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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입자를 위한 정부는 없다

26.06.29

제목이 다소 자극적이지만 최근 들어 드는 생각을 정리해봤습니다.

 

생각의 시작은 이재명 대통령과 정부의 "부동산에 대한 태도"였습니다.

 

그동안 이재명 대통령이 SNS를 통해 부동산에 대해 언급한 내용들, 그리고 정부가 발표해온 부동산 대책 및 향후 방안들을 살펴보면 한 가지 묘한 지점에 다다르게 됩니다.

 

바로 "세입자 대책" 또는 "전월세 대책"에 대한 언급이나 대책이 없었다는 점입니다.

 

현재 정부는 매매 매물 출회를 통한 매매가 안정화에 혈안이 되어있습니다. 처음에는 다주택자를 옥죄는 듯 하다가 그 이후는 고가 1주택자, 비거주 1주택자로 전선을 확대시켜 이들로부터 매물을 출회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숱하게 부동산 관련 내용을 언급해온 이재명 대통령도 전월세에 관련된 이야기를 한 기억이 없습니다. 굳이 따지자면 다주택자를 집값 상승뿐 아니라 전월세 부족의 주요 원인이라고 가리켰을 때 뿐이죠.

 

매매가 안정화에는 혈안이 되어있지만, 전월세가 안정화는 굳이 언급하지 않고 회피하는 듯한 인상마저 주는 데에는 크게 이유가 두 가지 있겠죠. 첫째, 전월세는 대책이 없다. 둘째, 전월세는 중요하지 않다.

 


 

첫째는 일견 이해가 갑니다. 전월세가는 주택 공급과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는데,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는 주택 공급을 단기간에 늘리기가 쉽지 않으니 전월세 대책도 나오기 쉽지 않을 겁니다. 그런데 사실 전월세 대책이 없진 않습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풀고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도 풀면 어느 정도 해소될 겁니다.

 

얼마전 MBC 백분토론에서 이광수 광수네복덕방 대표가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 소장에게 다주택자가 많아져서 전월세가가 안정된 적이 있냐고 질의했었는데 김인만 소장이 제대로 답변을 못해서 아쉬웠다는 글을 본 적이 있었는데요, 실제 다주택자가 많아져서 전월세가가 안정화된 적이 있습니다.

 

2016년부터 2019년까지 3주택 이상 가구가 증가하자 전세가는 하향 안정화되었고, 2020년부터 2021년까지 3주택 이상 가구가 감소하자 전세가가 급등했으며, 2023년에 3주택 이상 가구가 다시 늘어나자 전세가는 다시 하락했고, 2024년에 3주택 이상 가구가 다시 소폭 감소하자 전세가는 소폭 상승했습니다. (전국 기준)

 

9년간 우연의 일치 치고는 3주택 이상 가구의 증감과 전세가의 상승ㆍ하락은 정확히 반대로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전세가의 상승ㆍ하락을 3주택 이상 가구의 증감 또는 입주 물량과 비교하여 상관지수를 도출해봤는데요, 전세가의 상승ㆍ하락은 입주 물량보다 3주택 이상 가구의 증감과 좀더 밀접한 음(陰)의 상관관계가 있음이 확인되었습니다. (2016~24년 전세가와의 상관지수 : 3주택 이상 가구 -0.50, 입주 물량 -0.37)

 

즉, 다주택자를 다시 늘리면 전월세가가 안정화될 가능성은 매우 높습니다. 그러나 민주당 정부가 그런 정책을 도입할 가능성은 없겠죠. 특히 다주택자를 "집값 상승뿐 아니라 전월세 부족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한 이재명 대통령 입장에서는 더더욱 그렇겠구요.

 


 

둘째, 전월세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무슨 이야기인가.

 

아래 표는 각 정권별 KB 아파트 매매지수 상승률을 나타낸 것입니다.

 

 

그리고 아래 표는 각 정권별 KB 아파트 전세지수 상승률을 나타낸 것입니다.

 

 

우선 정권별 매매지수 상승률 표를 보시면 노무현 정부와 문재인 정부가 정권 재창출에 실패한 주요 원인 중 하나가 부동산 매매가 급등과 극심한 양극화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반대로 본다면 이명박 정부 당시 부동산 양극화가 크게 완화된데다 매매가 상승폭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었던 점이 다음 정권 재창출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정권별 전세지수 상승률 표를 보시면 어떤가요.

 

노무현 정부때보다 이명박 정부때 전세가가 훨씬 급등했다는 점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정권 탈환에 실패합니다. 그렇다면 이 지점에서 제가 민주당 관계자라도 "전세가보다 매매가 안정화가 훨씬 정권 재창출에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 같습니다.

 

현 정부가 매물 출회를 통한 매매가 안정화에만 치중하고, 급등하는 전월세에 대한 대책은 나몰라라 하는 것은 이러한 연유도 있는 게 아닌가 하는 뇌피셜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전세수급지수입니다.

0~200이 범위이고 100이 수급의 균형을 의미하며 100을 넘을수록 전세 수요가 공급을 초과함을 의미합니다.

 

그런 전세수급지수가 서울ㆍ경기ㆍ광역시ㆍ지방 할 것 없이 모두 170을 돌파하며 극심한 전세 부족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전월세에 대해 일언반구도 없는 대통령과 정부. 첫번째 이유(무대책) 때문일까요, 두번째 이유(무관심) 때문일까요. 어느 쪽이 되었든 바람직한 모습은 아닌 것 같습니다.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 기조 유지(또는 강화), 그리고 고착화된 공급 부족 상황. 두 가지가 모두 지속되는 한, 전월세가는 우상향 추세를 밟아나갈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종착역은 매매가에 대한 상방 압력이 되겠죠.

 

 

P.S)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1988년부터 전세가와 매매가의 상호 영향을 분석한 결과, 전세가가 +1% 상승할 때 24개월 누적 기준으로 매매가는 2005~09년 +0.62% → 2010~14년 +1.15% → 2015~19년 +1.24% 상승으로 점차 영향이 확대되었다고 합니다. 전세가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게 맞을까요.


댓글

원과장
26.06.29 08:52

물량 부족에 따른 전세가 상승은 당연히(?) 받아들이고 있었는데 이에 대한 정책이 없는건 새롭게 생각해 볼 수 있었네요! 감사합니다 삼토시님~

정강지
26.06.29 07:55

매주 월요일 칼럼 글 감사합니다!!

새콤승자
26.06.29 08:19

오늘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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