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이었다.
아이는 아직 자고, 식탁엔 커피 한 잔.
핸드폰을 열었는데 기사 하나가 눈에 들어왔어.
"월급으로 부족해요." 2030이 주목하는 월급형 재테크.
연 9%. 5천 원부터. 매달 따박따박 이자.
솔직히, 좋아 보이더라.
너도 그렇지 않아? 월급날이 지나면 통장은 스쳐 지나가고, "두 번째 월급이 하나만 더 있으면" 싶은 마음.
그 마음, 나는 너무 잘 알아.
월급이 통장을 스치기만 하던 시절이 있었어.
카드값 빠지고, 월세 빠지고, 보험료 빠지면 남는 건 한숨뿐이던 때.
그때 내 눈을 사로잡은 것도 똑같았어.
예금은 2%인데, 여기는 8%래. 소액으로 시작할 수 있대. 매달 이자가 들어온대.
계좌를 만들기 직전까지 갔었어.
그런데 그 무렵, 먼저 들어갔던 회사 동료가 조용해졌어.
매달 이자 들어온다고 자랑하던 사람이었는데.
몇 달 뒤에 들었지. 연체가 났고, 원금이 묶였다고.
이자 몇만 원 받으려다, 몇백만 원이 돌아오지 않는 돈이 된 거야.
돌아보면 그 시절의 나는 질문 자체가 틀려 있었어.
내가 하던 질문은 하나였거든.
"몇 프로 주는데?"
8%면 좋은 거고, 2%면 나쁜 거고. 숫자가 크면 장땡인 줄 알았어.
근데 그 동료 일을 겪고 나서, 질문이 하나 늘었어.
"근데 왜 나한테 9%를 주는데?"
은행이 2% 줄 때 누군가 9%를 준다는 건, 그 7%만큼의 위험을 내가 대신 지고 있다는 뜻이더라.
세상에 공짜 이자는 없었어. 수익률은 혜택이 아니라, 위험의 가격표였던 거야.
그날 이후로 나는 투자 앞에서 묻는 순서를 통째로 바꿨어.
수익률은 맨 마지막 질문으로 밀어냈어.
첫 질문은 이거야. "최악의 경우, 내 원금은 지켜지는가."
저평가되어 있는지. 팔고 싶을 때 팔 수 있는지. 수익이 나는 구조인지. 그리고 원금이 보존되는지.
이 순서로 10년을 걸어왔어.
신기한 게 뭔지 알아?
이자 몇 푼 쫓아다닐 때는 통장에 돈이 안 남았는데,
원금 지키는 걸 1번으로 두니까 자산이 쌓이기 시작하더라.
두 번째 월급은 찾아다닐 때는 안 보이다가, 자산이 만들어지니까 뒤따라오는 거였어.
오해는 하지 마.
매달 현금흐름을 만들고 싶은 그 마음, 그건 정확한 방향이야.
배당 주는 ETF도, 리츠도 좋은 도구가 될 수 있어.
다만 순서 하나만 지켜줘.
첫째, 수익률보다 먼저 물어봐.
"이 상품은 왜 이 수익률을 주는가." 답을 설명 못 하겠으면, 아직 넣을 때가 아니야.
둘째, 종잣돈과 경험비를 나눠.
집 살 돈, 전세금, 비상금 같은 종잣돈은 원금이 지켜지는 자리에만 둬.
고수익 상품은 잃어도 잠이 오는 금액까지만.
셋째, 이자를 모으지 말고 자산을 모아.
월 몇만 원 이자는 인생을 못 바꿔. 저평가된 자산 하나가 인생을 바꿔.
현금흐름은 그 다음에 자연히 따라와.
기사 속 2030의 마음이 그 시절 내 마음이랑 똑같아서, 오늘 이 글을 썼어.
월급이 부족한 게 네 잘못은 아니야. 두 번째 월급을 갖고 싶은 것도 욕심이 아니고.
다만 그 조급함이 네 원금을 노리는 세상에 문을 열어주지 않았으면 좋겠어.
오늘 뭔가에 가입하고 싶어졌다면, 딱 하루만 미루고 이것만 적어봐.
"이 상품이 나한테 이 수익률을 주는 이유."
한 줄로 설명이 되면 시작해도 돼. 안 되면, 그 하루가 네 원금을 지킨 거야.
나는 동료의 원금이 묶이는 걸 보고 배웠지만, 너는 이 글로 배우면 되잖아.
그럼 너는 나보다 10년 빠른 거야.
다음 주에도, 네 원금이 안전하길.
