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가 끝난지 한 달 가까이 지났습니다.
부동산 하는 사람이라면 6월 3일 지방선거를, 정책 일정표에 빨간 동그라미를 쳐두고 기다린 분이 많았을 겁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동안 "수면 아래에 있다"고 표현되던 세금 카드가 선거가 끝나면 어떤 식으로든 테이블 위로 올라올 거라는 건, 사실 시장에 있는 사람들 사이에선 공공연한 이야기였으니까요.
그리고 지금, 그 카드가 실제로 펼쳐지고 있습니다.
대통령실은 "부동산 과세를 정상화해야 한다", "보유세와 양도세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것은 필요하고 바람직하다"는 메시지를 연달아 내놓았습니다.
대통령도 취임 1주년 회견에서 "우리 보유세가 선진국보다 낮으니 보유 부담을 주는 게 맞다"는 취지로 힘을 실었습니다.
7월 말에는 세제뿐 아니라 공급·대출까지 아우르는 종합 부동산대책이 발표될 거라는 관측이 우세합니다.
정부는 그에 앞서 7월 중순 '부동산 국민 대토론회' 개최도 준비 중입니다.
아직 일정과 방식이 확정된 건 아니지만, 발표 전에 여론부터 듣겠다는 신호만큼은 분명합니다.
한마디로 지금이 분수령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이번 세제 개편을 '내 종부세가 얼마 오르나'가 아니라 '투자자가 무엇을 읽어내야 하나'의 관점에서 같이 정리해보려 합니다.
이 차이가, 앞으로 1~2년 여러분의 선택을 가를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뉴스가 쏟아지면 오히려 핵심이 흐려집니다.
거론되는 카드를 딱 네 가지로 정리하겠습니다.
이게 이번 개편의 가장 현실적인 수단으로 꼽힙니다.
공시가격에 곱해서 과세표준을 정하는 비율인데, 이걸 올리면 세율을 안 건드려도 보유세가 자동으로 늘어납니다.
법을 안 고치고 시행령만 손보면 되거든요. 그래서 빠릅니다.
2009년 도입 이후 한때 80%였다가 2021년 95%까지 갔고, 지금은 5년째 60%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걸 다시 80% 안팎까지 단계적으로 올리는 시나리오가 거론됩니다.
다만 보유세 과세 기준일이 6월 1일이라 올해분엔 반영되기 어렵고, 빨라야 내년 부과분부터입니다.
지금 종부세 기본세율은 7단계로 0.5~2.7%(다주택 중과는 최고 5.0%)인데, 20억~40억 원대 고가 주택을 겨냥해 구간을 더 잘게 쪼개고 세율을 높이는 방안이 검토됩니다.
1세대 1주택자가 12억 원 초과분에 대해 보유·거주 기간마다 각각 연 4%씩, 최대 80%까지 양도차익을 깎아주는 그 제도입니다.
핵심 방향은 분명합니다.
"보유만 한 것"에 주는 혜택은 줄이고, "실제로 거주한 것"에 주는 혜택은 키운다.
비거주 1주택자의 보유 공제를 축소하거나 폐지하는 안이 유력하게 올라가 있습니다.
다주택자 취득세(8~12%)를 절반 수준으로 낮추거나 손보는 안이 거론됩니다.
'똘똘한 한 채'로만 쏠리는 수요를 분산하려는 의도로 읽힙니다.
여기에, 이미 지난 5월 9일자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가 끝나 중과가 재개됐다는 사실까지 더하면 그림이 또렷해집니다.
물론 말씀드린 4가지는 확정된 것이 아니라 아직은 거론되는 내용일 뿐입니다.
저는 이걸 들여다볼 때, 늘 한 가지를 먼저 합니다.
"개별 정책을 외우지 말고, 정부가 보내는 방향성을 한 문장으로 압축해보자."
이번 카드들을 다 모아 압축하면 이렇게 됩니다.
"들고만 있는 집은 불리하게, 실제로 살고 쓰는 집은 유리하게."
보유세는 올리고(가지고만 있는 데 대한 페널티), 거래세는 낮추고(필요하면 갈아타라), 거주 공제는 키운다(살면 깎아준다).
양도세 중과 재개와 매물 출회 유도 역시 같은 줄기입니다.
공급이 단기간에 안 늘어나니, 이미 지어진 집을 시장에 토해내게 만들겠다는 겁니다.
세금은 단순한 비용이 아닙니다.
정부가 시장에 보내는 신호입니다.
이 신호를 못 읽고 "세금 또 오르네" 하고 한숨만 쉬면, 우리는 늘 뒤따라가게 됩니다.
신호를 먼저 읽은 사람만 한발 앞서 자리를 잡습니다.
제가 10년 동안 한 번도 손에서 놓지 않은 기준이 있습니다.
저환수원리, 즉 저평가, 환금성, 수익성, 원금보존입니다.
이번 세제 개편은 이 중에서 특히 '원금보존'과 '환금성' 을 정면으로 건드립니다.
하나씩 보겠습니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이 60%에서 80%로 올라가면, 같은 집이라도 매년 빠져나가는 보유세가 늘어납니다.
실제로 시가 25억 원대 어느 단지는 보유세가 2021년 500만 원대까지 갔다가, 정부가 바뀌며 200만 원대로 내려왔고, 올해 공시가격이 오르면서 다시 400만 원대 중반으로 올라섰습니다.
비율까지 인상되면 여기서 또 한 단계 뜁니다.
매년 나가는 이 돈은 그냥 비용이 아니라, 여러분 투자 수익률에서 복리로 빠져나가는 마이너스입니다.
보유 기간이 길수록 더 그렇습니다.
이번 개편의 목적 자체가 '매물 출회 유도'입니다.
그러면 하반기부터 내년 사이, 세 부담을 못 버틴 물건들이 시장에 나올 수 있습니다.
여기서 갈립니다.
누군가에겐 그게 급매 기회이고, 누군가에겐 내 물건이 안 팔리는 위기입니다.
차이는 단 하나, 내 자산의 환금성이 애초에 좋았느냐입니다.
입지 좋고 수요 두꺼운 물건은 세금이 올라도 사겠다는 사람이 줄을 섭니다.
환금성이 약한 물건은, 세금 부담이 커지는 순간 가장 먼저 발이 묶입니다.
여기까지 읽고 "그래서 뭘 하라는 거지" 싶으실 겁니다.
칼럼은 읽고 끝나면 의미가 없습니다.
손에 잡히는 것 세 가지만 드리겠습니다.
시행령은 빠르게 움직입니다.
"내년에 이만큼 더 나간다"는 숫자를 지금 손으로 적어보면, 막연한 불안이 구체적인 의사결정으로 바뀝니다.
막연하면 흔들리고, 숫자로 보면 결정할 수 있습니다.
정책이 거주 중심으로 가고 있습니다.
비거주로 들고 있는 물건이 있다면, 보유세와 장특공 양쪽에서 동시에 압박받는 구조가 됩니다.
지금이 정리할 것과 끝까지 쥘 것을 구분할 시점입니다.
시장이 매물을 토해내게 만드는 국면에선, 안 팔리는 물건을 들고 있는 게 가장 위험합니다.
반대로 현금 여력을 갖춰둔 분에게는, 하반기가 좋은 물건을 좋은 가격에 잡는 시간이 될 수 있습니다.
세금 뉴스는 사람을 불안하게 만드는 데 천재적입니다.
헤드라인만 보면 당장 무슨 일이 날 것 같지요.
하지만 10년을 겪어보니, 정책이 바뀔 때마다 휘둘린 사람은 늘 손해를 봤고, 자기 원칙을 가지고 그 안에서 정책을 해석한 사람만 기회를 잡았습니다.
이번 세제 개편도 똑같습니다.
무서워할 일이 아니라, 읽어낼 일입니다.
"들고만 있는 집은 불리해진다"는 신호 앞에서, 내 자산이 실거주와 환금성이라는 두 축 위에 제대로 서 있는지 점검하면 됩니다.
그게 흔들리지 않는 투자자가 정책을 대하는 방식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7월 세법 개정안이 실제로 발표되면 그 내용을 저환수원리로 한 줄 한 줄 뜯어 드리겠습니다.
그때까지, 헤드라인이 아니라 여러분의 원칙을 붙잡고 계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