를 봤습니다.
페이스북 초기 임원을 거쳐 NBA 구단과 비트코인에 일찍 베팅한 사람입니다.
그가 말합니다.
2011년 농구 구단에 투자할 때, 주변이 다 들고일어났습니다.
패밀리 오피스도, 친구도, 아내도 말렸습니다.
"말도 안 된다"고요. 2012년 비트코인 때는 더 심했습니다.
방송에 나가면 욕과 증오가 쏟아졌습니다.
그런데 그는 이렇게 정리합니다.
사람들이 반사적으로 화를 낸다면, 그건 당신이 그들의 근본 믿음을 건드렸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건 거대한 비대칭 기회를 잡았다는 신호다.
여기까지 읽고 많은 분이 결론을 내립니다.
"그래, 남들이 욕하는 데 크게 걸어야 부자 되는구나."
저는 이 대목에서 멈췄습니다.
사람들이 꼭 빼먹고 전하는 '나머지 절반'
같은 인터뷰의 뒷부분을 끝까지 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그는 돈을 셋으로 나눕니다. 소형, 중형, 대형.
욕먹는 곳에 크게 휘두르는 건 '소형'뿐입니다.
잃어도 되는, 작은 돈입니다.
0이 돼도 인생이 안 흔들리는 액수입니다.
반대로 절대 잃으면 안 되는 큰돈은 어디에 둘까요.
그는 정반대로 합니다.
"그거 말 되네요" 소리를 듣는 곳, 모두가 수긍하는 곳, 존립을 흔들 위험이 없는 곳에 둡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그는 욕먹는 데 '전 재산'을 걸지 않았습니다.
잃어도 되는 만큼만 걸었습니다.
진짜 자산은 잃지 않는 곳에 깔아두었습니다.
그것도 충분히 자산이 늘어났을 때 아주 일부분만을 알파 투자로 활용했습니다.
이 절반을 사람들은 잘라먹고 전합니다. 자극적인 앞부분만 가져갑니다.
질문을 바꿔봅니다.
지금 한국에서 욕먹는 투자가 코인일까요. 단타일까요. 레버리지일까요.
아닙니다. 그건 이미 다수가 합니다.
레버리지 교육 이수자가 넉 달 만에 작년 한 해의 두 배를 넘었습니다.
단톡방을 열면 다 그 얘기입니다.
이미 모두가 하는 건, 더는 비주류가 아닙니다.
합의가 됐습니다.
지금 모임에서 진짜 비웃음을 사는 말은 이쪽입니다.
"나 그냥 안 팔고 모으는 중이야." "덜 벌어도, 잃지 않는 데 둬."
그러면 돌아오는 답은 똑같습니다.
"그렇게 해서 언제 부자 되냐."
다수가 알파에 미쳐 있을 때, 욕먹는 쪽은 베타입니다.
잃지 않는 투자입니다.
알파는 시장 평균을 넘어서는 초과 수익입니다.
크게 먹습니다. 대신 0이 될 위험도 큽니다.
베타는 시장을 따라가며 꾸준히 쌓는 수익입니다.
덜 법니다. 대신 잘 잃지 않습니다.
둘 다 필요합니다. 다만 순서가 있습니다.
종잣돈이 작을수록, 어깨에 가족이 얹혀 있을수록, 잃지 않는 쪽이 먼저입니다.
작은 돈은 잃어도 다시 법니다.
종잣돈을 통째로 날리면, 복리는 0에서 다시 시작합니다.
2020년, 저는 소액으로 시작했습니다.
화려한 그림은 없었습니다.
주변 반응은 미지근했습니다.
"그 돈으로 코인 한 방이면…" “왜 그런 투자를 해?” “시간이 아깝지 않아?”
대놓고 욕은 아니어도, 욕에 가까운 말이었습니다.
저는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제가 아는 것만 했습니다.
저평가됐는가.
팔고 싶을 때 팔리는가.
보유하는 동안 수익을 가져다 주는가.
최악에도 원금이 지켜지는가.
위험은 없는가.
제가 늘 따지는 다섯 가지, 저환수원리입니다.
모르는 데는 안 갔습니다.
덜 벌더라도 잃지 않는 선택을 반복했습니다.
5년이 지났습니다. 순자산 20억이 됐습니다.
한 방은 없었습니다. 안 흔들린 5년이 있었을 뿐입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밤에 아이 자는 얼굴을 봅니다.
그 얼굴 앞에서 매일 발 뻗고 자고 싶었습니다.
한 방에 베팅했다가 흔들리면, 잠이 안 옵니다.
아내와 제가 원한 부는, 새벽에 차트를 켜지 않아도 되는 부였습니다.
잃지 않으면 복리가 대신 일합니다.
잃으면 복리는 처음부터 다시 굴러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욕먹는 쪽을 택했습니다.
다수가 알파로 뛸 때, 비웃음 받던 베타에 남았습니다.
기억하셔야 할 건 하나입니다.
박수는 나중에 옵니다. 욕은 먼저 옵니다.
욕먹을 때 안 흔들린 사람만 끝까지 갑니다.
오늘 당신에게 묻고 싶습니다.
당신의 베타는 무엇입니까.
당신이 아는 것, 남이 비웃어도 흔들리지 않을 단 하나는 무엇입니까.
찾으셨다면, 거기에 조용히 쌓으시면 됩니다.
요란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5년 뒤, 욕하던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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